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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제1회 노원주민대회가 열렸다. 그간 '노원주민대회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인터뷰를 이어왔지만, 수많은 이들의 열정을 짧은 기간 글로 다 담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에 타이틀을 '노원주민대회를 만들어 온 사람들'로 살짝(?) 바꿔 이야기를 이어가려 한다. 그들의 열정이 주민대회에서 어떤 빛을 발했는지, 함께 엿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기자말
 

노원 지역에는 약 350여 명의 상인이 포장마차, 좌판, 푸드트럭, 노점박스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이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 '노점상'의 이름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노점상 연합조직인 '전국노점상총연합회' 회원으로 속해 함께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을 이어왔다. 제1회 노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으며 단체참가를 이끌어 낸 김종석 북서부지역장을 지난 10일과 14일 이야기를 나눴다.

김종석 지역장은 1회 주민대회를 '매우 성공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계속 이어가며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지역장과 일문일답.
 
 대회사 하는 김종석 지역장 (오른쪽)
 대회사 하는 김종석 지역장 (오른쪽)
ⓒ 김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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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들과 함께 참석하게 된 결정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우리 회원들은 항상 '불법'이라는 사슬에 얽매여서 치우라면 치우고, 빼앗아 가면 빼앗기며 살아왔어요. 할 수 있는 건 투쟁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방어전'만 해왔어요. 용역 깡패가 와서 때려도 우리는 맞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역장을 하다 보니 노점상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제도권(정치권)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주민대회에서 우리 빈민들 목소리도 같이 내고 우리의 힘을 키우자고 생각했어요."

- 구체적으로는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으셨나요?
"우선은, 주민들이 저희에 대해 '적'이 아니고 '이웃사촌'이라고 생각해주길 바라요. 백화점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 있듯, 노점에서 살 수 있는 물건도 있는 거잖아요. 노점상들은 항상 주민들께서 따뜻한 이웃으로 대해 주길 기대하고 있지요."

- 노점상을 바라는 사회적 인식이 그 기대와는 좀 다르긴 하지요.
"저희가 노원구에서 구청, 자치위원들과 함께 <상생위원회>도 꾸려서 상의하고 있어요. 물론 '상생'이라고 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어쨌든 노점상들이 규정을 함께 만들고, 그 규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주민들이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 '상생'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거 같습니다.
"네. 상생은 곧 연대입니다. 저는 늘 회원들께 '우리의 장점으로 상대편의 단점을 메꾸고, 상대의 장점으로 우리 단점을 메꾸자. 그게 연대다'라고 설명해요. 꼭 단체 간의 연대가 아니더라도 주민 간의 연대, 주민과 지역 단체의 연대가 필요하죠. 모두 공존하고 상생하는 길로 가는 것. 저는 이게 직접정치라고 생각합니다."

- 노점상에게 정치란 무엇인가요.
"'불신'입니다. 우리도 처음 진보정당이 생겼을 때 빈민 후보도 내며 진보정치에 큰 기대를 걸었어요. 그런데 정치인 따라 우르르 입당하고 우르르 탈당하고, 모든 게 어느 날 한순간 안 좋게 바뀌고... '정치'에 의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생각에 불신이 쌓였어요. 특히 평소에는 우리를 불법취급하면서 선거 때만 되면 서민 흉내 도구로 쓰잖아요. 정치에 대한 불신이 클 수밖에 없죠.

제가 주민대회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게 '직접정치'에요. 선거 때만 존중받고 표 찍어주는 거수기 노릇이 아니라 우리가 조직하고 당당히 요구하는 정치의 주체로 거듭나자. 그런 마인드가 좋았습니다."

- 상인들께서 주민대회에서 여러 역할을 하셨다고요.
"네, 포장마차마다 주민대회 포스터를 붙여서 홍보도 하고요. 함께 토론해서 우리의 공동요구안을 주민대회에 상정하기도 했습니다. 차량 장사하는 회원들도 규격박스 설치를 해달라는 내용이에요. 그래야 그분들도 구청과 맺은 상생협약에 맞게 안정적으로 장사할 수 있거든요.

상계동에서 장사하는 회원은 주민대회 주민발언대에서 발언도 했습니다. 제가 들어도 속 시원하게 잘하시더라고요. 회원들이랑 어묵꼬치 모양의 피켓도 만들고 연설도 하고, 우리 요구도 스스로 말하고. 우선요구안으로 주민들이 동의도 해주시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진짜 정치의 주인으로 나서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과일 트럭에 붙은 노원주민대회 포스터
 과일 트럭에 붙은 노원주민대회 포스터
ⓒ 김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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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서민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을 때 우리를 찾습니다. 다들 선거 때 보셨죠? 거리에서 오뎅 먹으면서 사진 찍고,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 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어머니가 노점상이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당선이 되면, 우리를 단속하는 것도 그들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후보시절 인사동의 풀빵 노점을 찾아 체험하는 것이 대대적으로 방송을 탔습니다. 그런데 그 풀빵 노점은 선거가 끝나고 강제철거를 당했습니다. 이것이 씁쓸한 현실입니다.

(중략) 오늘 이 자리는 저와 우리 동료 노점상들에게도 의미가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배경이였던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주민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여기 모인 우리가 주인입니다. "

- 노원주민대회 발언대에 오른 노점상 배태연 씨의 말
 
- 주민대회를 잘 마쳤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처음치고는 아주 잘했다는 평을 하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 회원들이 행사장 처음 올 때 표정하고 집에 갈 때 표정이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회원들도 반신반의한 거죠. '우리가 모여 봤자 들어먹기나 하겠어?' 그런 생각.

그런데 실제로 국회의원들도 오고, 구의원에 시의원에, 우리가 하는 얘기에 동의하고 잘 하겠다고 하고... 행사 규모나 진행 모두 "이게 장난이 아니구나" 생각한 거 같아요. 저로서는 뿌듯한 일이죠."

- 앞으로 중요한 게 있다면.
"우리가 '직접정치'하자고 선언했으니까, 이제는 그에 맞게 거듭나야 합니다. 더 이상 관의 눈치 보고 청원하는 존재가 아니라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죠. 구청, 국회의원이 주민의 요구에 따라 정치하도록 강제하고 통제하려면 우리 힘을 키워야 합니다. 상생하고 연대하고, 그렇게 모이고 키워야죠."

- 바람이 있다면.
"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내년에 잘 이어가면 다른 지자체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되고, 3년만 이어가면 전국적으로 '직접정치 붐'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구청과 정치권에 주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계속 확인시켜줘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권이 우리 힘을 느끼고 국민을 두려워하지요."
 
 대회에 참석한 김종석 지역장
 대회에 참석한 김종석 지역장
ⓒ 김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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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에 참석한 노점상인들.
 대회에 참석한 노점상인들.
ⓒ 김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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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점상인들이 만든 어묵꼬치모양의 손피켓
 노점상인들이 만든 어묵꼬치모양의 손피켓
ⓒ 김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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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발언대에 오른 배태연 노점상
 주민발언대에 오른 배태연 노점상
ⓒ 김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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