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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파구 일대 아파트.
 송파구 일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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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지역에 연이어 고분양가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아파트 공급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주변 집값 상승을 자극하면서 오히려 서민들의 주거 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우려다.

최근 서울 주택 가격 폭등세가 멈췄다고 하지만, 아파트 분양 가격만은 예외다. 27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격은 1㎡당 778만 60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분양가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54% 상승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7.07%)의 두 배를 웃돌았다.

서울 평균 분양가를 3.3㎡로 환산하면 2569만 원이다. 싼 가격이 아니다. 84㎡형일 경우 분양가는 6억 5402만 원, 59㎡형도 4억 5937만 원이다. 연봉 4000만 원을 받는 직장인이 10년 이상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액수다.

최근 서울 강남이나 청량리 등에 분양한 아파트들은 아예 서민들이 엄두도 못내는 분양가다. 올해 4월 현대건설이 강남구 일원동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전용 84㎡ 분양가는 16억 원대였다. 같은 달 GS건설이 분양한 서초구 방배 그랑자이 전용 84㎡형 분양가도 9억~10억 원 수준이었다. 강남이 아닌 강북 아파트 분양가도 훌쩍 높아졌다. 지난 4월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수자인 84㎡형의 분양가는 최대 10억 원이 넘었다.

공급은 꾸준히 되고 있지만... 민간은 고분양가 책정에 골몰

분양가가 9억 원이 넘는 아파트 비율도 급증하는 추세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에 분양된 민간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분양가 9억 원을 넘는 서울 민간아파트 비율은 2015년 12.9%, 2016년 9.1%, 2017년 10.8%에, 2018년 29.2%, 2019년 48.8%로 나타났다.

분양을 앞둔 아파트 사업자들도 고분양가를 책정하려 골몰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 들어설 예정인 힐스테이트 세운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당초 6월 분양 계획이 미뤄졌다.

힐스테이트 세운 사업자인 더센터시티 측은 3.3㎡당 3000만 원대 수준의 분양가를 희망하고 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 측은 이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스테이트 세운의 경우, 아파트를 다 짓고 분양하는 후분양제를 선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2년 뒤 주택가격이 오르면, 그 시세를 반영해 분양하겠다는 심산이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은 "서울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등의 사업방식이 아파트 분양에 주를 이루고 있어 고분양가 자제에 조합들의 협조가 쉽지 않은 점도 분양가를 상승시키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보수언론과 경제신문, 부동산 시장론자들은 집값 불안정 원인을 아파트 공급 부족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삐 풀린 듯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아파트의 공급은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하지 않는다.

사실 서울 아파트 공급은 꾸준히 이뤄졌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 2015년 4만 4167세대, 2016년 3만 8558세대, 2017년 4만 4065세대, 2018년 2만 5146세대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1만 1020세대가 공급됐다.

서울 주택 보급률도 2017년 기준 96.3%로 100%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렇게 아파트가 꾸준히 공급되고 있지만, 중산층의 주택 구입 부담은 되레 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29.9로 나타났다. 주택구입부담지수란, 중산층(중위 소득)이 대출을 받아 중간 가격 주택을 살 경우 대출 부담을 나타내는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부담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전국 평균(54.6)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즉 서울에서 집을 사는 사람은 다른 지역에 비해 2배 이상의 대출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뜻이다.

중산층이 구입 가능한 주택 비율도 급감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구입물량지수(중산층이 구입 가능한 주택비율 지수)는 지난 2012년 32.5였다. 2013년 27.4, 2014년 26.4, 2015년 23.8, 2016년 20.2, 2017년 16.5로 하락해 왔다.

2018년 서울의 주택구입물량지수는 12.8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 주택구입물량지수(62.4)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즉 중산층이 서울에서 집을 구입하는 것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분양가 아파트 공급도 여기에 한몫을 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고분양가 아파트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주변 아파트 가격까지 상승하는 효과를 낸다"며 "고분양가 아파트 공급은 집값 상승을 자극해, 오히려 서민 주거 불안정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현재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심사 말고는 별다른 통제 장치가 없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분양한 아파트 분양가의 105%를 넘기면, 분양보증승인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격을 제한하고 있다.

분양보증승인을 받지 않으면 아파트 분양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이 기준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월권'이라는 공격을 받는다. 원칙적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임무는 '분양가격 심사'가 아닌 '분양보증'이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심사로는 고분양가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 심사 기준은 허점이 많고, 건설사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도 있어 분양가를 적절하게 제어하는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분양보증승인 뛰어넘는 근본적 대책 필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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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를 제대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분양가상한제 확대'가 유력 카드로 꼽힌다. 분양가상한제란, 정부가 정한 건축비와 택지비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으로 현재 공공택지에만 적용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심사를 통해 분양가상한선이 결정되기 때문에, 민간 아파트 분양가 인상을 제어할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6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분양가상한제 확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 시스템에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좀 더 고민해 보겠다"며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분양가상한제와 더불어 후분양제 전면 도입과 세입자 권리 보호 등 근본적인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송인호 KDI 연구부장은 "주택시장이 선분양제도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건설사들이 시장 환경 변화를 예측하지 않고 공급을 하면서 문제가 된다"며 "현재 단계적인 도입이 예정된 후분양제를 전면 도입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송 연구부장은 이어 "현재 주택보급 현황을 보면, 결코 주택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서울 등 도심지역의 경우, 전면 철거 재개발보다는 도시 재생 방식으로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강수 대구카톨릭대 교수는 "민간 임대시장에서 세입자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는 등 세입자 권리 강화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며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저렴한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분양가상한제 심사 제도의 개선을 주문했다. 최근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 심사 과정에서 이해당사자가 심사 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문제가 나온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분양가상한제를 심사하는 심사위원을 확대하고, 특수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은 배제하도록 해야 한다"며 "분양가 심사 속기록도 공개해 분양가 심사가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상한제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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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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