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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구 유엔군참전기념탑에 새겨여 있는 한글과 영문 글자.
 부산 남구 유엔군참전기념탑에 새겨여 있는 한글과 영문 글자.
ⓒ 정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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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유엔(UN)군참전기념탑이 일본제국주의 전범기를 상징하는 '욱일기' 형상으로 논란을 빚은 데다 '십자군' 표기도 마찬가지 신세다.

26일 정정복 더불어민주당 부산남구갑지역위원장은 "세계평화와 화합의 정신에 위배되는 '십자군' 표기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념탑은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1975년 건립됐으며 김찬식(1932~1997) 작가가 제작했다.

김찬식 작가는 1932년 평안남도 평양 출생으로 평양미술대학 재학 중 6.25전쟁이 일어나 월남하여 1958년 홍익대 조각과를 졸업하고 1975년부터 홍익대 교수를 역임한 우리나라 조각의 1세대 작가다.

이 기념탑 설명판에는 다음과 같이 한글과 영문이 새겨져 있다.

"대한민국은 1950년 6.25전란 때, 이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정의의 십자군들이 참전해 준 숭고한 뜻을 길이 전하기 위해 여기 이 탑을 세우다. 1975년 10월 24일.

This monument is dedicated to the memory of the UN Forces, crusaders of justice, Who fought during the korean war (1950~1953) to Preserve peace and freedom of this land. October 24, 1975. REPUBLIC OF KOREA."


정정복 위원장은 '십자군(Crusaders of Justice)'이란 표현이 '세계평화 정신에 어긋난 잘못된 표현'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미국 해병대 항공단 뷰포튼 전투비행대도 50년 동안이나 십자군이라는 부대명칭을 사용하다 중동국가들에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부대 명칭을 철회하고 본래 명칭인 '늑대부대'로 개칭한 사건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세계 유일의 UN기념공원이 있고, 세계평화의 상징적인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부산 남구에는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 표현으로 즉시 시정조치와 시민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위웜장은 "십자군 전쟁은 기독교와 이슬람의 종교전쟁으로 유태인 대량학살, 십자군 지원병 인신매매, 약탈 등 역사적으로도 부정적 평가가 많다. 그래서 이슬람교도뿐 아니라 현대 이스라엘이나 유태인들에게도 십자군이라는 명칭은 달가운 표현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대통령 조지 워커 부시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병 당시 '악의 세계를 제거하기 위해 미국이 벌인 21세기 첫 전쟁은 십자군 전쟁'이라 발표했다가 부시 측근 유태인 정치인들도 그런 명칭을 삼가 해달라고 충고하는 등 미국 내 유태인들도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고 했다.

정정복 위원장은 "한국전에 참전한 참전국 중 터키와 태국은 각각 이슬람과 불교가 국교로 '정의의 십자군'이란 명칭에 더욱 불편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UN군은 '유엔평화유지군' 또는 '국제 연합 평화유지군(United Nations Peacekeeping Forces)'으로 불리며 이것을 공식 명칭으로 삼으면 된다고 정 위원장은 제시했다.

정정복 위원장은 "세계평화 거점도시로 주목받는 부산남구가 UN군참전기념탑의 전범기 조형물 논란에 이어 평화와 화합에 거스르는 '십자군' 표기는 조속히 삭제하고, 이번 기회에 기념탑 존치 여부에 대한 시민공론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16개 기둥은 욱일기의 빗살무늬 개수 일치... 부산시 '공론화 과정'
  
 하늘에서 본 부산 남구 유엔참전기념탑(왼쪽)과 일본 욱일기.
 하늘에서 본 부산 남구 유엔참전기념탑(왼쪽)과 일본 욱일기.
ⓒ 정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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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복 위원장은 지난 12일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기념탑이 '욱일기'와 비슷한 인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욱일기와 참전 16개국을 상징하는 기념탑의 모양이 일치한다"며 "일장기의 붉은 태양의 위치가 둥근 지구본 모형으로 대체하고, 실질적으로 욱일기의 모양이 반영된 것인지 진상조사단을 꾸려서 밝힐 것"을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우연이라도 욱일기와 유사한 형상의 기념탑 존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의도된 것이라면 평화의 상징 조형물을 다시 건립하여야 한다"고 했다.

김찬식 작가에 대해, 부산시는 "작가가 해방을 맞이한 시기는 14세에 불과하였으므로 친일적 작품 활동과 사관을 지니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작가의 다른 작품의 형태나 성향에도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했다.

부산시는 "기념탑의 기둥이 16개로 욱일기의 빛살무늬숫자 16개와 일치한 상황이나 이는 참전 16개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우연히 일치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기둥의 비대칭성은 대연동에서 진입하는 중심축에 지구본을 위치 시켜 주변 도로에 따라 길이가 달라진 것으로 보이나 작가가 현존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부산시는 "의도적이든 우연이든 욱일기와 유사한 형태로 의혹을 받게 되는 것은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포함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고 특히 예술작품의 표현의 자유 및 해석에 대해서는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예술작품의 철거나 이전 등과 관련해서는 최종적으로 공공조형물 심의를 얻어야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부산박물관 전면에 광장을 조성하고 기존 기념탑을 광장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유엔기념광장 조성사업을 구상 중이다"며 "공론화 등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 사업 시행 시 기념탑을 그대로 이전할 것인지와 새로이 건립할 것인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부산 남구 유엔군참전기념탑.
 부산 남구 유엔군참전기념탑.
ⓒ 정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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