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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옛 거주민 및 일반시민들과 산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 "저도" 산책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옛 거주민 및 일반시민들과 산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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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취소한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별장지인 '저도'를 방문했다. 대통령 별장지로 공식 지정된 직후(1973년)까지 저도에서 살았던 주민 윤연순씨 가족, 전국 17개 시·도에서 추천받은 국민 100여 명과 함께였다.

'국민과 함께하는 저도 산책'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날 행사는 저도의 일반인 전면 개방에 앞서 실시하는 첫 시범 개방행사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국내 관광 활성화와 저도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를 담아 마련됐다"라고 밝혔다.

박정희 정권 때인 1972년 '대통령 별장지'로 공식 지정

문 대통령은 저도 둘레길 탐방에 앞서 "여러분은 오늘 아주 특별한 주인공이다"라며 "저도가 그동안 대통령 별장, 대통령 휴양지라는 이유로 일반 국민들의 출입이 금지돼 있었는데 그것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한 첫 번째 시범 개방행사의 주인공이 됐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시범 개방행사 중 하나로 저도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볼 텐데 저도 함께 걸을 생각이다, 대통령과 함께 저도를 함께 돌아보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게 됐다"라고 말하자 박수가 터졌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도는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곳이다"라며 대통령 별장지로서 저도의 역사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 일대 바다는 옛날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첫 번째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다"라며 "일제시대 때에는 일본군의 군사시설이 있었고, 6.25 전쟁 기간 동안에는 유엔 군사시설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휴전한 뒤 한국 해군이 인수한 후로는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지로 사용됐고, 박정희 대통령 때에는 '청해대'라는 이름을 붙여서 대통령 별장으로 공식 지정됐다"라며 "지금은 대통령 별장에서는 해제되고 주변 앞바다도 개방됐지만 역대 대통령들이 때때로 휴양하는 곳으로 사용했고, 군사시설이 이렇게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반인 출입을 금지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소재의 저도는 섬 전체가 해송(곰솔)으로 뒤덮여 있고, 9홀 골프장과 202m 길이의 인공 백사장이 있다. 저도는 박정희 정권 시기인 지난 1972년 대통령 별장지로 공식 지정됐고, 다음해(1973년)에 '바다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해대'가 신축됐다. 이후 저도는 일반인의 거주나 방문이 제한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연순씨 가족들이 저도를 떠난 때도 1973년이었다. 저도는 김영삼 정부 시기인 지난 1993년 대통령 별장지에서 해제됐다가 지난 2008년 재지정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강원도 화진포 별장, 전두환·노태우·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남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진해의 해군 휴양소 등에서 여름휴가를 즐겼다.

'저도 일반인 개방'은 대선공약... "공약 지키게 돼 기쁘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함께 산책하기에 앞서 다둥이 가족 방하은 양으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 "저도" 산책에 앞서 꽃다발 받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함께 산책하기에 앞서 다둥이 가족 방하은 양으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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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때 박근혜 대통령이 이곳에서 휴가 보내는 모습을 '저도의 추억' 이렇게 해서 방영한 것을 봤을 것이다"라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저도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장 즐겨찾던 휴가지였다. 그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13년 7월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냈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35여 년 지난 오랜 세월 속에 늘 저도의 추억이 가슴 한 켠에 남아 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되어서 그리움이 밀려온다"라는 글을 남겼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967년 여고 1학년 때 수영복을 입고 찍은 사진도 저도에서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저도 여름휴가를 여기서 보낸 적이 있는데 제가 휴가를 보내면서 보니 정말 아름다운 곳이고 특별한 곳이었다"라며 "이런 곳을 대통령 혼자 지낼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저도를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고, 일반인 개방은 오는 9월부터 이루어질 예정이다. 저도가 대통령 별장지로 지정된 지 47년 만이다.

청와대 측은 "이번 저도 개방은 1년간 시범개방이고 향후 안정적 관리방안은 국방부, 행정안전부, 해군, 거제시로 구성된 저도상생협의체에서 논의해서 결정하게 된다"라며 "산책로, 전망대, 해수욕장 전부, 골프장 일부 등이 개방지역으로 잠정됐고, 최종 개방지역은 9월 16일 시범개방 전 지자체와 최종 협의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저도를 국민에게 완전히 개방하고 우선 여기 있는 군사시설에 대한 보호장치, 유람선이 접안할 수 있는 선착장 등의 시설들이 갖춰질 때까지는 시범개방을 해나가다가 준비가 갖춰지면 전면적으로 개방할 생각이다"라고 저도 개방 계획을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는 일반인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저도 안에 있는 대통령 별장 청해대는 개방 대상이 아니다"라며 "여전히 진해해군기지가 있어서 군 관련 시설을 이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대통령 별장도 군 관련 시설에 포함되기 때문에 그런 시설물들은 개방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청해대 앞에 있는 해변들은 국민들이 지나다닐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수열 진해해군기지사령관은 "저도 개방 관련 58개 과제 중 해군에서 자체적으로 준비 가능한 37개 과제는 완료했다"라며 "현재 주요 진행 과제는 탐방 안전을 위한 산책로 야자매트와 CCTV 설치, 탐방로 안내소와 포토존 설치 등인데 오는 8월 21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또 대통령들이 휴가를 보내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할 국민들이 많을 텐데 거제시와 경남도가 이곳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특히 남해안 해안관광의 중심지로 잘 활용했음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라고 당부했다.

변광용 거제시장도 "저도가 거제와 경남의 훌륭한 관광자원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거다"라며 "국립수목원이 거제에 유치되면 저도와 국립난대수목원이 한 축이 돼서 동남권, 남해안 관광벨트의 최고 관광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지난번 대선 때 '국민에 돌려드리겠다'고 했던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돼 기쁘다"라며 "이곳의 원주민이었던 윤연순 할머니와 가족들이 함께해줘서 더 뜻이 깊다"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일반인들과 함께 저도 둘레길을 걸은 뒤 윤연순씨의 가족들과 함께 후박나무를 심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변광용 거제시장, 이수열 진해해군기지사령관,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 옥영문 거제시의회의장, 김우영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 문상로 더불어민주당 거제시 지역위원장 등이 동행했다.

태그:#저도, #문재인, #청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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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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