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양 팀이 팽팽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경우,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비'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멋진 수비 하나는 투수에게 힘을 실어주고 팀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려 역전 홈런 못지않은 커다란 효과를 발휘한다.

반면, 찬물을 끼얹는 수비 하나가 경기를 망치는 경우도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그래서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처럼 중요한 경기일수록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공격보다는 수비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수없이 연구한다.
 
'이겼다'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광주 KIA 타이거즈의 경기. 2-0으로 승리한 KIA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 '이겼다'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광주 KIA 타이거즈의 경기. 2-0으로 승리한 KIA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3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는 멋진 수비 하나가 팀 승리에 큰 영향을 끼치는 지 보여준 명경기였다. KIA는 SK를 상대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KIA 센스 있는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KIA 선발은 에이스 양현종. 5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10승을 달성한 양현종은 지난 18일 롯데 경기에서 6이닝 6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양현종으로서는 SK전을 통해 한풀 꺾인 상승세를 다시 이어가야 할 상황이었다.

KIA는 이날 양현종의 호투에 힘입어 1위 SK에 완승을 거뒀지만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한 것은 무엇보다 탄탄한 수비였다. KIA는 멋진 수비와 재치 있는 견제 덕택에 SK의 맹추격을 따돌렸다.

KIA는 경기를 앞두고 수비 일부를 바꿨다. 유격수 김선빈이 수비훈련 도중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다쳐 3루를 보던 박찬호가 유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박흥식 감독대행은 3루에 황윤호를 출전시켰는데 이날 황윤호-박찬호 수비라인이 명경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황윤호는 3회 수비에서 SK 김성현의 빠른 타구를 멋진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그대로 흘려보냈으면 2루타는 충분할 정도로 3루 깊숙한 타구였다. 황윤호가 어려운 볼을 잡아내자 양현종은 흠칫 놀란 표정으로 황윤호를 바라보며 후배의 맹활약에 큰 힘을 실어줬다.
 
양현종 '바로 이거야'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광주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말 SK 공격 1사 1루 상황에서1루 주자 SK 최정과 타자 로맥이 잇따라 아웃되자 KIA 투수 양현종이 동료들을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 양현종 '바로 이거야'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광주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말 SK 공격 1사 1루 상황에서1루 주자 SK 최정과 타자 로맥이 잇따라 아웃되자 KIA 투수 양현종이 동료들을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격수 박찬호도 멋진 수비로 팀을 구했다. 박찬호는 2회 나주환의 유격수 왼쪽 깊숙한 타구를 낚아채 정확하게 1루로 송구했다. 6회 수비에서도 김성현의 내야땅볼을 1루에 원바운드 송구, 아웃 처리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중견수 이창진 역시 2회 정의윤의 타구를 몸을 던져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는 등 명장면들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양현종도 센스 있는 수비로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양현종은 6회 1사 후 노수광에게 2루타에 이어 3루 도루까지 내주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김강민이 번트에 3루에 있던 노수광이 홈을 파고들려고 하자 공을 잡은 양현종은 1루에 던지는 척 하면서 노수광을 주루사로 잡아낸 것이다. 양현종은 2사 2루 상황에서도 2루 주자 김강민을 견제사로 아웃,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2안타 2볼넷만 내주며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11승(8패)을 거뒀다. 양현종은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끌어올렸고 탈삼진 114개로 3위를 달리고 있다. 박흥식 감독 대행은 이날 승리 요인을 호수비로 꼽았다.

양현종 역시 수비수들의 도움이 컸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KIA는 이날 부동의 1위 SK를 상대로 승리, 올 시즌 5승 1무 4패로 한발 앞서있다. 올 시즌 상대적으로 SK에 앞선 팀은 KIA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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