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회째를 맞은, 한국 최초의 동물영화제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지난 22일 개막했다. 23일부터 26일까지 네 곳에서 21개국 71편을 무료 상영한다. 올해는 오성윤 감독이 공식 트레일러를 제작하고, 엑소(EXO) 수호가 홍보대사를 맡았다.
 
공식 트레일러 8월 22일에 개막한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공식 트레일러의 상영 모습으로, 오성윤 감독의 작품이다. 오 감독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암탉 그리고 <언어독>의 캐릭터인 개와 수달 인형이 등장하며 시작을 알린다.

▲ 공식 트레일러 8월 22일에 개막한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공식 트레일러의 상영 모습으로, 오성윤 감독의 작품이다. 오 감독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암탉 그리고 <언어독>의 캐릭터인 개와 수달 인형이 등장하며 시작을 알린다. ⓒ 배주연

 
"Happy Animals - '함께' 행복한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22일 오후 7시에 순천만동물영화제가 순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번 회에는 '함께'하는 대상을 동물에서 자연과 생태로  확장시켰다. 변영근 작가는 이를 반영해 공식 포스터 일러스트를 제작했다. 그리고 단편작 경쟁 부문을 신설하여 3개 작품에 총 10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상영작은 작년 기준 19개국 49편에서 22개국 71편(장편 18, 단편 53)으로 확대하여, 순천문화예술회관, CGV 순천, 순천시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과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특히 국가정원 잔디마당에서 23일부터 25일까지 오후 8시 30분에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 <베일리 어게인> <화이트 라이언 찰리>를 야외상영한다. 영화표는 상영일 하루 전까지는 온라인으로, 현장에서는 당일 상영작에 제한해 선착순으로 예매한다.
 
스타를 기다리는 시민들 22일 개막한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개막식이 열리는 순천문화예술회관 앞에서 그린카펫의 주인공들을 기다리며 17시 전부터 모여들었다.

▲ 스타를 기다리는 시민들 22일 개막한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개막식이 열리는 순천문화예술회관 앞에서 그린카펫의 주인공들을 기다리며 17시 전부터 모여들었다. ⓒ 배주연

 
올해는 홍보를 강화해 시민 참여 UCC 공모 및 시민 인터뷰 영상 등도 제작했다. 찾아가는 사전 영화 상영이나 인문학 강연 및 초청 이벤트, 동물인형과 생태 사진 전시전, 감독과의 씨네토크 및 문화의거리 '반려동물 문화 한마당'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개막식이 열리는 당일 김동원과 이명세 감독, 권소현 배우 등의 그린카펫은 오후 6시 30분에 시작했지만, 개막작 현장 예매와 유명인을 가까이에서 보려는 시민들로 오후 5시 전부터 주변이 북적거렸다. 입장표는 동물영화제 특성을 담은, 멸종위기종 1급인 귀신고래 모양이었다.  
 
손병호와 최문수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손병호는 가장 먼저 그린카펫을 밟을 때 드라마 <구해줘>에 함께 출연한 최문수와 동행했다.

▲ 손병호와 최문수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손병호는 가장 먼저 그린카펫을 밟을 때 드라마 <구해줘>에 함께 출연한 최문수와 동행했다. ⓒ 배주연

 
가장 먼저 그린카펫을 밟은 이는 개막식 공동사회를 맡은 손병호 배우로, 드라마 <구해줘>를 함께 열연한 최문수와 동행했다. 이어 영화 <1987> 김승훈 신부 역에 29일 개봉하는 <벌새>의 아빠 역 등을 맡은 정인기가 등장, 푸근한 아재 미소와 다른 아이돌급 반전 체형을 선보였다.

22일 개봉작으로 이번 영화제 초청작인, 네 마리 고양이와 집사들의 동거애를 담은 <나만 없어 고양이> 팀도 등장했다. 특히 극중에서 '순자'의 집사인 석봉 역을 맡은, 김기천은 고양이 '순자' 역 나루토를 품에 안은 채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집사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정인기 화제의 영화 <1987>에서 김승훈 신부 역을 맡았던 정인기가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개막 그린카펫을 향해 걸어가며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정인기 화제의 영화 <1987>에서 김승훈 신부 역을 맡았던 정인기가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개막 그린카펫을 향해 걸어가며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배주연

 
올해 신설된 단편경쟁의 본심 심사위원인 권소현 배우, 순천대 영상디자인학과 김지영 교수, 연출 및 각본가 신연식, 학부모 인형극단도 창단한 교육행정가 출신 임원재, 황윤 감독 등 5명도 그린카펫에서 나란히 인사했다. 한편, 예심 심사위원은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김진숙 팀장과 이도훈 영화평론가이다. 

특히 영화제 공식 트레일러 연출을 맡고, 특별전을 하는 오성윤 감독과 홍보대사인 엑소의 리더이자 배우 수호(김준면)은 핸드 프린팅 시간을 가졌다.

한편, 작년과 달리 허석 시장과 서정진 의장 등 내빈은 그린카펫을 밟지 않고 개막식 축사만 했다. 내빈소개도 자막으로 대처한 후, 박정숙 영화제 총감독, 황윤 감독, 오성윤 감독, 홍보대사 수호 등의 축하가 있었다. 
 
영화 <나만 없어 고양이> 팀 22일에 개봉한 <나만 없어 고양이> 팀이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초청작으로 방문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영화에서 집사 석봉 역의 김기천이 순자 역 나루토를 품에 안고 있다.

▲ 영화 <나만 없어 고양이> 팀 22일에 개봉한 <나만 없어 고양이> 팀이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초청작으로 방문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영화에서 집사 석봉 역의 김기천이 순자 역 나루토를 품에 안고 있다. ⓒ 배주연

 
오프닝 행사로는 따그의 아프리카 댄스와 다이아의 아카펠라, 개막작 상연 전에 옹알스의 퍼포먼스 공연이 있었다. 오원화 아나운서와 공동사회를 맡은 손병호는 다이아의 "엄마 예뻐" 떼창을 패러디하여 "병호 예뻐, 오원화 예뻐"를 관객들에게 요청하는 재치를 선보였다.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를 축하하며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가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다이아는 M사 햄버거 광고 "3천원" 인기로 그룹명이 "3천원"인줄 아는 후유증도 있다며 그룹명을 강조해서 알렸다.

▲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를 축하하며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가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다이아는 M사 햄버거 광고 "3천원" 인기로 그룹명이 "3천원"인줄 아는 후유증도 있다며 그룹명을 강조해서 알렸다. ⓒ 배주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장이 된 박정숙 총감독은 "아침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낮에 햇볕이 쨍쨍 쪄서 우리 영화제를 환영해주는, 잘 되라는 햇살이라 여겨져 너무 행복한 마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순천에서 태어났다는 박 총감독은 "왜 순천에서 동물영화제를 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순천하면 생태도시이다. 생태도시라 하면 아름다운 자연을 이야기한다. 제가 볼 때는 그 안에 아름다운 순천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공식 포스터 속 흑두루미를 탄 아이와 사람 무릎에 앉은 고양이가 매우 편안해 보이듯 "영화를 보고 위로를 받고 힘들 때 영화를 보러 온 지인들과 사랑을 나눠 순천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영화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뜻하고 의지가 되는 영화제가 되겠다. 소문난 밥상을 차렸다. 순천에서 맛있는 영화들 많이 보고 순천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가져달라"라고 말한 뒤 목소리를 높여 개막식을 선언했다.
 
박정숙 총감독 22일 개막한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개막식에서 박정숙 총감독이 축하 인사와 더불어 개막 선언을 알렸다.

▲ 박정숙 총감독 22일 개막한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개막식에서 박정숙 총감독이 축하 인사와 더불어 개막 선언을 알렸다. ⓒ 배주연

 
상영을 위해 2014년도부터 왔고, 올해는 심사위원 자격으로 왔다는 황윤 감독은 봄에 순천시 홍보대사도 되는 등 순천시와의 각별한 인연을 밝혔다. 특히 "남편을 만난 곳이 순천"이라는 말에 "오우~"라는 관객 호응이 있자 "순천 갯벌에서 흑두루미를 보면서 눈이 맞았다, 여러분도 짝을 만나고 싶으면 순천시에"라고 말했다.

그리고 "흑두루미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을 새벽녘에 해뜰 무렵에 봤던 경이로움이 지금까지 영화제작을 할 수 있는 힘"이 됐다면서 "그 갯벌의 가치를 알고 갯벌을 지키는 선택을 하고, 영화를 통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는 멋진 도시"라고 평가했다. 
    
엑소 수호 22일 개막한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그린카펫에서 홍보대사인 엑소 수호(김준면)이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

▲ 엑소 수호 22일 개막한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그린카펫에서 홍보대사인 엑소 수호(김준면)이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 ⓒ 배주연

 
공식 트레일러 공개 후에 무대에 오른 오성윤 감독이 "트레일러 만든 사람도 기왕 왔으니 소개해줘야 하는데 안 해줘서" "트레일러 제가 만들어"라며 스스로 소개하자 우렁찬 박수가 터졌다. 

여기에 트레일러에 감독의 영화 캐릭터들이 들어간 이유가 저렴한 예산에도 양질의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는 고백에 관객들은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홍보대사를 맡은 수호의 등장에 "김준면 사랑해"라는 팬의 돌발 외침이 있었다. 수호는 "이번 기회에 맡은 분들이 동물과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열심히 홍보하겠다 다짐했다. 그는 순천이 좋아서 다음에 여행 등으로 재방문할 것을 예고했다.
 
백순하 작가의 전시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부대행사로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동물인형 전문 백순하 작가의 멸종위기 동물인형 전시회인 <숲속의 공존>의 일부이다. 순천시의 시조인 흑두루미도 보인다.

▲ 백순하 작가의 전시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부대행사로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동물인형 전문 백순하 작가의 멸종위기 동물인형 전시회인 <숲속의 공존>의 일부이다. 순천시의 시조인 흑두루미도 보인다. ⓒ 배주연

 
개막작은 발칸반도의 강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각국 시민들의 사연을 담은, 브리튼 카유에트 감독의 44분 분량의 다큐 <푸른 심장>이다. 갯벌과 습지를 지켜온 순천시민의 모습과 유사하다며 박 총감독이 추천했다. 다른 추천작은 <알바트로스>,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이다. 박혜미 프로그래머는 <캣 피플>,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 <니콜라스 드보 단편선>을 추천했다.

한편, 순천시는 제5회까지는 집행위원회를 구성해 영화제를 준비했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집행위원들이 임기가 끝난 후에 기부금을 횡령한 의혹 등 성장통을 겪으며, 6회부터 사무국 체제로 전환했다.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오성윤 감독 트레일러 홍보대사 엑소 수호 생태도시 순천 동물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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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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