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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유역환경청 앞에서 진행된 이 날 집회에 공주시민 300여 명이 참석했다.
 금강유역환경청 앞에서 진행된 이 날 집회에 공주시민 300여 명이 참석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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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경우는 없다. 사업을 하더라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허가 신청된 개발지 진입로는 마을 중앙을 통과하는 비상식적인 설계를 했다. 이는 곧바로 주민피해로 이어질 것이다. 석재 차량 통행하는 지방도는 정부의 지원사업으로 매년 1만5000여 명이 찾는 소랭이 권역 7개 마을에 속해있는 대표적인 농촌 체험시설이다."

팔순의 어르신이 기자를 붙잡고 울분을 토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채석장 사업의 부당성을 말하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A개발이 충남 공주시 정안면 내문리산 19외 5필지 9만1132㎡ 면적에 쇄골재용, 토목용, 조경용 석재 토석채취허가(아래 석산)를 신청했다. 사업자는 최근 개방공사 및 내부도로건설공사와 관련된 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천안시와 아산시에 석재를 공급하겠다고 한다. 공주시는 부서 협의를 끝내고 금강유역환경청에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의뢰한 상태다(관련기사: "동학농민, 백범 김구 품었던 땅에 '석산'이라니!").

16일 오전 9시, 석산 사업이 진행될 경우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거주하는 충남 공주시 정안면, 사곡면 주민 300여 명이 버스 6대와 승합·승용차에 나눠 타고 금강유역환경청을 찾았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문성호 대표와 양흥모·김성중 활동가도 연대를 동행했다. 주민들은 '석산 반대'라고 적힌 50여 개의 허수아비도 가져왔다. 참석자들은 머리띠와 가슴 띠를 두르고 각종 구호가 적인 현수막과 피켓도 들었다.

"금강 최상류, 정안밤 생산지... 주민 피해 불보듯 뻔해"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대표가 발언을 통해 주민들에게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대표가 발언을 통해 주민들에게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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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는 금강유역환경청 임시청사가 바라다보이는 건너편 도로에서 진행됐다. '내문리 채석장 반대 대책본부' 김영진 공동대책위원장의 사회로 열린 이 날 집회는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대표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하루하루 사는 삶도 쉽지 않은데, 내가 사는 마을에 석산을 개발하겠다고 한다. 미세먼지로 자라는 아이들이 마음껏 활동하지 못하는 세상에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 청정한 마을에 석산을 (개발)하겠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소외당하지 않도록 하겠다. 국민들의 눈물을 닫아주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우리 농민들 눈물은 결정적인 영향권을 가진 금강유역환경청이 닦아주어야 한다.

마을 한복판을 가로질러 석산 도로를 만들겠다고 한다. 큰 차들이 오가면 주민의 삶은 고통 받게 될 것이다. 이런 곳에는 석산이 들어 올 수 없다는 것이 모든 전문가의 의견이다. 만약에 금강청이 사업장의 손을 들어서 석산을 허가한다면 시민사회의 엄청난 저항에 직면하리라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더운 날씨에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많이 오셨다. 끝까지 사고 없이 건강하시길 기원한다."

 
김영진 ‘내문리 채석장 반대 대책본부’ 공동대책위원장이 주민들 앞에서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김영진 ‘내문리 채석장 반대 대책본부’ 공동대책위원장이 주민들 앞에서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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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공동대책위원장은 호소문을 통해 "첫째, 사업자가 진입로 개설을 위해 마을 중앙을 통과하도록 설계됐다는 점. 둘째, 비 광역상수도지역으로 마을 상류 지하수 공동 집수정이 오염될 수 있다는 점. 셋째, 사업장 아래쪽 마을과 300m 정도로 인접한 곳으로 분진, 진동 등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허가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피할 꼼수로 사업 부지를 축소하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석산 사업장이 들어설 자리는 금강의 최상류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정안밤 생산지다. 정부지원과 공주시 지원으로 마을 가꾸기 사업과 각종 체험이 이루어지는 체험농장이 산재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마곡사는 정안 IC를 통해 가는 길목으로, 지역주민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결과다"라고 우려했다.
 
이종운 공주시의회 의원이 집회 현장에 동행하여 주민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종운 공주시의회 의원이 집회 현장에 동행하여 주민들을 격려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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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공주시의회 의원은 "우리는 아름다운 강산에서 숨 쉬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 자연은 우리만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이 아니다. 소중하게 사용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도가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우리는 생존권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며 끝까지 주민들과 함께하겠다"라고 격려했다.

금강청 "꼼꼼하게 챙겨 주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
 
금강유역환경청 중회의실에서 김승희 청장, 남병언 국장 및 실무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면담이 진행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 중회의실에서 김승희 청장, 남병언 국장 및 실무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면담이 진행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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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주민대표와 김종운 공주시의회 의원, 대전충남녹색연합 문성호 대표, 양흥모·김성중 활동가가 금강유역환경청 중회의실로 자리를 옮겼고, 금강청 김승희 청장과 남병언 국장 및 실무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면담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영진 공동대책위원장은 주민의 뜻을 담은 호소문을 전달했다.

김영진 위원장은 "90호 정도가 살아가는 마을 한복판을 관통해서 석산으로 가는 도로를 뚫겠다는 것으로 전국적으로도 이런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70세 이상이 90% 정도로 노약자들 살아가는 곳인데, 보행할 때 안전 문제가 크다. 또 지하수로 사용하는 식수원이 석산에 있어 오염이 불가피하다. '정안밤'하면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치는 농산물이다. 정안면은 '친환경 지리적 표시제'에 의해 등록된 곳인데, 경제적 가치가 하락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마곡사 진입로가 이곳을 통과하는 길목이다. 7개 마을이 농림식품부로부터 70억 원을 지원받아 1년에 1만 5000명 정도가 다녀가고 공주시로부터 38억을 지원받아 농촌체험마을 운영하고 있는데 문 닫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처해있다. 사업장 부지는 50년 이상 된 참나무 군락지로 산림생태등급 1~2등급지로 석산 개발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양흥모 활동가는 "수질오염총량제와 관련해서 공주시에서 금강청으로 보낸 공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자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공주시가 개발에 따른 오염원이 전혀 없다고 되어 있다. 상식적으로 석산 개발과정에서 오염원이 발생할 것 아닌가. 특히 부유물질인 TP, BOD는 당연히 발생할 것이다. 소량도 아닌 0으로 표기된 것을 보면 공주시가 얼마나 부실하게 관리하는지 알 수 있다. 수질오염과 관련해서 검토도 안 하고 보낸 것으로 평가 전에 이 문제부터 짚어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환경영향평가 동식물 모든 조사가 10월 가을철과 1월에 조사한 것으로 되어 있다. 환경적으로 동식물을 가장 확인하기 어려운 시기에 조사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생태등급 1등급지도 포함된 상태에서 부실한 조사로밖에 볼 수 없다. 주민과 주민이 원하는 전문가를 현장 조사에 참여 시켜 주민 불신을 시키는 보안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김승희 청장이 말문을 열었다.
 
주민과의 면담 자리에서 김승희 금강유역환경청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주민과의 면담 자리에서 김승희 금강유역환경청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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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우려하는 모든 부분에 대해서 잘 들었다. 석산 개발은 트럭이 다니면서 발생하는 문제점, 발파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나 안전 문제 등 문제점이 있다. 이런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 100t 미만인 마을 상수도에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와 경관 문제, 밤 농가 피해, 생태계 문제점, 4계절조사, 정안천 오염원 등에 대해 평가를 하겠다. 전문가 의견을 받아 추가로 (조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조사하겠다.

공공기관으로써 평가 협의가 들어온 것은 절차대로 평가하고, 최종 판단은 공주시에서 할 것이다. 평가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지적한 부분이 나온다면 보완도 검토하겠다. 현장 조사 시 주민이 참여하여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서 검토하고 의견을 담도록 하겠다."


주민들은 최근 사업자가 주민에게 전화해서 협박성 언행을 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30초 정도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김 청장은 주민에게 전화 통화 내용을 듣고는 놀라는 기색을 보였다. 주민들은 "피해 주민은 경찰에 사업자를 고발한 상태로 신변 보호까지 요청했다"고 밝혔다.

태그:#석산 반대, #금강유역환경청, #공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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