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발렌시아)의 선택은 잔류일까. 이적일까. 올 여름 오프시즌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발렌시아와 정식 1군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아웃(일정 금액 이상을 지불하는 구단이 있으면 소속 구단과의 협의 없이 선수와 협상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약 조항) 금액은 무려 8000만 유로(약 1060억 원)였다.

이강인은 코파 델 레이에서 차근차근히 출전 기회를 부여받으며, 임팩트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후 라 리가, 유로파 리그에도 출전하며 '발렌시아의 미래'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출전 기회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 복귀 후 이강인을 외면했다.

이강인은 난 5월 열린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사상 첫 준우승을 이끄는 등 대회 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하며 잠재성을 폭발시켰다.
 
이강인 36년만의 4강 임무 완수 8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의 경기.

연장 전반 이강인이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나며 박수를 치고 있다.

U-20 대표팀 당시 이강인의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그래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임대를 추진했다. 레반테, 오사수나, 마요르카 등이 이강인 임대 영입전으로 뛰어들었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서는 완전 영입을 추진했다.

이강인 폭탄선언… "임대 아닌 완전 이적으로 떠나겠다"

하지만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언론 '수페르 데포르테'는 "이강인이 폭탄선언을 했다. 뛸 수 있는 곳으로 떠나겠다는 마음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언론은 "이강인의 완전 이적 요청으로 발렌시아 보드진들이 피터 림 구단주가 있는 싱가포르서 긴급히 모여 문제 해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강인은 여전히 18살로 나이가 어리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애지중지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1군에서의 팀 내 입지다. 이강인의 본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4-3-3에서는 앞 선에 위치한 중앙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다.

그러나 마르셀리노 감독은 4-4-2 포메이션만을 고집한다. 일자형태의 미드필더를 배치한다. 이강인이 중앙 미드필더 2명의 한 자리에 포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마르셀리노 감독은 지난 시즌 이강인을 주로 왼쪽 윙어로 출전시켰다.

물론 이강인은 측면에서도 클래스를 발휘했지만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기란 무리가 따른다. 심지어 동 포지션에는 곤살로 게데스, 카를로스 솔레르, 데니스 체리셰프 등 전문 윙어들이 버티고 있다.
 
U20 골든볼의 주인, 이강인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U-20 대표팀의 이강인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U-20 대표팀 당시 이강인의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무엇보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지난 시즌 발렌시아를 라 리가 4위, 코파 델 레이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당분간 발렌시아에서 지휘봉을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에게도 올 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성장세가 꺾이지 않으려면 올 시즌에는 많은 경기에 나서야 한다. 문제는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데 있다.

8000만 유로라는 높은 바이아웃도 걸림돌이다. 18살의 유망주에게 이만한 돈을 투자할 구단은 많지 않다. 반면 이강인은 임대가 아닌 완전 이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토록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발렌시아는 1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스위스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이강인이 포함돼 있다. 물론 프리시즌에 참가한다고 해서 이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강인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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