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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입구를 빠져 나와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입구를 빠져 나와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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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경 가족이 점심 식사 주문을 한다고 하기에 압수수색팀은 점심 식사를 하지 않고 계속 압수수색을 진행하겠다고 하였으나, 가족이 압수수색팀이 식사를 하지 않으면 가족들도 식사를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식사를 권유하여 함께 한식을 주문하여 식사를 하고, 압수수색팀의 식사 대금은 압수수색팀이 별도로 지불한 바 있습니다."

24일 검찰이 밝힌 '자장면 식사' 논란에 대한 해명은 이랬다(관련 기사 : 배달음식 먹으며 11시간 조국 자택 압수수색, 그 이유는? http://omn.kr/1l177). 하루 전(23일) 검찰이 11시간 동안 실시한 조국 법무부장관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 관계자들의 식사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비판이 일자 진화에 나선 셈이다.

검찰은 추가 압수수색 영장 발부와 조 장관 측 변호인 참여로 인해 시간이 길어졌고, 배달 식사 역시 조 장관 가족의 권유로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는 이미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상태였다. 특히 조 장관의 자택 앞에서 배달원을 둘러싼 취재 기자들의 모습이 '포토뉴스'로 기사화되면서 이 '자장면 식사' 논란은 이날 이례적인 압수수색의 상징적 장면이 됐다.

<중앙일보>는 <조국 자택 들이닥친 檢···"중년 여성과 젊은 여성 집에 있었다">라는 기사에서 음식 배달원의 말을 인용한 자극적인 제목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과잉 수사' 논란을 제기한 언론보도도 적지 않았다.

검찰의 과도한 '조국 수사'에 문제를 제기해 온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사태에서 우리가 품는 의문 - 선택적 정의에 분노함'이란 장문의 글에서 7가지 이유를 들어 검찰의 '조국 수사'와 이날 압수수색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를 요약하면 이러하다.

▲ 첫째, 이 사건은 인사 청문 과정에서 야당과 언론이 조국 후보자를 주저앉히기 위해 고발한 사건에서 비롯된, 지극히 정치적 사건이다. ▲ 둘째, 대한민국 검찰 특수부 검사 수십 명과 수백 명 수사관이 지금 한 가정의 입시부정 연루의혹과 10억 정도를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이것이 적정한 검찰권 행사인가?

▲ 셋째, 이 사건 수사는, 검찰이 부인해도, 공직자 임명과정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좌절시키기 위한 검찰권 행사다. ▲ 넷째, 왜 검찰은 그 방법을 택하지 않고, 사건 전면에 나서 스스로 검찰의 정치화를 불러 일으켰는가? ▲ 다섯째, 이런 식으로 수사를 하면 안 걸리는 공직자는 없다. 그렇다면 결국 이 수사는 한 인물을 매장하기 위한 먼지털이 수사가 아닌가?

▲ 여섯째, 그런데 혐의사실이 입증될 때까지 수사전선을 넓혀가고 강제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조국 장관을 반드시 범죄로 엮겠다는 목표를 갖고 수사를 한다는 것이 아닌가? ▲ 일곱째, 검찰은 공평한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그래야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수사는 검찰이 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과잉수사이며, 이른바 '선택적 정의'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취임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취임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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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정의와 역지사지

한편 최근 시사주간지 <시사IN> 628호에서 고제규 편집국장은 '어떤 이의 취임사'라는 제목의 '편집국장의 편지'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취임사를 되새겼다.
해당 글에서 고 편집국장은 "조 장관과 관련한 모든 의혹을 수사하며 별건·먼지떨기·신상털기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왜 이렇게 수사할까?"라고 반문한 뒤 "나는 '검찰총장 1호 수사'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물었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윤 총장과 그 가족을 두고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규모로 특수부 검사를 투입하고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먼지떨기식 수사를 하면 윤 총장이라고 무탈할까?"

그러면서 고 편집국장은 '역지사지'란 사자성어를 윤 총장에게 되돌려 준 뒤 "아직 취임사 잉크가 마르지도 않았다"며 윤 총장이 직접 읽었던 취임사 중 몇 대목을 인용했다.

"형사 법집행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

지난 7월 당시 언론이 주목했던 취임사의 문장은 "권력기관의 정치·선거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행위, 우월적 지위의 남용 등 정치·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었다. 향후 여야를 가리지 않는 정치권 수사는 물론 재계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시사하는 대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달여가 지난 지금 눈에 확 띄는 대목은 따로 있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우리가 행사하는 형사 법집행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으로서, 법집행의 범위와 방식, 지향점 모두 국민을 위하고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헌법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며, 국민의 사정을 살피고, 국민의 생각에 공감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자세로 법집행에 임해야 합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2019.9.23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2019.9.2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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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과연 작금의 검찰의 '조국 수사'가 가리키는 것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명령을 받드는 행위인지 의문이 든다. 오히려 문재인 정권이 천명하고, 국민들이 열망하는 검찰개혁에 반기를 드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적지 않다.

상당수의 국민들은 지난주 토요일(21일)에 이어 매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촛불을 들겠다 천명했다.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상에서는 '검찰개혁, 언론개혁! 단체/개인 서명운동'의 참여 인증이 나오고, '지금 중요한 것은 검찰 개혁이다'란 서명 운동에 동참한 국내외 대학 교수와 강사, 연구자들의 숫자가 4천 명을 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윤 총장과 '윤석열 검찰'의 '조국 수사'가 오히려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무소불위 검찰 권력의 무시무시함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자승자박'의 형국을 불러 온 꼴이다. 윤 총장이 취임사에서 천명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작금의 검찰이 무엇을 위해 휘두르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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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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