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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고양시민이 국내 최초로 일본어로 번역한 『백범일지』의 일본어 감수자 우에노 미야코 시인의 방한을 기념해 21일 일산동구 풍동에서 간소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평범한 고양시민이 국내 최초로 일본어로 번역한 『백범일지』의 일본어 감수자 우에노 미야코 시인의 방한을 기념해 21일 일산동구 풍동에서 간소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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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류의석 선생의 번역 작업... 딸 류리수 박사 책으로 출간 

  
[고양신문] 경기도 고양에 살았던 한 평범한 시민이 일본어로 꼼꼼히 번역해 놓은 <백범일지>가 책으로 출간됐다. 첫 일본어 <백범일지>를 세상에 내놓은 주인공은 고 류의석 선생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5년 전 세상을 떠났다. 

선생의 딸 류리수 박사는 아버지가 떠난 후 유품을 정리하다가 두툼한 번역본 원고를 발견했다. 류리수 박사는 "말년에 그렇게 열중하셨던 작업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생각하는 순간 책으로 펴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한다. 작업은 쉽지 않았다. 워낙 방대한 작업이었고, 일제시기의 옛 일본어로 번역돼 있어 한줄 한줄 확인과 감수가 필요했다. 
 
백범일지 일본어판 표지 《백범일지(白凡逸志)》(류의석 번역), 2019.3.8. 도서출판 하우) 표지
 《백범일지(白凡逸志)》(류의석 번역), 2019.3.8. 도서출판 하우)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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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리수 박사의 제자들이 번역본 기록작업에 발 벗고 나섰고, 이윤옥 외국어대 교수가 주선해 윤동주 시집을 번역한 우에노 미야코 시인이 감수를 맡아주었다. 9차 교정까지 거쳐 최종본을 완성했다. 고인의 평생소원이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열정을 담았던 책은 선생이 떠난 지 5년 후 세상(2019.3)에 나왔다. 고인이 처음 번역을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보면 거의 20년 만에 세상에 나온 셈이다. 

지금까지 일본어로 된 <백범일지>는 카지무라 히데키(梶村秀樹)라는 역사 연구자가 1973년 일본 평범사(平凡社)에서 출간한 딱 한 종류의 책이 있을 뿐이다.  
 
 여고시절 윤동주의 시에 감명 받아 40년 이상 한국어를 공부한 우에노 미야코 시인은 『백범일지』의 일본어 번역 감수를 진행하면서 ‘역사의 문을 여는 두근거리는 심정’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고시절 윤동주의 시에 감명 받아 40년 이상 한국어를 공부한 우에노 미야코 시인은 『백범일지』의 일본어 번역 감수를 진행하면서 ‘역사의 문을 여는 두근거리는 심정’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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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류리수 박사는 책을 내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었던 제자들과 선배들, 가족들, 그리고 일본어 감수를 맡아준 우에노 미야코 시인을 초청해 간소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우에노 미야코 시인이 윤동주 기념 방송 촬영을 위해 한국에 온다는 것을 알고 마련한 자리였다. 이날 기념회에는 일본 동경 한복판에서 '일본의 한국 침략의 역사'를 전시해 화제가 됐던 한국 고려박물관 아오야기 준이치 회원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류리수 박사는 "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기고 간 일본어판 <백범일지>를 출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의 응원 덕분에 가능했다"며 특히 "일본어 감수 작업을 해주신 우에노 시인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여고시절 윤동주의 시에 감명 받아 40년 이상 한국어를 공부한 우에노 미야코 시인은 <백범일지>의 일본어 번역 감수를 진행하면서 '역사의 문을 여는 두근거리는 심정'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동주 시인의 시집 170권을 모두 일본어로 번역했던 우에노 미야코 시인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 대해 잘 몰랐는데 백범일지를 번역하며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며 "일본사람으로서 미안함이 너무나 컸고, 이 미안한 마음이 책의 마지막 문장까지 감수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시인은 "일본에서는 테러리스트로 알려져 있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그 당시엔 누구라도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었고 일본이 바로 그 원인을 제공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며 "1년여의 감수 작업이 끝날 때쯤엔 류의석 선생이 마치 아버지 같은 느낌이었는데, 오늘 이렇게 가족들을 직접 만나니 눈물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을 반성하는 시민운동을 벌이며 한국 민주화 100년사를 직접 집필하기도 한 아오야기 준이치씨는 "한일 간의 갈등이 첨예해진 상황에서 열린 오늘 출판기념회는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며 "일본의 정권이 역사적 침략을 반성하고 동아시아의 평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어 백범일지가 일본에서 많이 읽힐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인 류규동씨(사진 왼쪽)가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당할 위기를 넘긴 후 선생님의 추천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삶을 일군 까닭에 고 류의석씨(사진 오른쪽)는 일본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다. 한국과 일본을 모두 다 사랑한 평범한 소시민이이었던 그는 삶의 황혼녘에 남몰래 '백범일지'를 일본어로 번역해 유품으로 남겼고, 딸인 류리수 박사는 9차 교정까지 거쳐 마침내 국내 최초로 '백범일지'의 일본어판을 출간했다.
 아버지인 류규동씨(사진 왼쪽)가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당할 위기를 넘긴 후 선생님의 추천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삶을 일군 까닭에 고 류의석씨(사진 오른쪽)는 일본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다. 한국과 일본을 모두 다 사랑한 평범한 소시민이이었던 그는 삶의 황혼녘에 남몰래 "백범일지"를 일본어로 번역해 유품으로 남겼고, 딸인 류리수 박사는 9차 교정까지 거쳐 마침내 국내 최초로 "백범일지"의 일본어판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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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인 류규동씨(사진 왼쪽)가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당할 위기를 넘긴 후 선생님의 추천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삶을 일군 까닭에 고 류의석씨(사진 오른쪽)는 일본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다. 한국과 일본을 모두 다 사랑한 평범한 소시민이이었던 그는 삶의 황혼녘에 남몰래 '백범일지'를 일본어로 번역해 유품으로 남겼고, 딸인 류리수 박사는 9차 교정까지 거쳐 마침내 국내 최초로 '백범일지'의 일본어판을 출간했다.

이날 모임에는 류의석씨의 가족뿐 아니라 류의석 선생과 같은 성당을 다니며 선후배로 지냈던 김경희 경기도의원과 조현숙 시의원이 참석했다. 또 일본어 번역본 출판에 많은 도움을 준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김영조 우리문화신문 발행인, 정하윤 힌터 대표 등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하며 <백범일지> 일본어판 출간의 의미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권구영 기자  nszone@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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