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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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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체제 보장과 제재 해제를 비핵화 조건으로 내걸며 기 싸움에 나섰다.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17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까운 몇 주 내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실무협상이 조미(북미) 사이의 좋은 만남으로 되기를 기대한다"라며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협상에 나오는가에 따라 앞으로 조미가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반대로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우게 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미(북미) 대화는 위기와 기회라는 두 가지 선택을 제시하고 있다"라며 "조미 협상이 기회의 창이 되는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 하는 것은 미국이 결정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담화는 곧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 측이 비핵화의 상응 조치로 체제 보장과 제재 해제를 약속해야 협상이 진전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북한이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미국에 안전 보장(security guarantees)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6월 첫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회의에서 '곧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북 "낡은 각본 안돼"... 미 "우리는 준비돼 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담화에 대해 "우리는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그러한 논의들을 할 준비가 돼 있다(prepared)"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이 요구한 체제 보장이나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이 지난 9일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만일 미국 측이 어렵게 열리는 조미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을 결렬시킨 미국도 이번에는 입장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대북 매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하면서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던 리비아의 '선 비핵화, 후 보상' 사례에 대해서도 선을 긋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이 북한에 대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큰 실수였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와 엮이고 싶지 않아 했다"라며 "나는 김 위원장을 탓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면 우리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체제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며 "모든 국가는 자신을 보호할 자주권을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태그:#북한, #비핵화,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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