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쎄이

싱어송라이터 쎄이 ⓒ 유니버설뮤직

 
'ZGZG(지기지기)'란 독특한 제목의 노래를 발표한 뮤지션이 있다. 가창은 물론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자신의 곡을 완성하는 쎄이(SAAY)란 이름의 여성 아티스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2년 한 걸그룹의 리더로도 활동했던 쎄이는 2017년 7월 '서클(Circle)'이란 솔로 데뷔 싱글을 발표했고, 팝과 알앤비를 메인 장르로 다수의 음원과 앨범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사랑을 받고 있다.

온 가족이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했을 만큼 성장환경은 그가 뮤지션이 되는데 충분한 자양분이 됐다. 지난 6월 7일 공개된 '지기지기'는 우리 국악장단 '장기기 장지기지기'에서 곡 제목을 가져온 것으로 '쎄이 음악의 뿌리'가 국악에 있음을 알려준다.

'뮤지션으로서 최종 목표란 있을 수 없다'면서 좋은 음악을 세상에 알리고 무대 위에서 최고의 공연을 펼치는 뮤지션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쎄이. 다음은 지난 17일 오후 2시 그의 소속회사 유니버설뮤직 회의실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내 음악의 뿌리는 국악, 신곡 '지기지기'에 담아

- 오랜 만에 신곡을 공개했다 어떻게 지냈나?
"곡이나 앨범 작업, 공연 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작년에 첫 번째 정규 앨범과 믹스 테이프 음반을 통해 꽤 많은 곡을 발표했다. 올해는 '지기지기(ZGZG)'를 시작으로 싱글 곡들을 발표 할 계획이다."  

- 어떤 계기로 이 곡을 발표하게 됐는지.
"지난해 많은 일을 한 후 상당기간 음악에 관한 아이디어조차 떠오르지 않을 만큼 방전상태에 있었다. 콘서트 등 여러 방법으로 3개월 정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
아직까지 팬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나의 음악적 정체성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국악을 먼저 접하고 뮤지션을 꿈꿨던 한 사람으로서 우리 고유 장단에 팝과 알앤비가 접목된 음악을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탄생된 곡이 '지기지기'다. 작년 10월 이후 노래와 안무, 뮤직 비디오 등 8개월 넘게 준비했다."

- 이전 곡들과 차별화한 부분이 있다면.
"굳이 말하자면 퍼포먼스적 요소가 두드러졌다. 대부분 팬들이 '쎄이'하면 풍부한 성량과 강한 톤을 지닌 보컬리스트로 생각하는데, '지기지기'를 통해 나의 다른 음악적 면모를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다." 

- 국악에 뿌리를 두었다고 했는데.
"다섯 살 무렵 국악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당시 어머니가 국악예술원을 운영했고 판소리, 사물놀이 등을 자연스럽게 배우며 우리 전통음악에 대한 소중함과 가치를 깨닫게 됐다. 친할아버지께서 음악에 조예가 깊었는데 아버지를 거쳐 내게까지 긍정적 영향을 줬다."

음악과 친할 수 있었던 가정환경에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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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어송라이터 쎄이

싱어송라이터 쎄이 ⓒ 유니버설뮤직

  국악인이 될 수도 있지 않았나?
"한국무용을 하고 싶었는데, 팝 댄스에 심취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모님께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음악 동영상을 자주 보여주셨는데, 자신의 것에 심취해 '최고의 장면'을 연출해 내는 마이클 잭슨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됐으면 좋겠다!'란 꿈을 품게 됐다."

- 곡 만드는 것은 따로 배웠나?
"초등학교 때부터 건반을 쳤다. 어떻게 보면 무작정 시작한 상황이었는데 부모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고 무척 재밌는 과정이었다. 독학으로 멜로디라인을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게 됐고, 유튜브에 있는 관련 동영상들을 보고 익히면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갈 수 있었다. 어떤 일을 시작하게 되면 끝을 반드시 봐야하는 성격이라 송라이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웃음)"  
 
- 이름이 독특하다.
"걸 그룹으로 활동했을 때 '음악으로 말하는 사람이 되자'란 의미로 세이(SAY)란 이름을 썼다. 솔로 가수로 전향을 하게 되면서 'A+(에이 플러스)의 면모를 지닌 최고 아티스트가 돼야겠다!'란 목표를 갖고 A를 더 넣어 쎄이(SAAY)로 정했다." 

솔로 데뷔 전 걸그룹 경력 등 밑거름 돼 

- 쎄이로 활동을 시작하기 전 어떤 일을 했나?
"원래 2012년 걸 그룹 멤버로 데뷔를 했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제대로 활동 하지 못하고 해체돼 그만두게 됐다. 이후 솔로 데뷔를 준비하던 중 프로듀서로서 한 대형기획사 가수들을 위한 프로듀싱 및 곡 작업을 했는데, 2015년에 내 음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곡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현 소속사에 데모음원을 보내 계약을 맺고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 솔로 데뷔 후 만 2년이 돼간다.
"거친 원석이 점차 뚜렷한 형체를 가지고 빛이 나는 보석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나 할까? 경험들을 통해 더 나아지고 잘 하기 위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지금 몸담고 있는 대중음악계는 어떤 곳인가?
"현재를 기준으로 보자면 '약육강식'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특히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가장 트렌디한 이슈'를 선점해 대중을 사로잡는 이가 절대적 승자가 되고 궁극적으로 '아이코닉'한 존재가 돼 살아남는 것 같다. 그렇게 되기 위해 값비싼 노력과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무대가    바로 대중음악계인 듯하다."

냉정한 대중음악계, 잘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
 
 싱어송라이터 쎄이

싱어송라이터 쎄이 ⓒ 유니버설뮤직

 
- 그렇다면 어떤 마음으로 음악을 하고 있는지?
"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지만 칭찬하지 않는다. 그래서 타협하지도 않는다. 부족하다 싶으면 계속한다. 만족스러울 때까지 그 과정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내 나름의 목표와 방향성이 잡히면서 꾸준하게 음원과 앨범을 내고 활동도 할 수 있게 됐다."

- 음악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다면?
"무대에서 공연을 하며 관객들과 교감을 나눌 때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 순간순간 그분들의 얼굴에 그려지는 여러 표정에서 잠깐이나마 인생이 엿보일 때가 있다. 대부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내 직업에 대한 감사함을 가질 때가 많다.(웃음)"   

- 반대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나?
"매번 곡 녹음을 할 때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하지?'라고 자책하며 스스로를 꾸짖는다. 다른 관계자들이 모두 칭찬을 하더라도 내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그런 순간마다 몰려오고는 한다." 

- 보완해 나가야 할 점이 있다면?
"보컬,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꾸준히 노력하고 보완해 나가면서 성장시켜야 할 부분이다. 음악에 관한 대부분의 것을 해야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음악은 우주와 같은 존재, 최종 목표란 있을 수 없어

- 신곡이 기대된다.
"밝은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곡들을 쓰고 있다. 기존 곡들이 내 내면의 이야기를 주 내용으로 해서 어두운 면이 없지 않은데, 앞으로 발표할 음악 중에서는 '쎄이의 색깔로 표현되는 밝은 분위기'도 보여 드리고 싶다."

- 올 여름 활동 계획은?
"전 세계 모든 뮤지션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음원사이트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com)에 노래 1곡을 올릴 예정이고, 늦여름이나 초가을 공식적으로 신곡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말한 밝은 분위기의 곡이 될지 아니면 다른 노래를 공개할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 뮤지션으로서 최종 목표는?
"최종 목표가 없다. 혹시나 그것을 정하고 이루어 낸다면 너무 허망할 것 같다. 계속 음악을 향해 올라가고 도전할 거다. 음악은 우주와 같다. 감히 함부로 말할 수 없고 깊이 파고들면 들수록 무서운 존재로 느껴진다. 그것이 잠깐 내게 다가 왔을 때, 내 그릇에 잘 담아내는 순간 음악이 완성되는 느낌이다. 음악은 내게 그런 것이다."
ZGZG SAAY CIRCLE 지기지기 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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