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판타스틱영화제 영화 <첫사랑> GV에서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명세 감독과 배우 김혜수.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영화 <첫사랑> GV에서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명세 감독과 배우 김혜수. ⓒ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지난 3일 경기도 부천시 CGV소풍에서는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김혜수 특별전 '매혹, 김혜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영화 <첫사랑> GV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명세 감독과 배우 김혜수가 참석해 관객들과 함께 영화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첫사랑>은 한국영상자료원 디지털 복원 필름을 활용해, 관객에게 특별 상영되었다. 상영이 끝난 뒤에는 박혜은 영화 저널리스트의 진행으로 관객과 감독, 배우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1993년 개봉한 영화 <첫사랑>은 지방 대학의 미술 전공 1학년생인 영신(김혜수)가 연극반 동아리 활동을 하던 중 초빙한 연출가(송영창)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첫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이명세 감독 특유의 환상적인 이미지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어린 여성 캐릭터가 주도적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작품이기에, 그가 느낀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감정이 환상적인 화면으로 펼쳐진다.

뛰어난 작품성으로 호평 받았던 <첫사랑>은 제14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김혜수), 각본상(이명세, 양선희)을 수상했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진행된 '배우 김혜수 특별전'에서 유일한 1990년대 작품으로 소개됐다. 

사실 이날 김혜수는 예정돼 있지 않은, 깜짝 등장이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진행된 GV에서 김혜수는 "원래 GV 패널로 참여하는 일정은 없었는데, 이 영화를 직접 보고 싶어서 관객으로 예매했고 GV에도 참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명세 감독은 "영화 <첫사랑>은 남아 있는 온전한 필름이 없어서 해외상영용으로 떠돌던 필름 한 벌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디지털 복원했다"며 "더 좋은 상태의 필름으로 지금 관객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김혜수는 영화에 출연했던 당시 나이와 다른 영화에서 맡았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첫사랑>은 당시 어린 나이였던 제가 제 나이 또래의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며 "20대 초에 출연했고 진짜 '첫사랑'은 그 다음해에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어 "사랑의 감정을 통달한 것이 아니라 잘 모를 때 촬영해서 오히려 좀 더 어수룩한 첫사랑의 느낌이 잘 살았던 게 아닐까 싶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촬영 비하인드를 묻는 질문에는 "같은 장면을 반복적으로 연기해서 힘들었지만 당시 할리우드 시스템에만 있는 줄 알았던 완성 콘티와 시나리오로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던 작품"이라며 "특수효과를 하나하나 아날로그식으로 연출한 스태프들의 노고가 서려 있는 작품"이라고 답했다.

이명세는 촬영 기법과 연극적 대사에 관한 관객의 질문에  "매번 인문학적 사고를 하면서 영화를 찍지는 않는다. 하지만 관객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대사와 장면, 풍경을 찍다 보면 저절로 그런 '느낌'이란 게 전달되는 것 같다"며 "영화 <첫사랑>은 최고로 유치한 영화를 찍으려고 만든 영화다. 만화적인 것, 연극적인 것 등 촌스럽고 조악할 수 있으나 그 요소 속에서 느껴지는 '시간'을 관객들께 전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는 7일까지 이어지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매혹, 김혜수'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다. 김혜수는 "특별전을 통해 지나온 시간을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고 배우로서의 궤적을 짚고 넘어갈 수 있는 기회였다"며 "앞으로 더 용기를 가지고 연기에 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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