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두산 상대로 승리 3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키움 대 두산 경기. 5-2 키움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 후 장정석 키움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키움, 두산 상대로 승리 3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키움 대 두산 경기. 5-2 키움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 후 장정석 키움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키움이 적지에서 두산을 잡고 2위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5-2로 승리했다. 지난 주 6경기에서 4승을 올리고도 최근 9승1패를 기록한 두산과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던 키움은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두산과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77승1무52패).

키움은 1회 두산 선발 세스 후랭코프로부터 선제 결승 적시타를 때린 박병호가 8회에도 윤명준으로부터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국민타자' 이승엽(7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6년 연속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마운드에서는 프로 3년 차에 불과한 젊은 선발 투수의 역투가 돋보였다.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만 3승째를 챙기며 시즌 7승을 달성한 좌완 이승호가 그 주인공이다.
 
역투하는 이승호 2019년 9월 3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키움 대 두산 경기. 1회 말 키움 선발투수 이승호가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이승호 2019년 9월 3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키움 대 두산 경기. 1회 말 키움 선발투수 이승호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히어로즈 좌완 수집'의 핵심이었던 특급 유망주 이승호

2017년 5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히어로즈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2017년 5월 18일엔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유망주 김택형을 SK 와이번스에 내주고 1군 경험이 10경기에 불과한 좌완 루키 김성민을 영입했다. 같은 해 7월 7일에는 윤석민을 kt 위즈로 보내고 정대현과 서의태를 데려오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히어로즈는 2017년 7월 31일 마무리 김세현과 유틸리티 플레이어 유재신을 KIA 타이거즈로 보내고 유망주 이승호와 손동욱을 영입했다. 작년 1월 12일에는 사인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FA 채태인을 롯데 자이언츠로 보내고 프로에서 첫 시즌을 보낸 울산공고 출신의 좌완 박성민을 데려 왔다. 박성민이 히어로즈 이적 후 외야수로 변신하긴 했지만 히어로즈는 약 8개월 동안 4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무려 6명의 좌완 투수를 영입했다.

물론 좋은 좌완 투수가 부족한 KBO리그의 현실에서 유망주를 많이 확보해 두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히어로즈가 데려온 좌완 중 1군에서 그나마 실적이 있는 선수는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 중인 정대현뿐이었다. 심지어 이승호와 서의태, 박성민은 아예 1군 경력이 전무한 선수들이다. 김세현이 이적 후 곧바로 KIA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된 것을 고려하면 히어로즈의 실패한 거래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7년 7월 31일의 트레이드가 재평가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김세현이 작년부터 부진에 빠진 반면에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1라운드(전체 4순위) 출신 유망주 이승호가 작년 6월 1군에 데뷔해 8월 7일 KIA전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리며 가능성을 뽐냈기 때문이다. 장정석 감독은 이승호를 시즌 막판 4경기에 선발로 투입하며 이승호의 가능성을 한 번 더 확인했다.

이승호는 작년 10월 23일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3.1이닝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이승호는 생애 첫 가을야구 등판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며 히어로즈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승호는 10월 31일 SK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4이닝1피안타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야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뜻 밖의 부상 속에서도 의미 있는 시즌 보내고 있는 차세대 에이스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이 5000만 원으로 인상된 이승호는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최원태, 안우진에 이어 키움의 5선발로 낙점됐다. 스프링캠프에서 김동준, 김선규 등과 경쟁을 펼쳤지만 장정석 감독은 선발진의 좌우균형을 생각해 이승호를 선발진에 포함시켰다. 통산 정규리그 선발 등판 경험이 단 4경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승호가 받은 대우는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이승호는 6월 중순까지 4승2패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하며 키움의 5선발로서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5월 8일 LG 트윈스전에서는 9이닝 6피안타2볼넷4탈삼진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생애 첫 풀타임 선발을 향해 순조로운 항해를 펼치던 이승호는 6월 19일 봉와직염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7월 3일 복귀전 승리 후 봉와직염이 재발한 이승호는 총 35일 동안 1군에서 빠져 있었다.

7월 28일 부상을 털어내고 1군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한 이승호는 5경기에서 1승2패9.27로 크게 부진했고 장정석 감독은 이승호를 다시 1군에서 제외했다. 11일 동안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가진 이승호는 8월 28일 한화와의 복귀전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5이닝2실점으로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3일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중요한 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사실 선발 투수의 무게감만 보면 8월 한 달 동안 1승2패7.36에 그쳤던 이승호보다는 8월 3승1패2.36으로 부활한 두산의 선발 후랭코프 쪽으로 기울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승호는 최근 10경기에서 9승을 따내며 사기가 하늘을 찌르던 두산 타선을 6이닝 동안 3피안타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팀에도, 본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승리를 챙겼다.

올 시즌 7승5패4.88을 기록하고 있는 이승호는 올 시즌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을 상대로 4경기에서 3승 무패 2.52, LG에는 2경기에서 1승1.93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과 LG는 키움이 가을야구에서 맞붙을 확률이 매우 높은 팀들이다. 선발투수로서 한층 성장한 이승호가 작년에 이어 올해 가을야구에서도 키움의 '비밀병기'로 활약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손뼉치는 이승호 3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키움 대 두산 경기. 5회 말 2사 1,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키움 선발투수 이승호가 두산 허경민을 파울플라이 아웃시킨 박병호를 향해 손뼉을 치고 있다.

▲ 손뼉치는 이승호 3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키움 대 두산 경기. 5회 말 2사 1,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키움 선발투수 이승호가 두산 허경민을 파울플라이 아웃시킨 박병호를 향해 손뼉을 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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