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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중앙TV는 이날 총 25장의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2019.7.2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중앙TV는 이날 총 25장의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2019.7.2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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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북미 양측이 상호 신뢰를 유지하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무협상의 동력을 채울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을 향한 경고가 아니고 "전혀 언짢지 않다"면서 괘념치 않는다는 반응도 보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그것들은 단거리 미사일들"이고 "많은 사람이 그러한 미사일들을 갖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규정한 '탄도'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가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지만, 결의 위반으로 안보리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거의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이런 반응에는 북미 양측이 뉴욕채널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실무협상 개최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최근에 북한과 약간의 서신 왕래가 있었다. 매우 긍정적인 서신 왕래였다"며 "아마도 그들은 (우리를)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서신 왕래는 뉴욕채널을 통해 북미 간에 이뤄진 소통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 측은 뉴욕채널로 북한이 반발한 '19-2 동맹' 한미 군사연습의 성격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훈련이 병력과 장비를 동원하지 않은 가운데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연합위기관리연습(CPX)일 뿐 아니라 한국군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판정에 목적이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도 이번 훈련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해가는 과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미 간에 뉴욕채널을 통해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비중을 두지 않으면서 북미 양측이 대화 재개에 필요한 신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한미 군사연습과 미국의 첨단 군사장비의 한국 반입을 이유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도 남한 탓만 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 군부호전 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이라며 '공동 책임'이 있는 미국에 대해서는 '일부 세력들의 불안과 고민'으로만 슬쩍 건드리는 데 그쳤다.

최대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태도로 이해된다.

미국과 대화에 몰두하고 있는 북한도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실무협상에 나설 환경을 어느 정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지난 5월에도 이번에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발사한 미사일과 동일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급 KN-23을 두 차례 발사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월 4일에 쏜 1발은 고도 60여㎞에 240여㎞를, 5월 9일에 발사한 2발은 고도 45∼50㎞로, 각각 420여㎞, 270여㎞를 날아가는 등 고도와 비행거리가 들쭉날쭉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사한 두발의 미사일은 모두 50㎞의 일정한 고도를 유지했으며 비행거리도 600여㎞로 같았다. 

조선중앙통신이 "위력시위사격을 통해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의 전투적 성능지표들이 다시 한번 만족스럽게 검증되었다"고 밝힌 것도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북한은 충격적인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새로운 무기체계를 완성하기 위해 주력했으며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이번 발사로 검증을 완료한 셈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7월 내내 원산과 가까운 동해안 지역에 머물면서 미사일이 탑재된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넣다 뺏다'를 반복하며 미사일 발사 시점을 저울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간 협상이 시작될 경우 새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기 어려운 만큼 그 이전 한미 군사연습을 구실로 발사 시점을 노렸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으로서는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의 개발 성공을 통해 하노이 '노딜'의 충격을 털어내고 군의 사기를 높이며 주민들에게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면서 대외적으로 협상이 시작돼도 당분간 추가적인 도발이 필요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여전히 신뢰를 보내며 대화를 지향하고 북한도 대화에 나설 환경을 마련했지만, 미뤄진 북미 실무협상을 시작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미 군사연습을 이유로 회담 연기를 대내에 공표했기 때문에 8월 초부터 3주간 진행될 예정인 훈련 기간에 회담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외교소식통은 "북미 양측이 뉴욕채널 등을 통한 소통을 이어가면서 실무협상 개최 시기 등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이를 위한 시간벌기가 있기는 했지만, 실무협상은 북미 정상 간의 합의이고 후속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8월에는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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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북한 미사일, #단거리 미사일, #북미 실무회담, #트럼프,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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