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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정개특위 위원장 '해고' 통보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3당이 합의해 '위원장 교체'를 결정한 것이다. 심 의원은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상정 의원의 항의엔 이유가 있다. 심 의원은 지난 4월 24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간 주창해온 '선거제 개혁'에 대한 구상을 담은 법안으로,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 중 하나다. 심 의원은 한국당이 정개특위 위원장 자리에 앉을 경우, 이 법안의 처리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선거제 개혁의 핵심은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을 원활하게 해,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간 여의도 정치에서 소외됐던 대표적인 집단 중 하나가 청년이다. 실제 20대 국회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청년 비율은 1%에 지나지 않았다(40대 미만 의원 기준, 총 3명).

지난 6월 20일, 한 청년 정치인을 만났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다. JTBC 방송 촬영을 마치고 1층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눈 그는 '청년 정치인'으로서 확고한 신념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아래는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과의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JTBC 1층 사옥 신지예 위원장과
 JTBC 1층 사옥 신지예 위원장과
ⓒ 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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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인이라고 해야 할까요, 활동가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입니다. 활동가들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조사하고 검증합니다. 정당들은 이런 걸 정책화를 하죠. 저는 현재 정당에서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 지금 '여의도에 청년이 없다'고 합니다.
"20대 국회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이미 평균 연령 55.5세에 여성 비율은 17%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청년은 1%였죠. 이런 비현실적인 정치 상황을 바꿔보고자 청년정치가 계속 호명되는 것 같아요."
 
- '선거제도가 개편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수준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정치의 토양을 바꿀 수 있을까요.

"선거제도가 개편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선거제도는 단순다수대표제라고 해서 1등만 당선되게 만들었어요. 국민이 투표를 잘해도 민의가 왜곡돼서 의석 수에 반영되는 거죠. 이런 걸 없앨 수 있는 게 비례대표제예요. 순수 비례대표제. 지역구에 전혀 상관없이 정당의 투표자를 뽑고 이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서 의석을 할당해 주는 거죠. 그런데 저는 솔직히 이번에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올라간 선거제 개혁안은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왜곡된 비례대표제예요. '어쨌든 연동형으로 하는데, 의석수를 굉장히 축소해서 받아들이겠다'라는 거죠."

 - 거대 정당들이 제대로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려워하는 걸까요.
"그렇죠. 그동안 자유한국당이나 민주당은 득표율에 비해 많은 의석을 가져올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온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된다면 본인들의 의석이 깎일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거예요."

- 신지예 위원장하면 청년 이슈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요즘 관심 있는 청년 이슈가 있나요.
"사실 청년 의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2009년 <88만 원 세대>라는 책을 우석훈 박사가 쓰면서부터였거든요. 거기서 "신자유주의 경제 때문에 열악한 소득과 노동환경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을 해요. 청년들이 88만 원, 최저임금도 안 되는 소득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열악한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단 거죠.

그런데 '880만 원 세대'가 있어요. 예컨대 소위 '재벌 3세'라고 말하는 이들이죠. 문제는 이들이 '청년'으로서 불편함을 겪고 있느냐는 겁니다. 특혜를 통해 이런 취업난에도 쉽게 취직하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이 계급화된 사회, 부패와 유착관계가 심해진 사회에서 정말 '흙수저'라고 불리는 청년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이 '청년 문제'라고 생각해요.
  
또, 청년들이 겪고 있는 주거 문제는 청년, 노인, 돈 없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예요. 주거 정책에서 청년의 파이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거 정책 자체에 대한 완전한 혁신이 필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전월세 상한제' 같은 것을 강제하는 겁니다. 집주인이 자기 마음대로 월세를 올리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예컨대 독일은 전월세 상한제가 정확하게 명시돼 있어서 집값을 못 올려요. 계약갱신청구권에서 집주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은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자기 직계 자손이 오갈 데 없거나 아니면 그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허물어야 할 때 세입자와 계약을 끊을 수 있어요. 집세는 당연히 생활 기준에 맞춰서 물가 상승률에 따라서 올라가고 내려가는 거죠. 청년이든 돈이 없는 사람이든 한 집에서 오랫동안 편안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예요."  

-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청소년 때는 정치나 사회 운동이 무언가를 바꿔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나이가 들면서 제가 알고 있는 지역에서 사업을 좀 했어요. 2015년도쯤에 망원동에 재개발 광풍이 불기 시작했는데요.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작되면서 어르신들이 쫒겨 나는 거예요. 그 집에서 수십 년 살고 죽고 싶은 분들이 집에서 쫒겨 나는 걸 보고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치에 출마하게 됐죠. 2016년도에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를 했어요."

- 정치에 대한 뜻은 켜켜이 쌓아오신 거네요.
"네. 퍼즐처럼요. 파편화돼 있다가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아, 이래서 내가 이런 선택을 했구나' 설명할 수 있게 된 거죠. 제가 '재개발법 바꿔주세요' '내몰림은 없어야 합니다'라고 얘기해도 하나도 안 바뀌더라고요."

- 한국에서 10대 정치가 가능할까요.
"해외에서는 학교 안에서 이미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을 합니다. 정당 입당을 해서 20살 정도에 중견 정치인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죠. 스웨덴에는 (당선 당시) 31살의 구스타프 프리돌린이라는 교육부 장관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10살 때부터 스웨덴 녹색당에서 활동을 했어요. 청소년 녹색당을 거치고 20대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고 31살에 장관을 한 거죠. 그럼 이미 이 사람의 정치 경력은 20년이 되는 거예요.

한국은 국회의원 및 지방의회 의원 피선거권이 만 25세부터 주어집니다. 한국 나이 27세부터 후보자로 나올 수 있어요. 독일은 청소년들이 자기 교육감은 자기가 뽑습니다. 학교 시스템이나 인권이나 교과 과정을 제대로 챙겨줄 교육감을 투표하는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레 '아 투표가 뭐구나' '정치라는 건 이런 거구나'라고 배우게 되는데 말이죠. 선거의 경험이 계속 뒤로 늦춰지는 게 청년 정치인을 없애는 환경적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녹색당에는 청소년 위원회도 있습니다.
"네, 청소년 위원회가 있습니다. 녹색당 같은 경우는 한달에 한번씩 전운위(전체운영위원회)를 합니다. 각 지역에 있는 위원장들이 함께 모여서 의제를 토론하고 의사 결정을 해 나가요. 청소년 녹색당도 실제 정치 의제 설정을 할 때 같이 옵니다. 청소년 당원의 의사가 발현될 수 있는 건 녹색당이 유일합니다."

- 청년 정치인을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 녹색당에서는 '2020여성 출마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는 '출마'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청년들이 돈이 많지 않더라도, 정치 경험이 없더라도 인정 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래서 '2020여성 출마프로젝트'는 '내가 정치판에 나가 볼까'하는 청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젊은 정치'에 입문하려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제가 선배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나이대가 비슷해서. (웃음) 주변에도 출마 제안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다들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하는 거예요. '때가 올 것이다'라고 하는데, 저는 그 '때'가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우리가 그동안 받았던 교육은 초, 중,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와서 직장에 들어가고 차를 사서 결혼하고 집 사고, 아이 낳고 은퇴해서 노후를 잘 보내는 걸 목표로 하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교육이) 많은 중년들이 치킨집을 운영하는 세상을 만들었잖아요. 저는 거기에 청년들이 왜 따라야 하나 싶어요. 차라리 아무거나 하라고 하고 싶어요. 다양성의 사회가 됐으니 사회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치 또한 삶의 선택지 중 하나일 수 있는 거죠. 저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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