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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참의원 선거가 고시된 가운데 후쿠시마(福島)현 후쿠시마시에서 첫 유세에 나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참의원 선거가 고시된 가운데 후쿠시마(福島)현 후쿠시마시에서 첫 유세에 나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교도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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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돼 간소하게 진행됐던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절차를 90일이나 걸리는 일본 정부의 승인 절차를 밟게 하겠다는 것으로 변경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언론은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를 가리켜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이라고도 부릅니다. 외부적으로는 대한민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서 일본 기업의 자산 압류 및 매각 명령을 이유로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혀 다릅니다.

노후 자금과 소비세로 지지율이 흔들리는 아베 
 
 NHK가 조사한 아베 내각 지지도 여론조사
 NHK가 조사한 아베 내각 지지도 여론조사
ⓒ NHK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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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가 이끄는 일본 내각의 지지율은 6월 중순에만 해도 6%P가 하락할 정도로 좋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 금융청이 '100세 시대에 대비한 금융 조언 보고서'에서 노후 자금으로 연금 외에도 2000만엔(한화 약 2억 원)이 더 필요하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고령 인구가 많은 일본에서 노후 자금 문제는 굉장히 민감합니다. 연금만 바라보고 사는 노인들에게 2000만 엔이라는 큰돈이 더 있어야 노후를 버틸 수 있다는 보고서는 아베 내각에 대한 신뢰성을 의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현재 아베 내각은 10월부터 소비세를 현행 8%에서 1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소비세 인상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의료비 혜택을 받는 고령인구는 증가하지만 노동 가능 인구가 감소하면서 제기된 문제입니다. 사회보장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세부 확보 차원의 인상입니다.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노인들의 사회보장을 왜 우리가 부담하느냐'는 반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야권에서는 소비세를 인상하면 가계소비가 급감하니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2014년 소비세를 5%에서 8%로 인상한 이후 일본의 가계소비가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아베의 최종 목적은 참의원 선거 후 평화헌법 개정 
 
 아베가 한국에 '경제제재'를 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아베가 한국에 "경제제재"를 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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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참의원 선거가 4일 고시됐습니다. 그리고 오는 21일 투개표가 실시됩니다. 이번 참의원 선거의 핵심 쟁점은 공적 연금과 소비세입니다.

아베 총리는 공적 연금과 소비세 인상으로 자민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보수와 극우 지지세력의 결집을 위해 한국 경제 제재 등을 통한 '혐한 감정'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에게 이번 참의원 선거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을 위해서는 참의원 의원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에 의거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써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및 그 이외의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 역시 인정치 않는다. " - 일본 헌법 제9조

현행 일본의 헌법을 가리켜 '평화 헌법'이라고 부릅니다. 군대를 보유하지 않고 무력 행사를 포기하며, 아예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헌법에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주장해왔습니다. 만약, 일본의 평화헌법이 개정되면 지금보다 더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선제 타격 등 외국에 대한 전쟁도 가능해집니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개헌 의석수를 확보한다면, 아베 정권은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군국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일본은 아베 비판,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 비난

아베 정권의 한국에 대한 경제 제재가 발표되자, 일본 언론은 보수 신문까지도 비판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잘못은 아베가 했음에도 비난의 화살을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한일관계 악화 책임 있는 청, 막상 일 보복조치 나오자 침묵" (조선일보)
"일본이 독과점 부품 끊겠다는데…청 대책은 "수입선 다변화" (조선일보)
"갈팡질팡 한국… 강경화 "이제부터 연구" 산업부 "기업도 몰랐다" (조선일보)
"대화채널 끊긴 한일 외교 '먹통'…정부, 일 의도 제대로 파악 못해" (동아일보)
"아베와 '8초 악수'한 문, 일본의 경제보복에 이틀째 '침묵' 왜?" (중앙일보)
  
 한국 언론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 제재가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한국 언론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 제재가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 YTN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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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정권을 잡기 위해 한국을 제물로 삼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유주의 무역'을 입에 달고 사는 정치인입니다. 오사카 G20 정상회의 때만 해도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안정적 교역 및 투자환경"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불과 이틀 뒤에 한국에 대한 수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당장 대일 무역 보복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럴 경우 오히려 반한 감정만 더 생겨,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를 더 유리하게 만들 뿐입니다.

되레 아베 정권이 참의원 선거 즈음에 경제제재를 완화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한국 수출 규제는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다른 국가에서도 일본의 일방적 조치에 대응해 수입선을 다변화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보수 언론은 '일본 아베 정권에 무릎을 꿇으라'는 식의 논조로 이 사안을 다루고 있습니다. 강제징용은 일본이 저지른 잘못이기에 '보복'이라는 말도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제 침략'으로 풀이해야 합니다.

언론의 논리라면 한국은 독도나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서도 일본에 끌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언론은 마치 조선이 일제에 굴복해 나라를 빼앗겼던 모습을 문재인 정부에게 요구하는 듯합니다. 지금 한국 언론이 보도해야 할 것은 이런 부류의 기사가 아닐 겁니다. 

아베가 궁극적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한국을 괴롭히고 있는지, 평화헌법이 개정된 이후 아시아의 평화가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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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를 운영하는 정치블로거, 진보나 좌파보다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며 제주도에서 에순양과 요돌군의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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