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NC와의 창원 원정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일 통합창원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8안타를 때리며 3-2로 간신히 승리했다. 창원 원정에서 힘들게 위닝시리즈를 만든 두산은 4위 LG트윈스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유지한 채 2위 키움 히어로즈를 1.5경기 차이로 추격했다(60승41패).

두산은 연장 11회 NC의 7번째 투수 임창민의 폭투로 결승점을 올렸고 호세 페르난데스가 팀 내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김승회가 2.1이닝 무실점, 이형범이 2.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1사 1,3루 위기를 삼진 2개로 막은 함덕주는 5월28일 이후 65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하지만 두산은 위닝시리즈에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퇴출 위기에 놓인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의 부진이 4경기째 이어졌기 때문이다.
 
아쉬운 후랭코프 2019년 7월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SK와 두산의 경기. 4회 초 두산 선발투수 세스 후랭코프가 6실점을 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 아쉬운 후랭코프 2019년 7월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SK와 두산의 경기. 4회 초 두산 선발투수 세스 후랭코프가 6실점을 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 연합뉴스

 
2016년 니퍼트-보우덴 원투펀치, 2018년 린드블럼-후랭코프로 재현

두산은 2016년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외국인 원투펀치를 앞세워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실제로 그 해 니퍼트는 시즌 22승과 2.95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며 정규리그 MVP와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휩쓸었고 보우덴 역시 18승7패3.80 160탈삼진으로 탈삼진왕에 등극했다. 두 선수는 한국시리즈에서도 15.2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막강하던 두산의 외국인 원투펀치는 '1년 천하'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니퍼트는 2017시즌 14승을 올리며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줬지만 210만 달러라는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에 해당하는 많은 연봉에 비하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올렸다. 여기에 보우덴이 잦은 어깨 통증으로 2군을 들락거리며 17경기에서 단 3승을 따내는 실망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에게 1승4패로 패하며 3연속 우승이 좌절된 두산은 작년 시즌 외국인 선수 전면 교체를 단행했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협상이 결렬된 조쉬 린드블럼과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후랭코프를 영입한 것이다. 이미 롯데 소속으로 2년 반 동안 28승을 올렸던 린드블럼은 KBO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투수였지만 빅리그 경력이 초라한 후랭코프는 불안요소가 많은 투수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2018 시즌이 개막하자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로 구성된 두산의 새 외국인 원투펀치는 2016년의 니퍼트와 보우덴을 잊게 할 만큼 무서운 질주를 이어 나갔다. 린드블럼은 26경기에서 15승4패2.88의 성적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위에 등극했고 28경기에서 18승3패3.74를 기록한 후랭코프는 팀 동료 린드블럼과 이용찬(이상 15승)을 제치고 다승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린드블럼이 에이스 역할을 해줄 거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었지만 후랭코프의 활약은 그야말로 기대치를 훌쩍 뛰어 넘었다. 후랭코프는 정규리그에서 단 12개의 홈런을 허용할 정도로 짠물투구가 돋보였는데 작년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후랭코프보다 적은 홈런을 맞은 투수는 아무도 없었다. 후랭코프는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서 13이닝2자책으로 호투하면서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어깨 통증 이후 4경기 연속 조기강판, 중도퇴출 눈 앞 

두산은 작년 시즌을 통해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로 이어지는, 2016년의 니퍼트와 보우덴이 부럽지 않은 최강의 원투펀치를 재구축했다. 두산은 33승을 합작한 두 외국인 투수에게 각각 최대 192만 달러와 최대 145만 달러의 연봉을 안겼다. 외국인 선수의 몸값 상한선(100만 달러)이 생긴 올해 두산은 두 외국인 투수와 재계약하며 최대 3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한 것이다. 물론 두 투수가 작년 같은 활약을 펼쳐 준다면 전혀 아깝지 않은 액수였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전반기에만 15승을 올리는 등 21경기에서 16승1패2.00의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린드블럼과 짝을 이뤄야 할 후랭코프의 활약은 작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초라하다. 어깨 통증으로 두 차례, 날짜로는 55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후랭코프는 올 시즌 14경기에서 4승6패4.44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무실점 호투 이어가는 후랭코프 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대 SK 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 세스 후랭코프가 6회말 2사 때 노수광을 상대로 투구하고 있다.

두산 투수 세스 후랭코프의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무엇보다 부상에서 돌아온 후 4번의 등판에서 단 한 번도 5이닝을 버티지 못하며 13.1이닝 동안 15점을 내줄 정도로 난타를 당하고 있다. 후랭코프는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는 두산의 선발진애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후랭코프는 작년 시즌에도 18승을 올리면서도 150이닝을 넘기지 못했을 정도로 이닝소화 능력이 약점으로 꼽혔다. 후랭코프는 올해도 14경기에서 73.1이닝을 던지며 경기당 평균 16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지 못하고 있다.

후랭코프는 김태형 감독이 '마지막 기회'라고 못 박았던 1일 NC전에서도 '생명연장투'를 선보이지 못했다. 3.2이닝 동안 3피안타3볼넷5탈삼진2실점을 기록한 후랭코프는 투구수가 95개로 늘어나면서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로써 후랭코프는 4경기 연속 조기강판을 면치 못했고 이 기간 동안 성적은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0.13에 달한다.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시한은 8월 15일이다. 마감시한을 넘긴 후 영입된 선수는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없다. 두산이 다가올 가을야구에서 외국인 투수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후랭코프의 거취에 대한 결단을 하루 빨리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작년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올렸던 투수가 초라하게 한국생활을 마감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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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두산 베어스 세스 후랭코프 다승왕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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