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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들은 투자자에게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매일 분석 보고서를 냅니다. 그런데 주식을 팔라고 권하는 보고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누리꾼 사이의 소문이 더 '쓸모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직접 비교해봤습니다. 많은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종목과 누리집 커뮤니티 DC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서 많은 누리꾼들이 추천하는 종목에 각각 투자했습니다. 한 달 동안의 투자현황을 매주 1회 날 것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편집자말]
 하마터면 기자의 돈도 이렇게 날아갈 뻔 했다. 증권사 추천주 가운데 1주당 가격이 같거나 비슷한 종목에 투자했다면 원금을 깎아먹었을지도 모른다.
 하마터면 기자의 돈도 이렇게 날아갈 뻔 했다. 증권사 추천주 가운데 1주당 가격이 같거나 비슷한 종목에 투자했다면 원금을 깎아먹었을지도 모른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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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21%와 +10%

-4.11%. 지난달 24일부터 한 달 동안 일주일에 1주씩 투자해 얻어낸 평균수익률이다. 모두 증권사 추천주였다. 첫 투자 때는 네이버 종목분석게시판에 올라온 19개의 증권사 보고서 중 무려 4개 보고서가 추천했던 LG디스플레이를 샀다. 매주 이런 방식으로 하나금융지주, 롯데케미칼, 넷마블에 각각 투자했다.

매번 가장 많은 증권들이 추천한 종목에 투자했는데, 수익률은 천차만별이었다. 최악은 -21.88%(3600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였다. 하나금융지주도 -8.67%(3050원)라는 처참한 손실을 안겨줬다. 반면 넷마블은 10.69%(9100원), 롯데케미칼은 3.40%(7500원)로 선방했다.

종목별로 수익률만 봤을 땐 분명 대참사가 일어날 것 같았는데, 다행스럽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지난 한 달 동안의 총투자수익률은 2.78%였다. 35만6700원을 투자해 모두 9950원을 벌었다.

그런데 만약 1주당 가격이 같거나 비슷한 종목에 투자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은 증권사들이 추천한 종목 중 1주당 가격이 1만원인 종목만 골라 투자했다면, 원금을 깎아먹을 확률이 높았을 거란 얘기다. 마이너스(-)를 찍은 평균수익률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증권사 앱 갈무리.
 증권사 앱 갈무리.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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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자는 한 달 동안 증권사 보고서들을 훑어보면서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모두 92개 보고서 중에서 주식을 팔아야 한다고 권하는 매도(Sell) 의견이 담긴 문서를 단 한 차례도 보지 못한 것이다. 비교적 중립적인 의견인 시장수익률(Marketperform), 보유(Hold)마저도 가물에 콩 나듯 나왔다.

전문가는 증권사 보고서만 믿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임세은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은 "증권사 연구원이 완전히 객관적으로 보고서를 쓰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원이 (기업의) 과거 자료나 공시된 실적자료 등을 기본으로 보고서를 쓰긴 하지만, 기업과의 관계를 고려해 실적을 어느 정도 포장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말이다.

"연구원이 기업으로 탐방을 가게 되면 IR(기업설명활동) 담당자들이 로비 아닌 로비를 하는 경우가 있어요. 증권사 보고서에 '매도' 의견이 나오면 주가가 떨어지니까, 분식회계처럼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의미죠. 그리고 증권사가 기업의 자금을 받아서 투자할 때 버는 수수료 수익도 있어요. 그래서 증권사 기업자금담당 쪽 직원이 연구원에게 '우리 얘네랑 거래해야 하는데, 보고서가 안 좋게 나오면 곤란하니까 살살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고서는 정말 참고만 해야 합니다. 그대로 믿으면 낭패를 보게 됩니다."

임 공동소장은 특히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증권사들이 특정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많이 낼 경우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 실적이 분기마다 발표되기 때문에 증권사 보고서도 이에 따라 나오게 되는데, 특별한 이슈가 없음에도 한 분기 안에 특정 종목 보고서가 계속 나오면 경계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DC주식갤] 한 달짜리 투자, '장기 투자'일까 '단기 투자'일까
 
 DC인사이드 실전주식투자 마이너갤러리 추천을 통해 지난 4주간 투자해본 결과
 DC인사이드 실전주식투자 마이너갤러리 추천을 통해 지난 4주간 투자해본 결과
ⓒ 류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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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에서 한 달 짜리 투자는 '긴 투자'였을까 '짧은 투자'였을까. 기업의 미래 가치에 베팅한다는, 이른 바 투자의 원칙대로라면 한 달은 분명 짧은 기간에 속한다. 회사의 프로젝트 하나를 제대로 시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DC inside) 실전주식투자 마이너 갤러리(아래 주식갤러리) 누리꾼들은 한 달을 '장기 투자'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주식 사라'고 외치던 누리꾼들은 불과 며칠 뒤 '이제는 팔라'고 했다. 오히려 며칠도 긴 축에 속했다. 주식 갤러리에 모인 이들은 몇 시에 돈을 넣고 뺄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루 동안 주가가 크게 오른 폭등주들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랬다.

이 같은 주식갤러리 특성 때문일까. 한 달 동안 쇼박스와 삼성전자우, 신성통상과 넷게임즈 주식을 매주 한 주씩 사고 묵혀둔 것에 대한 결과는 들쑥날쑥했다. 특히 누리꾼들이 '단기 투자용'으로 여겼던 신성통상과 쇼박스의 경우는 오래 묵혀둔 만큼 손실도 컸다.

지난 6일 1주 2425원으로 들어갔던 의류 브랜드 '탑텐'을 가진 신성통상의 주식은 7일 하루 만에 최저가인 2380과 최고가인 2960을 오르내리며 요동쳤다. '반일 감정'이 누그러질 때쯤부터는 거의 매일 주식이 내렸다. 9일은 개장 시 가격보다 7.77% 떨어진 2315원에 장이 마감됐다. 13일과 14일에도 연달아 주가가 6% 넘게 떨어졌다.

그러다 정부가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인 지소미아(GSOMIA)를 연장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하던 22일 '애국'의 힘을 받아 주가는 5% 넘게 상승했고, 23일에도 최고가가 2365원까지 올랐다. 기자는 2240원이던 오전 10시 30분쯤 주식을 매도했다. 매수 시점보다 7.63% 손해보고 있던 시점이었다.

영화 배급사인 쇼박스 역시 독립군 영화 '봉오동 전투'로 간접적인 애국주의 영향권에 들었지만, 크게 주가를 올리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지난달 24일 3925원에 들어갔던 주식을 이날 -17.58%의 수익률로 3235원에 매도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매수한 삼성전자 우선주, 일명 '삼성전자우'의 주가는 오르락내리락했지만 하락 폭은 앞선 두 종목보다 크지 않았다. 애초에 주식갤러리에서 '국채급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추천한다'고 해 선택한 종목이었다. -4.2%의 수익률로 36450원의 가격에 주식을 매도했다.

정작 주식갤러리에서 유일하게 '장기 투자' 추천을 받았던 알피지(RPG) 개발 업체 넷게임즈는 크게 올랐다. 누리꾼들은 넷게임즈의 액션 RPG게임 'V4'가 올해 11월 출시된다며 그때까지 버티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8980원의 가격에 사들인 1주는 14일과 19일 각각 7%넘게 떨어지며 크게 하락했지만, 21일과 22일에 걸쳐 각각 10% 넘게 올랐다. 23일 기자는 수익률 9.24%, 830원이라는 수익을 맛본 후 주식을 팔았다.

4개 종목의 수익률을 더한 후, 주식 개수로 나눈 평균 수익률을 내보니 -5.04%가 나왔다.

DC 주식갤러리 근거로 주식 투자해도 괜찮을까

주식갤러리를 토대로 주식을 투자한다는 건 괜찮은 생각인 것일까. 주식 투자 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광운대 경영대학원 주식트레이딩경영 책임지도교수인 한봉호 교수는 "나 역시 투자를 할 때 SNS를 참고하기도 한다"면서 "분위기는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주식 갤러리에 모인 투자자들이 주로 '단기 투자'를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한 교수는 "일부러 단기 투자를 한다기보다도 반강제적으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우리나라가 2007년도에 처음 코스피가 2000원을 넘었지만, 그후로 10년간 그 근처를 벗어난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치 투자할 만한 종목을 찾아 장기 투자를 해봐도 제자리걸음이니, 퇴직한 베이비부머세대 등 어떻게든 돈을 굴려야 하는 사람들로서는 단기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지금이 투자에 좋은 시점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주가가 전반적으로 올라가는 '상승장'일 때는 주식갤러리를 통한 투자든,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통한 투자든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지금은 미중무역전쟁 등 외부 환경이 좋지 않다"면서 "쉬는 게 정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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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