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안방에서 갈 길 바쁜 NC를 이틀 연속 잡아냈다.

박흥식 감독대행이 이끄는 KIA타이거즈는 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3안타를 때리며 1-0으로 승리했다. 안방에서 열린 NC와의 주말 2연전을 모두 가져간 KIA는 이날 NC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선 kt위즈와의 승차를 5.5경기로 유지하며 5위 경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43승1무57패).

양 팀 선발 투수의 완투 대결로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KIA, 그리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양현종은 9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개인 통산 3번째 완봉승을 따냈다. 그리고 양 팀 합쳐 단 5개의 안타만 나온 이날 KIA의 4번타자 최형우는 양 팀에서 나온 유일한 장타를 결승 홈런이자 개인 통산 300번째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타이거즈의 승리를 이끌었다.
 
 KIA 최형우

KIA 최형우 ⓒ 연합뉴스

 
KBO리그 역대 4번째 3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의 주인공

지금이야 15억 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야구재벌'이 됐지만 최형우도 꽤나 긴 무명 세월을 견딘 선수다. 최형우는 2002년 전주고를 졸업하고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지만 4년 동안 1군에서 단 6경기만 출전한 채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타격에는 어느 정도 재능이 있었지만 진갑용의 백업으로 활용하기엔 포수로서 수비가 지나치게 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5 시즌이 끝나고 경찰 야구단의 창단 멤버가 되면서 최형우의 야구 인생은 완전히 뒤집혔다.

최형우는 2007년 타율(.391), 홈런(22개), 타점(76개), 득점(72개), 최다안타(128개), 장타율(.731) 부문을 휩쓸며 퓨처스리그를 완전히 평정했고 삼성은 2년 전에 방출했던 최형우를 연봉 5000만원에 재영입했다. 그리고 2008 시즌 곧바로 삼성의 주전 좌익수 자리를 차지한 최형우는 타율 .276 19홈런71타점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2008년의 최형우를 시작으로 2016년 신재영까지 KBO리그에는 9년 동안 '중고 신인왕' 열풍이 불었다).

최형우의 본격적인 전성기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최형우는 삼성의 왕조가 시작된 2011년 타율 .340 30홈런118타점으로 홈런, 타점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생애 첫 골든 글러브를 차지했다. 투수 부문 4관왕을 차지한 윤석민(KIA)이 없었다면 충분히 정규시즌 MVP를 노릴 수 있는 성적이었다. 최형우는 2012년 타율 .271 14홈런77타점으로 주춤했지만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 2홈런9타점을 폭발시키며 해결사 본능을 과시했다.

2013년부터 최형우는 삼성의 간판타자를 넘어 KBO리그의 정상급 타자로 군림했다. 2013 시즌 타율 .305 29홈런98타점을 기록한 최형우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일류 선수의 상징과도 같은 3할 30홈런100타점을 3년 연속 달성했다. KBO리그 역사에서 3년 연속 3할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한 선수는 이승엽과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 그리고 최형우뿐이다.

특히 2016 시즌에는 타율 .376 31홈런144타점195안타로 타격 4관왕에 오르며 더스틴 니퍼트와 MVP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시즌 후 FA자격을 얻은 최형우는 당연히 여러 구단의 구애를 받았고 2016년 11월 4년 100억 원의 조건을 제시한 KIA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최형우의 기록은 4년 150억 원을 기록한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에 의해 두 달 만에 깨졌지만 최형우는 KBO리그에서 최초로 100억 원 시대를 연 선수가 됐다.

역대 통산 12번째, 현역으로는 5번째로 300홈런 고지를 밟은 최형우

2017년 KIA의 새로운 4번타자가 된 최형우는 로저 버나디나, 안치홍,이범호,나지완 등과 KIA의 강타선을 이끌었다. 142경기에 출전한 최형우는 홈런이 26개로 조금 줄었지만 타율 .342(6위) 26홈런120타점(2위)98득점(8위) 출루율 .450(1위)의 성적으로 100억의 몸값에 어울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타이거즈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한 최형우는 개인 통산 5번째 챔피언 반지와 외야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동시에 차지했다.

KIA는 작년 시즌 안치홍을 제외한 거의 모든 타자들의 개인 성적이 하락하며 5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하지만 최형우는 143경기에 출전해 타율 .339 25홈런103타점92득점이라는 변함 없는 활약으로 KIA 타선을 든든히 지켰다. 최형우는 삼성에 재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던 2008년부터 작년까지 11년 연속 110경기 이상 출전하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고 2014년부터 작년까지는 5년 연속 3할20홈런100타점 시즌을 이어갔다.

하지만 어느덧 최형우도 한국 나이로 37세의 노장이 됐고 언제나 폭발적일 것 같았던 최형우의 방망이도 조금씩 무뎌지기 시작했다. 작년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안치홍이 잔부상에 시달렸고 기대를 모았던 새 외국인 타자 제레미 헤즐베이커가 최악의 부진 끝에 조기 퇴출된 것도 '외로운 4번타자' 최형우를 더욱 고립시켰다. 
 
 KIA 최형우

KIA 최형우 ⓒ KIA 타이거즈

 
하지만 역시 최형우는 '클래스'가 있는 타자였다. 전반기 94경기에서 타율 .279 14홈런65타점을 기록했던 최형우는 후반기 6경기에서 타율을 .319로 끌어 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8월 3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10타수4안타로 대단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4일에 터진 후반기 첫 홈런은 바로 KIA를 승리로 이끈 결승 홈런이자 최형우가 프로 무대에서 터트린 300번째 홈런이었다. 

물론 이승엽의 467홈런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KBO리그 역사에서 300홈런을 넘긴 선수는 최형우를 포함해 단 12명에 불과하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최형우가 5번째로 300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전성기에서 내려 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최형우는 여전히 KIA에서 가장 많은 안타(97개)와 홈런(15개), 타점(67개)을 기록하고 있다. KIA의 후반기 5강 경쟁을 위해서 최형우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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