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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조국 사퇴 촉구 서울대 2차 촛불집회 서울대 총학생회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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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가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고 1차 집회 때와 같이 조국 서울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이날 집회의 발언 역시 1차 집회 때처럼 조 후보자 딸에게 집중됐다.

이날 집회는 총학생회가 처음 주최한 집회였다. 총학생회는 1차 집회 때와 달리 학생증, 졸업증명서 등으로 신분을 확인했고 집회에 800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1차 집회 주최 측은 참가자를 500여 명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집회에 모인 이들은 "법무장관 자격 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고교 자녀 논문 특혜, 지금 당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도정근 총학생회장은 "조 후보자의 (의혹에 대한) 대답처럼 물론 불법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공정과 정의를 외친 후보자가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한에서 지위를 세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우리는 분노했다"라며 "조 후보자는 이제라도 문제들에 대해 납득할 만한 소명과 사과를 내놓고 그와 함께 자리를 내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1차 집회 주최 측과 마찬가지로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집회가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도정근 회장은 "대학생들이 분노한 이유는 특정 정당, 정파적 이해관계, 보수화 때문이 아니다"라며 "3년 전 광화문에서 저와제 친구들이 촛불을 든 것은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그때 우리가 분노한 이유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공정한 사회를 원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총학생회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도정근 총학생회장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촛불집회 주최한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 서울대 총학생회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도정근 총학생회장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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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회장은 자신이 고등학생 때 썼던 논문, 정당과의 관계 등과 관련된 지적에는 "제 개인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제 주변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자행되고 있다, 부당한 비난을 듣는 일은 제가 모두 감수하겠다"라면서도 "그런 비난들로 총학생회 의견과 학생들의 목소리를 의심하며 진영논리로 몰아가려는 시도는 부당하다"라고 반박했다.

강동훈 경제C반 학생회장은 "누군가 우리를 적폐기득권이라고 하면서 개혁의 걸림돌이라고 한다, 부모님과 가정교육을 언급하고 우병우·김기춘이 선배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다"라며 "여기 계신 선배·후배·동기들은 가정교육을 잘 받았고 멀게는 박종철 가까이는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함께 한 분들을 선배로 두고 있다, 화염병을 들었던 선배님들의 신념과 3년 전 우리 선배님들의 신념, 그리고 오늘 촛불을 든 우리의 신념은 조금도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집회에선 조 후보자 딸과 관련된 발언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홍진우(화학생물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씨는 조 후보자 딸의 문제된 논문을 손에 들고 "명색이 제가 화학생물공학 전공인데 너무 어려워서 제목부터 이해하지 못했다, 제가 멍청해서 그런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고등학생 인턴이 설계, 실험, 논문작성까지 2주 안에 마치는 게 가능한 일인가"라며 "이는 조 후보자를 부모로 뒀기에 가능한 일이 돼 버렸다, 환경대학원에서 고작 3학점 수업만 듣고도 장학금을 받은 것도 조 후보자가 부모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 서울대 총학, 촛불집회 참가자 신분증 확인  서울대 총학생회가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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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전 부총학생회장도 "남들은 몇 년 걸쳐도 만들까 말까한 SCIE 논문을 단 2주만에 썼다, 본인의 능력인지 본인 부모의 능력인지 알 길이 없다"라며 "청와대와 여당의 비호 아래 부적격한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될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것이 우릴 두렵게 한다, 내 사람이란 이유로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일부는 사실로 밝혀졌고 조사 결과 무엇이 더 밝혀질지 모르는 사람이 고위공직자가 될 상황이 우리를 광장으로 이끌어 냈다"라고 덧붙였다.

1년 전 정년퇴임한 생명과학부 명예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도 "인턴 학생이 2주만에 1저자가 되는 건 99% 불가능하다"라며 "대학원생들에게 찾아가 물어보라, 제 명예를 걸고 이야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조 후보자로 가정하고 발언한 다른 남성도 "집안에서 내 마누라가 내가 모르는 짓을 많이 했다, 딸내미가 정말 공부를 잘 하는 줄 알았고 부산대 의전원에서 유급 받고 그런 줄 몰랐다"라며 "친구들 만나서 우리 딸내미 공부 잘한다고 자랑하고 술도 사고 그랬다, 제가 대학 졸업 30년이 지나 다시 저의 뒤를 돌아보니 나름 올바르게 살고자 했는데 남들 비판하다 제 주변을 살피지 못했다"라고 비꼬았다.

"조 후보자 비판 말고 구조 이야기하라는데..."
 
서울대 총학생회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조국 사퇴 촉구 서울대 2차 촛불집회 서울대 총학생회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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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자들은 최근 서울대 집회를 향해 쏟아진 '구조엔 침묵한다'는 지적에도 강하게 반박했다. "비판에 공감한다"면서도 교육제도나 계층구조와 관련된 구체적 의견은 내놓치 않으며 사실상 침묵했다.

총학생회는 지난 26일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촉구한다"는 내용만 담긴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입장문 발표 뒤 서울대에는 "우리가 외치는 정의가 과연 어떤 정의냐"라는 반박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의 필자는 "우리보다 손쉽게 대학에 입학했고 장학금을 받았으며 의전원까지 다닌 조 후보자 딸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두고 청년 세대의 정의감을 이야기하기에는 우리가 못 본 체 했으며 모른 체 해온, 최소한의 사회적 정의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청년들이 너무다 많지 않느냐"라며 "저 또한 조 후보자가 자녀 문제에 대해 보인 태도를 비판하며 철저한 반성을 촉구한다, (다만 조 후보자의 딸을 두고) 우리가 차마 촛불을 들지 않을 수 없는 거악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그 동안 손쉽게 참아온 거악이 너무나 많은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경북대학교 총학생회가 ▲ 현재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을 조사해 낱낱이 밝혀라 ▲ 고위 공직자의 자제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하라 ▲ 대한민국의 입시제도와 교육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 등을 발표한 것과 비교하며 서울대 총학생회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대 총학생회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조국 사퇴 촉구 서울대 2차 촛불집회 서울대 총학생회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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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근 회장은 "조 후보자 한 사람 비판한다고 해서 공정한 사회가 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당연히 아니고 다른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라며 "그러나 이대로 조 후보자가 임명되면 대한민국은 공정한 사회와 한 걸음 더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과 총학생회 입장발표를 기점으로 나온 비판에 공감한다"라며 "하지만 적폐집단이라는, 편법으로 대학에 입학했다는 목소리들로부터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부당하게 힐난을 받는 것을 좌시할 순 없다"라며 "입시제도와 교육시스템 전반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함과 동시에 조 후보자와 관련된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과 상응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임지현 공과대학 학생회장도 "누군가는 저희의 비판이 불완전한 입시제도와 사회 구조를 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도 두 번 수능을 치른 삼수생으로서 입시제도가 불완전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개선됐으면 좋겠다"라며 "하지만 어떤 문제가 있든 이 사태의 변명이 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동훈 회장도 "누군가 조 후보자만 비판하지 말고 더 큰 포괄적 문제를 없애는 데 힘 보태라고 한다"라며 "간곡히 말씀드린다, 그 포괄적 문제의 표본인 사람조차 비판하지 않고 어떻게 사회 문제를 해결한다는 말씀인가"라고 반문했다.

강용석 등 50여 명 보수 유튜버 몰려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가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 현장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 서울대 촛불집회 현장 찾은 강용석-김세의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가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 현장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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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가해 유튜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서울대 촛불집회 현장 찾은 류여해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2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가해 유튜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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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는 첫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50여 명의 보수 유튜버들이 몰렸다. 강용석 전 국회의원, 김세의·김용호 전 기자도 현장을 찾아 생중계를 진행했다. 서울대 출신인 정준길 변호사(전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집회에 참석했다. 정 변호사와 가까운 사이인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도 현장을 찾았으나 서울대 출신이 아니라 집회가 열린 아크로광장 계단에 진입하지 못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탄핵 과정이 정의로웠다고 할 수 있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고려대 집회는 취소됐다. 지난 23일 집회를 열었던 주최 측은 "고파스(학내 커뮤니티)에 있는 학우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총학생회의 입장을 참고했을 때 취소함이 맞다고 생각되어 쉽지 않았지만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고려대 총학생회는 "중앙운영위원회 차원에서는 28일 집회에 동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며 "집회는 30일 오후 6시에 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태그:#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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