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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AWC 한국위원회 이경자 운영위원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반색 평화활동가 입국 금지 사과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일본 정부에 항의했다.
 26일, AWC 한국위원회 이경자 운영위원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반핵 평화활동가 입국 금지 사과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일본 정부에 항의했다.
ⓒ 이경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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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핵 평화활동가가 일본 입국을 거부당했다. 일본 후쿠오카 공항에 억류됐다가 강제 출국당했다. '미일제국주의 아시아 침략과 지배에 반대하는 아시아공동행동(AWC)' 한국위원회 이경자 운영위원의 이야기다.

한국에 돌아온 이 위원장은 일본대사관 앞으로 향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반핵 평화활동가 입국 금지 사과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일본 정부에 항의했다. 이 위원장은 왜 일본 공항에 억류됐을까. <오마이뉴스>는 그가 일본대사관 앞 시위를 하기 전인 지난 25일, 이 위원장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공항 직원이 한국에서 했던 활동 알고 있어, 소름 돋아"

- 일본으로 출국한 이유는 무엇인가?
"AWC 한국위원회는 매년 AWC 일본연락회의와 노동시민단체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매년 한일 양국의 주요 이슈와 투쟁 사안을 공유하고 연대할 방안을 토론했다. 투쟁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 방문 역시 정기적인 국제 연대의 일환으로 지난 6월 21일 출국해 10일간의 일정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 원래의 일정은 어떻게 됐는가?
"6월 21일부터 30일까지 일본의 주요 투쟁 현장을 방문하고, 지역의 단체나 활동가들과 한일 양국의 현안을 공유하며, 연대 방안을 토론하는 일정이었다. 규슈와 고베, 히로시마 등의 지역을 순회하면서 한일 민중연대 집회도 참가하고, 특히 오사카 G20 정상회의 반대 집회에도 참여할 예정이었다."

- '미일제국주의 아시아 침략과 지배에 반대하는 아시아공동행동(AWC)'은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가?
"지난 1992년 10월 미일 군사동맹과 일본군의 해외파병을 반대하는 국제회의가 일본 오사카와 도쿄에서 열렸다. 12개 나라와 지역의 민중단체들이 참가했다. 이 회의에서 '일미군사동맹과 자위대 해외파병을 반대하는 아시아 캠페인'(AWC) 설립이 결의됐다. 이후 지난 1995년 '미일의 아시아 지배와 침략을 반대하는 아시아 캠페인(AWC)'으로 변경해 활동해오다가,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AWC는 전쟁을 반대하고 착취와 억압, 불평등에 저항하는 모든 아시아 민중의 투쟁에 연대하고, 국제 교류를 통해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연락회의는 아베 정권의 보수화 저지와 함께 한국 민중투쟁의 주요 의제들인 미군기지, 반핵,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도 가장 원칙적인 입장으로 연대해왔다.

3년 전부터 AWC 활동을 해왔다. 반핵 활동을 하다 보니 핵 문제는 핵발전과 함께 핵무기, 즉 전쟁의 문제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동아시아, 나아가 국제적인 관계와 밀접할 수밖에 없다. 특히 대전에서 핵재처리실험 저지 투쟁을 하고 있는데, 국내보다 오히려 일본에서 관심이 더 높다. 핵재처리는 곧 플루토늄의 추출, 핵무장과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AWC 활동은 개인적으로도 많은 배움과 함께 폭넓은 사고와 교류의 기회가 되고 있다. 이번 입국 거부가 더욱더 안타까운 이유이기도 하다."

- 일본 공항에 억류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21일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했다. 오전 11시 15분 즈음 입국 절차로 지문과 안면인식하고 여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출입국심사를 하는 직원이 따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공항 직원이 이용하는 별도의 사무실로 이끌었다. 전과나 범죄기록이 없는데 왜 검사를 따로 하냐고 따졌지만, 이유를 설명해주진 않았다.

별도의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는데, '왜 입국했냐', '목적이 무엇이냐'고 반복해 물었다. 관광이고 국제교류를 하러 왔다고 답변했다. 자세한 일정은 AWC 일본회의에서 유동적으로 세운 계획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기에 변화가 있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일본 공항 직원은 '왜 관광을 왔는데 구체적인 일정을 모르냐', '어디를 여행하는 것이냐', '숙소는 어디냐', '상세한 여행일정을 내라' 등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집요하게 질문만 한 게 아니다. 가방도 수색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심지어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자료까지 들이밀면서 '지난 2016년 노동당 총선 후보로 나오지 않았느냐', '최근에 핵폐기물 깡통 모형을 공공기관에 보내 재판을 받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한국 내 활동을 문제 삼았다. 섬뜩했다. 오래전부터 나를 사찰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G20 오사카 반대 집회 등의 데모에 참가하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국제법상 정치적인 이유로 입국을 거부할 수 없는데도 그랬다.

얼마 전인 5월에도 일본에 다녀왔다. 그때도 국제교류와 관광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입국을 가로막지 않았다. 일본 출입국 관리법 및 난민 인정법에 따르면 정치적 사안으로 입국을 불허할 수 없다.

그런데도 후쿠오카 공항 입국 특별심리관은 '관광 목적이 뚜렷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황당한 이유로 입국 불허를 통지하고, 공항에 있는 수용시설에 억류했다. 나는 AWC 일본연락회의 측과 연락하여 이의 제기를 하기로 했고, 이의신청서를 서면으로 작성하여 바로 제출했다. 인터넷도 되지 않는 난민 등을 수용하는 수용시설에서 하루를 지낸 후 다음 날 일본 당국의 기각 결정에 따른 강제 퇴거로 한국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 활동을 문제 삼았다는 것인가?
"아마(오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때문인 것 같다. AWC 일본 측 활동가들은 '아마도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 같고, 그로 인해 자료가 취합되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까지 총 4차례 일본을 방문해 전쟁 반대 시위와 반핵 집회 현장을 찾았는데, 그게 문제가 된 것 같았다.

민주적인 국가에서 해외 여행객의 관광 일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입증하라니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다. 사실상 정치적 사안으로 입국을 불허해놓고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관광 목적에 부합하지 않음'이라는 황당한 사유를 들어서 입국을 거부한 것이다."

"평화를 원하기에 G20 정상회담 반대하는 것"
 
 반핵평화 운동가인 이경자 AWC 한국위원회 운영위원은 핵폐기물모형 깡통기물모형 깡통을 정부부처 등에 보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 중이며 검찰은 ‘위계공무집행방해’로 1년 6개월을 구형한 상태이다.
 반핵평화 운동가인 이경자 AWC 한국위원회 운영위원은 핵폐기물모형 깡통기물모형 깡통을 정부부처 등에 보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 중이며 검찰은 ‘위계공무집행방해’로 1년 6개월을 구형한 상태이다.
ⓒ 이경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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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에 기소된 게 문제가 된 것은 아닌가?
"핵폐기물모형 깡통을 정부 부처와 관공서, 언론사 등에 보낸 것과 관련해 검찰이 '위계공무집행방해'로 (1심 결심공판에서)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확언하긴 어렵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한다. 근데 이 일은 한 번 따져봐야 한다. 핵폐기물모형 깡통을 정부 부처 등에 택배로 보낸 이유는 일종의 퍼포먼스였다.

반핵운동 기획을 하면서 누군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해서 벌인 일이었다. 핵폐기물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다. 그리고 퍼포먼스라는 걸 알리기 위해 모형을 만다는 과정을 동영상도 촬영했다. 깡통 안에는 핵폐기물이 아니라 반핵 메시지를 적어서 넣었다.

핵발전소 지역과 대전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로 했고, 먼저 영광핵발전소 지역 주민들과 반핵 단체들이 80여개 정부 부처와 언론사, 신청받은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택배를 받은 몇 곳에서 문의 전화가 왔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 퍼포먼스인 것이 알려지면서 위험물 신고를 철회하기도 했고, 경찰 측에는 이후 2, 3차 발송 예정을 알리고 발송처 목록까지 제공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는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인식을 공유한 상태였다. 그 후에 대전에서 2차로 27군데 지자체와 정부 부처, 언론사 등에 택배를 발송했고, 과정은 모두 온라인에 공개되었다.

그런데 많은 지역에서 우편집중국에 경찰과 소방관들이 대거 출동하고, 방사능 측정 등을 하는 상황이 발생됐다. 심지어 제주에서는 택배가 실린 선박의 모든 차량과 수하물을 통제해 시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사전에 대응을 지시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 왜 G20 정상회의에 반대하나?
"날이 갈수록 차별과 불평등은 심화하고 있고, 전세계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노동 착취와 신자유주의는 확대강화되고 있고, 전쟁의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G20 정상회담은 자본과 군수 산업체를 대변하여 신자유주의를 확대 강화하고, 노동 착취를 더욱 고착하기 위한 절차에 불과하다.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같다. 핵 문제가 그렇다. 내가 알게 된 진실은 세상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G20 정상회담이 평화가 아니라 전쟁을 말하는 자리라는 걸, 알았다면 사람들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평화를 원하기에 G20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것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일본 정부의 반핵평화 활동가들에 대한 입국 금지는 명백히 국제법 위반이며, 정치 활동과 국제연대를 탄압하는 폭거다. 강력하게 규탄하고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국민의 인권과 정치적 자유가 탄압받는 상황에도 강력한 항의나 철회를 요구한 적이 없는 한국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항의를 표한다.

한일 양국 관계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나 일제 징용 노동자 문제로 대표되는 과거 청산부터 시작해야 진전이 가능하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일어나는 한일 노동자, 민중들의 교류와 연대를 어떤 이유로도 탄압하거나 금지하는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
  
 26일,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서 미일 제국주의 아시아 침략과 지배에 반대하는 아시아 행동(AWC)이 반핵 평화 활동가의 일본 입국 거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6일,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서 미일 제국주의 아시아 침략과 지배에 반대하는 아시아 행동(AWC)이 반핵 평화 활동가의 일본 입국 거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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