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정박 중인 스텔라데이지호 모습
 정박 중인 스텔라데이지호 모습.
ⓒ Maritime Administrator

관련사진보기

 
"(2차 심해수색 방식에 있어)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대한 예산을 확보해 범위 내에서 (심해수색을) 진행할 것이다."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수색과 관련해 강형식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이 27일 <오마이뉴스>에 밝힌 내용이다. 강 기획관은 "(2차 심해수색과 관련해) 진도가 생각보다 안 나가서 안타깝고 답답한 면이 있지만, 국회에서 여러 의원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 기획관은 "결국은 재원이 문제"라면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포렌식' 방식으로 심해수색을 진행해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면 좋지만 (2차 심해수색은) 예산 편성이 가능한 수준 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심해수색 방식에 있어 실종 선원 가족들이 원하는 '포렌식으로는 현재까지는 어렵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것이다.

외교부와 실종 선원 가족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포렌식'은 보통 범죄 사실을 밝혀내기 위한 수사 과정에서 쓰이는 과학적 수단이나 방법, 기술 등을 총괄하는 의미의 말이다.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 과정에서 사용되는 '포렌식 심해수색'은 '범죄 현장을 조사하듯 모든 상황을 검증한다'라는 뜻으로 유해수습과 블랙박스 회수, 실종자 수색, 침몰원인 분석, 3D 입체 촬영을 통한 선체 확인 등을 말한다.
 
 허영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구조 골든타임 의혹 진상규명과 탈출했던 선원들의 빠른 귀환을 간절히 염원하는 스텔라데이지호 10만인 국민서명 전달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께 드리는 서한문을 낭독하던중 감정이 복받혀 울먹이고 있다. 2018.01.02
 허영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2018월 1월 2일 오후 서울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구조 골든타임 의혹 진상규명과 탈출했던 선원들의 빠른 귀환을 간절히 염원하는 스텔라데이지호 10만인 국민서명 전달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께 드리는 서한문을 낭독하던중 감정이 복받혀 울먹이고 있다.
ⓒ 최윤석

관련사진보기

 
허영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는 <오마이뉴스>에 "외교부가 2차 수색의 의지는 충분히 보이고 있지만 1차 심해수색 때 발견하고 그대로 두고 온 유해수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우리는 그 큰 배가 왜 침몰했는지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또 시간과 돈만 낭비하게 된다. 2차 심해수색 때는 반드시 모든 활동을 포괄할 수 있는 포렌식 심해수색이 진행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이어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 후 2년 6개월이 돼서야 첫 형사재판이 지난 25일에 열렸다. 1차 심해수색 때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히지 못했다. 이번 2차 수색 때 이대로 넘어가면 아무런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재판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은 이번 형사재판에서 이미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로펌 4개를 변호인단으로 고용해 대응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증거가 하나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대로 재판이 진행되면 결과가 뻔한 것 아니겠냐. 동생의 생사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배가 침몰했는지 이유라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 포렌식 방식으로 심해수색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다시 한 번 호소했다.
  
외교부 "침몰 원인은 다른 기관에서 조사 중"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들이과 94개 시민단체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규명과 유해수습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외교부 관계자가 직접 나와 서한문을 수령해 갔다.
 지난 4월 26일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들이과 94개 시민단체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규명과 유해수습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외교부 관계자가 직접 나와 서한문을 수령해 갔다.
ⓒ 김종훈

관련사진보기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업체 오션인피니티사와 스텔라데이지호 심해 수색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서에는 '스텔라데이지호 선체 위치 확인, 수중촬영 및 3차원 소나 스캐닝을 통한 선체상태 확인, 미발견 구명벌 및 VDR 위치 확인 및 수색, 기술적으로 가능한 경우 VDR 회수' 등을 과업으로 명시했다.

지난 2월 17일 오션인피니티사는 스텔라데이지호의 블랙박스와 같은 항해기록저장장치(VDR)를 회수했고, 나흘 뒤인 21일에는 유해로 추정되는 사람 뼈와 오렌지색 작업복 추정 물체를 발견했다. 그러나 수색 업체는 '유해 수습이 과업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유해를 심해에 그대로 두고 와 큰 논란이 일었다.

어렵게 발견한 스텔라데이지호 블랙박스마저 지난달 초 '회수한 두 개의 칩 중 하나는 데이터 추출 불능, 나머지 하나는 7% 데이터만 복원'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만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허영주 대표는 "블랙박스 수거 당시 영상을 보면 오션인피니티사 선원들이 블랙박스 하단부를 임의로 분리하고 블랙박스를 자동차 세차하듯 세척했다"면서 "심해수색 경험이 전무 했던 오션인피니티가 부주의하게 블랙박스를 처리하면서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블랙박스 복원 실패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을 밝힐 결정적 증거인 선원들의 최후 음성을 복구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외교부는 이번 2차 심해수색은 진행하되 '1차 심해수색 당시 두고 온 유해를 수습하고 스텔라데이지호에 있던 두 개의 블랙박스 중 나머지 하나를 수거해 온다'라는 입장이다. 포렌식 심해수색에 대해서도 '조사기관은 따로 있다'면서 분명한 선을 그었다.

"사고 원인 조사라는 것이 포렌식 심해수색을 통해서만 가능한 건 아니라고 본다. 현재도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에 대해 중앙해양심판원과 해경 등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책임규명을 위한 형사재판도 근래 시작됐다. 그 과정을 통해 침몰 원인이 규명되리라고 본다."

그러나 강형식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국회에 공이 넘어간 상황이다"면서 "얼마나 적절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포렌식을 통한) 심해수색 여부 방식이 결정 가능하다"라는 여지도 남겼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외교부의 보다 분명한 입장'을 강조했다.

"1차 수색 때도 예산 타령만 하다가 외교부가 제대로 된 예산 설정을 하지 못해서 처음부터 부족한 금액으로 어설픈 수색만 하게 된 것이다. 어렵게 2차 수색을 진행하려고 하는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유해를 수습하고 블랙박스를 찾고, 축구장 3개를 합친 것보다 큰 스텔라데이지호가 어떻게 침몰했고, 선원들이 실종됐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이번 기회는 놓쳐서도, 놓칠 수도 없다."

"동생의 세금을 여전히 내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및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구조 골든타임 의혹 진상규명과 탈출했던 선원들의 빠른 귀환을 간절히 염원하는 스텔라데이지호 10만인 국민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끝마친후 서명용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01.02
 2018년 1월 2일 오후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및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울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구조 골든타임 의혹 진상규명과 탈출했던 선원들의 빠른 귀환을 간절히 염원하는 스텔라데이지호 10만인 국민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끝마친후 서명용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최윤석

관련사진보기

 
2차 심해수색에 대한 외교부의 의지는 확인됐으나 언제 2차 심해수색이 진행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정해진바가 없다.

허영주 대표는 "여전히 동생의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다"라면서 "아직 동생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사조차 확인이 안 되고 있다. 장례라도 치르려면 배가 어떻게 침몰했고 어떻게 됐는지를 따져야 하는데 2017년 3월 침몰 사고 이후 단 한 걸음도 진전하지 않았다.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였던 폴라리스쉬핑은 오히려 사고 이후 2018년 사상 최고의 매출을 찍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들이 너무 억울해 견딜 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허재용씨의 큰누나 허영주 대표는 여전히 동생의 주민세와 보험료를 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엄마가 고향집 강원도 춘천에 내려가 동생의 운전면허를 갱신하고 왔다.

허영주 대표는 "내 삶은 동생이 떠난 그 날 이후 완전히 멈춰버렸다"면서 "그냥 버티는 거다. 버틴다는 말 이외에는 적당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동생의 장례를 빨리 치르게 하고 싶지만 아무것도 진척이 되지 않은 만큼 이번 심해수색에서 제대로 밝혀내야 한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시민들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청와대까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규명과 유해수습을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시민들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청와대까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규명과 유해수습을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허영주 대표의 동생 허재용 선원이 탄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31일 철광석 26만 톤을 싣고 브라질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다 우루과이 동쪽 3000km 해상에서 갑자기 침몰했다. 당시 선원 24명 가운데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됐고,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은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함께 지난달 8일 '2차 심해수색'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청와대 앞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했다. 앞서 가족들은 지난 6월 5일부터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과 목요일 오후에 심해수색 진행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6일 32회차 기도회를 진행했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