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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8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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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정의당 등 노동계와 진보정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탄로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법안의 조속한 처리와 주52시간제 보완책 마련' 지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8일 오전에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300인 이상 기업들의 경우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도 5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제계의 우려가 크다"라며 "기업들이 대비를 위해 탄력근로제 등 보완 입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정 협의와 대국회 설득 등을 통해 조속한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라며 "뿐만 아니라 만에 하나 입법이 안 될 경우도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가 시행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국회의 입법 없이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들을 미리 모색해 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발언을 두고 문 대통령이 주52시간제 확대로 인한 기업부담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유연근무제를 대폭 확대해 달라는 재계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동계에서는 이를 "장시간 노동체계의 온존"이라는 비판했다. 

현재 국회에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노동계는 이러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입법에 반대해왔다. 게다가 자유한국당이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도 현행 1개월에서 3~6개월로 확대해야 한다고 맞서 입법 논의가 중단된 상황이다.

앞서 지난 4일 문 대통령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4단체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내년부터 시행되는 '50~299인 기업 주52시간제 확대 적용'과 관련한 기업의 애로사항과 제도개선 요구 등을 청취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역동적인 경제로 가려면 무엇보다 민간에 활력이 생겨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애로를 해소하는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더 적극적인 기업 프렌들리'를 예고했다. 

민주노총 "노동조건의 하향 평준화만 낳을 뿐"

같은 날 민주노총은 '대통령이 지시한 장시간 노동 촉진과 노동조건 하향 평준화'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유일한 경쟁력으로 여기는 국내 경제계의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우려'만 거론했지, 노동계의 우려와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보완 입법'이란 어렵게 제도화된 주 최대 52시간 노동제를 탄력근로제로 무력화하는 '개악 입법'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임금과 연동되는 노동시간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노동조건의 상향 평준화나 불가피한 경우의 예외 허용이 아닌 광범위한 하향 평준화를 낳을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대통령이 주 최대 52시간 노동제에 대비하는 기업을 장려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지원하는 대신, 7.2%에 불과한 대비를 하지 않은 기업과 이에 해당하는 노동자 0.73%만을 과대 포장해 '장시간 노동 촉진'을 거꾸로 '노동시간 단축'으로 표현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은 "문 대통령이 지시해야 할 '입법 없이 할 수 있는 정부의 절실한 선행조치'는 저임금 노동을 강요하는 장시간 노동 촉진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진작부터 요구해왔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직권취소나 특수고용 노동조합에 대한 설립신고 허용이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결국 문 대통령은 절박한 비정규직 노동자와 결사의 자유를 봉쇄당한 노동자의 노동권 회복을 위해 정작 해야 할 ILO 협약 우선 비준이나 행정조치 등은 외면하고 노동조건 악화에 나선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노총 "현 장시간  노동체계를 온존하려는 것"

한국노총도 '노동시간 단축 흐름에 역행하지 않길 바란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4일 경제단체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요구사항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우리는 대통령의 '비지니스 프렌들리'에 대해 굳이 토를 달지 않겠다"라며 "다만 대통령의 발언이 스스로 밝힌 '노동존중'에 역행한다는 것, 기업들과의 로맨스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피해로 돌아온다는 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한국노총은 지난 2일 여야 각 정당 대표와 정책위원회 의장,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에게 '실노동시간 단축 저해하는 불필요한 법개정 논의를 철회해야 한다'는 정책건의서를 전달한 바 있다.

특히 한국노총은 문 대통령이 "국회 입법 없이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을 미리 모색해 달라"라고 한 당부는 지난 8월 경영계에서 요구한 '정부 시행규칙, 고시 개정을 통한 유연근무제도 보완' 방안과 맞아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즉 "시행규칙이나 고시 등을 통해 변경할 수 있는 한시적 인가연장근로나 재량근로시간제 등을 개선해 유연근무제의 제도 활용폭을 넓히려는 재계의 요구에 화답했다"라는 것이다.

한국노총은 "재계는 시행규칙, 고시 등의 개정을 통한 계도기간 부여, 인가연장근로 및 유연근로시간제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를 시작으로 최대 주52시간 시행의 적용예외 시각지대를 넓히고 노동시간 단축정책 효과를 무력화시켜 현 장시간 노동체계를 온존하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현 정권의 '노동존중'은 옛말이 됐다"

정의당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지시를 "노동시간 단축 후퇴"이자 "노동개악법 요구"라고 비판했다.

유상진 대변인은 "연 1800시간대 노동시간 실현을 위한 노동시간 단축은 문 대통령의 대표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직접 주52시간제를 완화하고 탄력근로제로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노동개악을 국회에 요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문대통령은 지난 4일 경제단체장들과의 만남에서 요구된 건의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이고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휴지조각처럼 취급하는 것은 대통령을 기대하고 지지한 수많은 노동자들과 촛불에 대한 배신이다"라며 "현 정권의 '노동존중'은 옛말이 되어 버렸고, 그저 노동자를 제물삼아 국난 극복을 하겠다는 기업편의적인 행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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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