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8라운드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지난 8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8라운드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와 인천의 '예측불허 강등 전쟁'
 
K리그1에 갈 길 바쁜 두 팀이 있다. 그 주인공은 제주 유나이티드(아래 제주)와 인천 유나이티드(인천)다. 두 팀은 28라운드를 마친 현재 승점 19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제주는 인천에 골득실차에 뒤져 27라운드까지 기록했던 리그 순위 11위에서 한 계단 내려앉은 12위로 리그 최하위에 올라 있다.

제주와 인천에는 올시즌 공통점이 있다. 성적부진으로 인해 시즌 중 감독을 교체했다는 점이다. 제주는 지난 5월 조성환(49) 감독을 자진 사임 형태로 퇴진시키고 최윤겸(57)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인천도 2승5무14패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욘 안데르센(56) 감독을 전격 경질한 후 유상철(48)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하지만 제주와 인천의 이 같은 극약처방에도 두 팀은 이렇다 할 반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여전히 강등권인 리그 11,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K리그1은 총 33라운드 경기 중 팀당 5경기씩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후 K리그1은 6개팀씩으로 나뉜 상하위 스플릿 시스템으로 5경기씩을 더 소화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하위 스플릿 리그 최하위 팀은 K리그2로 자동 강등되고, 11위 팀은 K리그2(챌린지)플레이오프 승자와 맞붙어 잔류에 도전한다. 따라서 제주와 인천의 잔류 도전을 위한 생존 경쟁은 처절할 수밖에 없다. 이들 두 팀에 앞으로 남은 경기는 총 10경기다.

'팀 안정화'만이 강등 탈출 해법

수치상으로 경기수는 많이 남아 있고 또한 승점도 팀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 하지만 제주와 인천의 28라운드까지의 경기력을 조명해 봤을 때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고 분위기도 긍정적이지 않다. 제주와 인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의 중심에는 득점력 부족과 수비의 취약성이 자리잡고 있다.

제주와 인천 모두 4-4-2 포메이션을 팀의 주 포메이션으로 사용하면서, 상황에 따라서 스리백 포메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포백 구사시 개인 수비 능력과 수비 조직력이 안정적이지 않아 매경기를 어렵게 진행하고 있다. 또한 스리백 역시도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져 강등권 싸움에서의 승점 3점 쌓기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런 점은 28라운드 경기에서도 여실히 입증됐다. 제주는 지난 8월 30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결정력 부족과 스리백 수비의 후반 집중력 결여로 실점을 허용한 끝에, 0-1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제주는 승점 얻는 데 실패해 3승 10무 15패(승점 19)를 기록, 리그 최하위로 다시 추락했다.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8라운드 인천 유나이드와 울산 현대의 경기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8라운드 인천 유나이드와 울산 현대의 경기 ⓒ 한국프로축구연맹

 
반면 인천은 9월 1일 홈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맞대결에서 수비의 취약성으로 2실점을 기록했지만 오랜만에 공격력이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인천은 이날 무고사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맹활약 덕분에 극적으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인천은 3경기 무패(1승2무)를 기록하며 4승 7무 16패(승점 19)의 전적으로, 제주를 밀어내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하지만 사상 첫 2부리그 강등이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은 제주와 인천이 원하는 결과는 아니다.

'강등 전쟁' 불지핀 경남 

물론 강등에 압박감을 갖고 있는 팀은 제주와 인천뿐만이 아니다. 28라운드까지 단 4승만을 챙기며 10무 13패 승점 22점으로 10위에 올라 있는 경남 FC(아래 경남)도 처지가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경남은 9월 1일 강원 FC와의 28라운드 경기(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0-2로 완패했고, 승강 생존경쟁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경남(22점), 인천(20점), 제주(19점) 사이의 승점 차이는 불과 2~3점이다. 경남으로서는 얼마든지 제주와 인천에 추격을 허용할 수 있어서 불안한 상황이다. 결국 경남 FC 역시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K리그1은 28라운드를 끝으로 12일 동안 휴식기에 들어가 14일부터 다시 29라운드에 돌입한다.

제주와 인천은 물론 경남 FC에는 휴식기가 더 없이 소중하다. 이는 각 팀 모두 강등 탈출을 위한 전력 담금질에 매진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9라운드에서 제주는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으로 가서 강원 FC와 경기를 갖게 된다. 인천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과 맞대결을 벌인다. 그리고 경남은 울산 현대를 창원축구센터로 불러들여 정면 승부를 펼친다.

객관적으로는 홈 경기를 갖는 경남 FC가 어웨이 경기의 제주, 인천보다는 이점을 안고 있지만 승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강등권에 속한 모든 팀에 승점 3점은 절실하다. 따라서 29라운드 경기는 제주, 인천, 경남 FC에 강등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K리그1 강등경쟁 순위다툼 속에서 결국 믿을 것은 팀 전력에 의한 안정화,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강한 승부욕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도자의 리더십 또한 강하게 요구된다. 이래저래 K리그1 강등 경쟁에 불을 지핀 제주, 인천, 경남의 싸움은 리그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만큼 뜨겁고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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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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