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0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한 류현진 선수.

2019년 7월 20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한 류현진 선수. ⓒ AP/연합뉴스


류현진이 피하고 싶었던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한 달 만에 다시 오른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8월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6월29일 콜로라도를 상대로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며 시즌 2패째를 당했던 류현진의 설욕전이자 시즌 12승 도전 경기다.

류현진은 올 시즌 11승 2패 평균자책점 1.74의 뛰어난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가 후반기 들어 등 통증으로 주춤한 사이 같은 팀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14승을 올리며 새로운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지만 콜로라도전은 류현진에게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다.

로스 스트리플링의 부상, 일정 조정도 힘들었던 류현진

류현진은 작년 후반기 9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1.88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작년 후반기 9경기 중 원정 경기 등판은 단 2회에 불과했다. 단순히 운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부상 후유증이 우려되는 류현진을 배려하고 홈에서 강한 류현진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정을 짰던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1790만 달러의 고액 연봉을 받게 되는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류현진은 올 시즌 20번의 등판 중 정확히 절반에 해당하는 10번의 원정등판이 있었다. 물론 류현진은 올해도 여전히 '홈경기 괴물(8승 무패0.89)'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정 경기에서도 3승 2패 2.75로 수준급의 성적을 기록했다. 집 밖을 나선다고 해서 마냥 걱정이 되던 시절의 류현진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장소가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류현진은 지난 6월 29일 시즌 첫 콜로라도 원정에서 4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포함해 9안타를 허용하며 7점을 내줬다. 이 경기로 인해 류현진의 11경기 연속 6이닝 이상 2자책 이하 기록이 마감됐고 1.27이었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1.83으로 치솟았다. 실제로 류현진의 올 시즌 기록에서 '쿠어스필드 참사'를 제외하면 시즌 평균자책점은 1.29로 떨어진다.

흔히 팀의 에이스급 투수가 특정 구장에서 유난히 약한 면모를 보인다면 감독은 그 선수의 등판 일정을 조정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다저스는 리치 힐에 이어 로스 스트리플링마저 지난 25일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 이후 이두근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당장 31일 선발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의 일정을 조정해줄 여유는 없었고 결국 류현진은 예정대로 한 달 만에 다시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오른다.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에이스와 격돌, 류현진의 운명은?

류현진의 '천적' 놀란 아레나도는 류현진에게 통산 23타수14안타(타율 .609) 4홈런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1.944로 성적이 더 좋아졌다. 사실 이 정도의 상대 전적을 가진 선수라면 그냥 전 타석을 고의사구로 내보내는 게 가장 안전하고 속 편한 방법일지 모른다. 그나마 류현진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아레나도가 30일까지 7월 성적이 타율 .235 2홈런14타점으로 부진하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지난 6월29일 등판에서 4회까지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막다가 5회 대타 팻 발라이카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은 후 멘탈이 급격하게 흔들리며 난타를 당했다. 쿠어스필드는 깊은 외야플라이가 홈런이 될 정도로 비거리가 많이 나오는 구장인 만큼 류현진은 1일 경기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콜로라도 타자들의 장타를 최대한 조심하는 투구를 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의 이번 등판이 힘든 또 하나의 이유는 맞대결을 펼치는 투수 또한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점이다. 콜로라도는 1일 경기에서 올 시즌 팀의 1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우완 헤르만 마르케스가 선발 등판한다. 마르케스는 빅리그 4년 차로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한 투수로 올 시즌 144이닝 동안 140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을 만큼 뛰어난 구위와 탁월한 이닝소화능력을 겸비한 투수다.

류현진은 인터뷰에서 "매 경기 100개의 공으로 6이닝을 효과적으로 막는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오른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쿠어스필드 원정은 그런 한가한(?) 생각만으로는 곤란하다. 물론 선발 투수인 만큼 최소한의 완급조절은 필요하겠지만 매 이닝, 매 타자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전력투구가 필요하다. 류현진에게 쿠어스필드는 방심하는 순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위험한 구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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