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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작가
 강한 작가
ⓒ 강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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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의 나이, 인물과 꽃, 자연 등을 소재로 감각있는 일러스트를 선보여서 많은 이들에게 감성을 전달하고 있는 강한 작가를 만났다.

그는 이름과는 다르게 곱고 아름다운 얼굴선을 가진 여성이었다. 일러스트레이터 강한이 가진 그림 철학과 일러스트 이야기에 대해 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
      
- 작가님께서는 예술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신 것으로 아는데 예고와 미대입시는 입시 중에서도 전쟁과 지옥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입시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요.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을 돌아보면 저는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아서 그런지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었어요. 보통 애들이 입시를 힘들어 하는 이유가 자기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시키는 그림만 그리고 그걸로 점수를 받게 되서 그런 것 같아요. 승부욕이 강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 주입식 교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대학교에서는 동양화를 전공했구요.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오히려 재밌던 추억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 동양학과를 전공하셨다고 했는데, 동양화의 특징은 어떤 점이 있을까요.
"수고스러움이 동양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수업하는 커리큘럼으로 말씀을 드리면 동양화는 파인아트(fine art)에 가깝다고 봐요. 대학교에 들어가면 저학년에서는 전통적인 기법을 활용한 수묵화, 민화, 산수화를 배우고, 고학년에는 그림만 그리는 순수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어떤 면에서 보면 서양화랑도 경계가 확실히 구분지어지지 않은 것도 같아요.

큰 특징을 꼽아보자면, 쌓아서 그리는 것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스며드는 특징이 있는 한지를 많이 이용하는데 종이를 한 번을 올리는 것과 여러 번을 올리는 것이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농도에 따라 다르기도 하구요. 단순히 켄트지에 그림만 그리면 되는 것이 아니고, 재료도 복잡해요.

장지라는 한지를 사서 합판에 밀가루풀로 바르고 아교를 물에 불린 다음에 타서 백반을 섞어서 밑칠을 서너 번 해서 물감도 일반 물감이 아니라 분채라는 것을 사서 가루를 빻아서 써요."
 
 강한 작가의 전시 사진 [1]
 강한 작가의 전시 사진 [1]
ⓒ 강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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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작가의 전시 사진 [2]
 강한 작가의 전시 사진 [2]
ⓒ 강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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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을 그리면서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제가 주로 작업했던 사진, 작품을 살펴봐요. 작업실에서 주로 작업을 하는 편이고, 어떤 소재나 주제로 그릴지 고민이 되거나 바로 안 그려질 때는 인스타그램에 스크랩 기능을 사용하여 저장해 놓은 것들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핀터레스트의 저장기능도 활용하는 편이구요. 

여러 웹사이트를 둘러 보면서 저장해 둔 많은 그림이나 사진들을 쭉 훑어 보기도 해요. 많이는 아니지만 주변에 물어볼 때도 있고, 은연중에 '아 그거 뭐하지 뭐하지'하면서 생각을 놓지 않으려고 애써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힘들긴 해요. 잡지 '대학내일'에는 작업을 해서 10개월 가까이 연재를 해오고 있는데, 주간지라서 매주 원고를 받고 매주 작업을 해야하는 것이 참 어려워요. 그럴 때는 사용하지 못했던 시안을 참고하거나 자료를 찾고 직설적인 표현을 하기 보다는 비유가 들어간 표현을 하려고 해요. 연상을 하려고 머리를 계속 굴려보려고 하죠."
   
 강한 작가의 작업실
 강한 작가의 작업실
ⓒ 강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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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에 대해서는 모방해서 재창조한다는 의견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이에 대한 작가님의 의견이 궁금해요.

"디자인은 모방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는 것 같아요. 완전히 모방을 해서 작업을 한다기 보다는 사실상 지금은 매체와 시각에 노출이 많이 되있고, 마음만 먹으면 아르헨티나에 어떤 아티스트의 작품을 볼 수도 있죠. 특히 인터넷을 통해서 다양한 작품을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와의 그림과도 비슷한 작품이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비슷한 유행에 맞춰서 살고 있고, 지금 미국에서 유행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도 시기는 다르지만 유행을 하고 있거든요." 

"도용 위험 감수해야 하는 일 화나... 저작권에 대한 인식전환 필요"


- 얼마 전에 중국 타오바오 사이트에 작가님의 그림이 도용 되어 판매가 된 것으로 아는데요. 그 일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얼마 전에 중국에 계신 제 팬분께서 인스타그램으로 제보를 해주셔서 알게 되었어요. 타오바오에서 제 그림을 판매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 번 확인을 해보라고 하셔서 알려주신 링크로 들어가보니 진짜 제 그림이더라고요.

심지어는 판매하지도 않은 작품, 외주로 작업했던 것들에 계약서까지 썼던 것도 보였어요. 저라는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함께 일했던 회사쪽에도 불편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책이나 컨텐츠의 삽화로 쓰였던 그림이 이렇게 불법으로 판매가 되면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타오바오에서 디자인을 도용 후 판매하고 있던 엽서
 타오바오에서 디자인을 도용 후 판매하고 있던 엽서
ⓒ 강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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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작가가 직접 생산한 엽서
 강한 작가가 직접 생산한 엽서
ⓒ 강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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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되는 그림이 쓰였던 회사 측에는 일일이 제가 캡쳐나 링크를 정리해서 이런 일들이 있는 것에 대해서 메일로 각각 알려드렸어요. 그 이후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많은 분들이 중국어로 메시지를 보내주셔서일시정지가 되고 게시물이 내려가긴 했어요. 물론 언제 또 다른 사이트에서 같은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거고, 지금 시대에서는 SNS로 업로딩을 하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어느 정도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이 창작자로서 화가 나더라고요.

그만큼 저작권 인식이 낮고, 모방하고 법을 어기는 일을 하는 중국 사람들도 나쁘죠. 그런데 불법인것을 알고도 그 그림을 우리나라 분들이 저렴한 가격에 수입을 해와서 한국에서 공동구매나 인스타그램으로 판매하는 사람들이 더 못된 것 같아요."   

- 그렇다면 저작권을 무단 도용하는 등의 일들로 피해가 생기는 경우, 적절한 대처 방법은 없을까요.
"
우선 그림에 대한 저작권 인식이 높아졌으면 해요.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해외도 해외인데 특허나 저작권을 일일이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은 완전 똑같이 베끼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조금만 변형하면 주관적인 부분이라 세세하게 처벌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요. 법적 공방까지 이어진다고 해도 변호사 선임 문제, 수임료 때문에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으신 것으로 알아요.

저 역시도 특별한 방법이 없기도 했지만, 먼저 이런 일을 겪으셨던 작가님들께 온 메세지들을 읽어보니 '복제나 도용을 한 두 번 당한 게 아니기도 하고, 이제는 제보 메일이 와도 일부러 읽어보지를 않는다' 스트레스가 많은데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생각엔 법도 법이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예를 들어 무단횡단도 무단횡단을 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 보다 행동 자체에 인식이 바뀌는 게 먼저라고 보고,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봐요. 사소한 것들을 하나하나 잡기가 쉽지 않겠죠."   

- 작가님이 그리고 싶은 그림은 어떤 그림인가요?
"너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제 자신에 대해 말할 때 소개 멘트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그 말이기도 하고, 일러스트를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지향하는 그림이기도 해요.

저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향유를 해줘야 상업적인 가치가 올라간다고 봐요. 제가 제일 보람을 느낄 때는 큰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거나 파급력이 있는 매체와 작업을 할 때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내 그림을 좋아해주고, 퍼져나가는 것은 무척 좋은 일이죠."

- 멘토나 멘토가 아니더라도 작가님이 힘들 때 찾아가거나 상담을 하는 선생님이나 선배님이 계실까요.
"저는 멘토는 없고, 오직 스스로만 믿고 그림을 그려요. 개인적으로 인생 스승으로 모시는 분은 없지만, 작년에 긴 시간은 아니지만 도예 공방을 다녔을 때 저를 많이 도와 주신 공방 선생님이 생각이 나요.

원래는 자기 작업을 하고 싶은데 결혼과 임신과 출산의 시기를 거치면서 작업을 못하고 계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가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서 상담도 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셨었어요. 자기도 나중에 브랜드를 런칭하고 쇼룸도 오픈하고 싶다는 말씀과 함께 도움을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한 여자가 요리 위에 치즈를 갈아 올리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
 한 여자가 요리 위에 치즈를 갈아 올리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
ⓒ 강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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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의 팬들은 남성분들보다 여성분들이 훨씬 더 많으실 것 같아요.
"전체 팬들 중에서 남성 팬 비율은 9% 정도 되는 것을 인스타그램으로 본 적이 있어요. 인스타그램은 일정 팔로워 수가 넘으면 비즈니스계정으로 전환을 할 수 가 있는데, 일정 기간동안 팔로워가 얼마나 들어왔고, 비율, 남녀성비, 팔로워들의 지역을 확인해 볼 수 있죠.

그래서 계정을 살펴보니 팔로워 성비가 여성 91%, 남성 9%로 나왔더라고요. 여성팬분들께서는 대부분 저를 보면 '어머! 저 작가님 팬이에요' 하면서 바로 알아봐주시고 인사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반면 남성팬분들은 평범하시고 조용하신 분들이 오셔서 제 작품을 보고 계시다가 조용히 '아 귀엽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제가 '네~ 귀엽죠! 제가 만든거에요'하면서 더 말을 거는 편이에요. 수줍어하시는 남성팬분들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지난 5월에 베리굿즈 전시회에 참가한 작가의 부스[2]
 지난 5월에 베리굿즈 전시회에 참가한 작가의 부스[2]
ⓒ 강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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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작가는 인터뷰를 마치며 청년들께서 꼭 포기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해보셨으면 좋겠다는 한마디도 덧붙였다.

당분간은 7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일러스트페어 준비 참여로 정신이 없을 것 같고, 평균적으로 몇 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페어에서 기존의 팬분들과 앞으로 자신의 그림을 만날 팬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무척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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