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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힐스테이트 세운이 들어설 세운3구역 부지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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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예고된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사업자들이 임대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법적 의무임대기간을 채운 뒤 분양을 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인데, 법령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직방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세운과 서울 용산 유엔사 부지, 브라이튼 여의도 등은 분양 대신 '임대 후 분양'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임대 후 분양'이란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해 적게는 4년, 많게는 8년의 의무 임대 기간을 채운 뒤, 아파트를 분양하는 방식이다. 분양가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방책이다.

사실 이들 단지의 사업자들은 저마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 승인을 받지 못했다. 힐스테이트 세운의 사업자인 더센터시티는 3.3㎡당 3200만 원의 높은 분양가를 제시했다가 HUG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브라이튼 여의도의 사업자인 신영컨소시엄도 3.3㎡당 3000만 원 후반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HUG의 분양 보증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유엔사 부지도 사업자가 희망하는 가격에 분양가격이 확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대 후 분양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안받아

그런데 사업자들이 '임대 후 분양 전환'을 선택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분양가를 책정할 때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는다. 우선 건물을 다 지어놓고 분양을 하기 때문에, HUG의 분양 보증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분양가상한제 적용도 받지 않는다. 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42조 3항에 따르면, 민간임대주택이 의무 임대 기간을 마치고 분양을 할 경우 해당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예외 대상이 된다. 즉, 의무 임대기간만 채우면 사업자 마음대로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인원 한남'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고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었다. 서울 용산구 노른자위 땅에 들어서는 나인원 한남은 '4년 임대 후 분양'을 결정했다. 당초 일반 분양을 하려 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 보증을 해주지 않자 이런 전략을 택했다.

이 단지의 임대보증금만 따져도 3.3㎡당 4500만 원의 고가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분양전환가격은 3.3㎡당 6100만 원, 펜트하우스는 3.3㎡당 1억 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대로 두면 분양가상한제 자체가 무력화"

현재로서는 이런 아파트의 고분양가 책정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다면, 덩치가 큰 강남 재건축 단지들도 임대 이후 분양 전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 임대(8년)는 무리겠지만, 단기임대(4년)라면 임대 보증금을 건축비로 회수하면서 버틸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 분양가상한제도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분양가상한제 예외 대상을 규정한 조항을 그대로 둔다면 분양가상한제가 무력화될 수 있다"며 "법령을 신속히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뒤늦게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임대 후 분양 전환을 하는 아파트가 고분양가로 책정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면서 "관련 법안에 대해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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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