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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동일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제 이야기의 본질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과도한 최저임금의 부작용을 바로잡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동일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제 이야기의 본질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과도한 최저임금의 부작용을 바로잡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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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부산상공회의소 조찬 간담회에서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황 대표는 내국인에게 일정 임금과 세금 혜택을 주는 건 세금을 내는 등 국가에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온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똑같은 임금 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인을 상대로 외국인 임금 차등 지급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라는 점을 십분 이해한다 해도 황 대표의 발언은 기본적인 사실 관계부터 틀렸고, 어떤 면에서는 그 자리에 있던 상공인들까지 모욕하는 말이었다.

이주노동자들은 기여하는 게 없다?

우선 사실관계부터 짚어보면 이렇다. 황 대표가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온 바가 없다"는 말은 앞서 언급한 내국인과 연결시켜 보면 '외국인은 세금 납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세법이 국적을 따르지 않고 거주자냐 비거주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기본적인 세법 적용 원칙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대한민국 세법은 대부분의 OECD국가가 183일(1년 중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이들에게 과세하듯이, 거주 자격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이주노동자 연말정산 신고인원은 55만8000명, 소득액 신고액은 7707억 원이었다. 연말정산 대상이 아닌 49만9000명의 외국인 일용노동자도 700억 원을 신고하는 등 2017년만 해도 100만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가 8407억 원의 소득세를 신고했다. 

이처럼 이주노동자들은 내국인 노동자들과 똑같이 연말정산을 하지만, 신용카드 공제, 부양가족과 월세액 세액 공제도 못 받는다. 주택자금, 주택마련저축납입액 공제는 꿈도 못 꾸고, 의료비 등 특별세액공제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제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주노동자들이 기업 운영 뿐만 아니라 세금 납부 면에서도 내국인에 비해 결코 기여도가 낮다고 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혹자는 세금을 안 내는 미등록자, 흔히 말하는 불법체류자도 있지 않느냐고 따질 수 있다. 물론 미등록자들은 급여에서 세금을 공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 역시 이 땅에서 노동자이자, 소비자로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간접세를 내고 있다. 재래시장이나 중소도시 터미널 인근 택시 기사들에게 이주노동자들은 큰 손님이다.

사업주들뿐만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중에는 힘들지만 이주노동자들 덕택에 그나마 사업을 이어가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도 외국인은 대한민국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건 이주노동자들을 피고용인이나 소비자로 두고 있는 이들을 모욕하는 셈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온 바가 없다"는 발언은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고용하여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은 대한민국에 그동안 기여해온 바가 없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현재 중소제조업은 물론이고 농어업축산, 심지어 서비스 분야에서까지 사업주들은 지속적으로 외국 인력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 인력을 고용하는 사업주들은 황 대표의 말대로라면 대한민국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이들을 왜 굳이 더 고용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을까? 

장시간 노동, 낮은 인건비와 잦은 산업재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열악한 노동 조건을 기피하는 내국인 노동자들을 대신해 3D업종을 떠받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야말로 대한민국 산업 역군들이다.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이미 도태되었을 산업 현장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쯤은 황 대표도 모르지 않을 텐데, 왜 굳이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굳이 이주노동자 차별이 국제법으로나 국내법으로 정당하지 않다는 부분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양보한다 해도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는 부분에 대해 대부분의 내국인이 심정적으로 동의할 것이라는 점에서 황 대표의 발언은 외국인 혐오를 드러내는 극우 포퓰리즘과 맞닿아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주노동자 차별하면 내국인이 행복해질까?

극우 포퓰리스트들이 종종 간과하는 게 있다. 임금을 차등 지급하면 고용주는 내국인 고용을 기피하고, 내국인 노동자는 낮은 임금 때문에 외국인 고용 사업장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진다는 사실이다. 결국 외국인 고용은 점점 증가하는 반면, 내국인 노동 시장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내외국인 임금을 차별하는 것은 일부 고용주에게는 득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노동자들에게는 결코 득이 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가 2017년부터 건설일용직 노동자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적정임금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부분은 참고할 만하다. 

이 사업으로 서울시 발주 공사를 수주하려는 업체는 유급 휴일수당과 연차 유급수당, 휴일 근로수당 등 시간당 법정수당과 1주에 평균 1회 이상 유급휴일을 포함하여 시중노임단가 이상을 보장해야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업 시행 결과 적정임금이 지급되면서 지난 2018년까지 서울시가 발주한 공사현장에 투입한 공사인력 10명 중 9명 이상이 내국인이었고, 안전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적정임금 시범사업을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내국인 노동자 대신 그동안 값싼 이주노동자를 고용하여 인건비 차액을 챙겨왔던 기업의 경영 개선 노력과 정부의 지원책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지,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할 일이 아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내국인에게 적정 임금조차 지급하지 않아 왔으면서 외국인을 차별하자는 발상은 자본 생리도 모르고, 노동 시장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오늘날 이주노동자를 더 보내달라고 아우성치는 현장에서 목소리 큰 사람은 돈 없어서 힘든 사람들이 결코 아니다. 그나마 규모가 있고, 자본이 있는 사업주들이다. 

최근 이주노동자들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농촌 현실을 보면 왜 돈 있는 사람들 목소리만 큰지 알 수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광림 의원(자유한국당, 경북 안동)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소득 하위 농가 20%에 해당하는 1분위의 연간소득은 928만2000원에 불과했다. 반면 상위 20%(5분위)의 농가소득은 1억309만4000원이나 돼 최하위와의 소득격차가 무려 11.1배나 났다. 굉장한 소득 양극화다. 

현재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농업인들은 정부의 시설 현대화 지원 정책 등을 통해 규모화에 성공한 기업농들이다. 연간 소득 1억이 넘는 농가소득 상위 20%의 시설 농업인들은 농업 보조금 수급액에 있어서도 영세농들보다 갑절이나 더 받으면서도 외국 인력 배정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저소득 농가나 고령의 영세농업인들은 품앗이를 할 노동력이 필요해도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영농법인이 없고, 영농 사실 확인을 하고 신청하려고 해도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고용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인들과 경제지들은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돈 있는 시설농들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까닭에 농민들 사이의 양극화는 점점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농촌에 희망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역 경제인들과 조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역 경제인들과 조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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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을 법제화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제1야당 대표의 공언이 실현될까 두렵다. '이 세상에 아무런 기여도 않는 이들'은 차별해도 좋다는 말 속에는 혐오와 무지만 있는 게 아니다. 변상욱 YTN 앵커가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의 헝가리 참사 실종자 수색 관련 발언에 일침을 가했던 말이 떠오른다.

"'버릴 건 버려'라는 그 생각은 국격보다는 비용 논리, 강자의 오만과 이기주의가 응축된 행동이다." 

변 앵커의 표현에 비유하자면, "저급한 사회 인식과 감수성으로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제1야당 대표를 그에게 맡겨야 했던 우리가 불쌍하다".

황교안 대표님, 성경을 잘 아시죠?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지 도시에는 사람이 모이고 변화가 무쌍했다. 그에 비해 시골은 찾아오는 사람도 적고 변화 역시 드물어서 도시보다 훨씬 보수적이며 닫힌 사회였다. 그런 시골에서 외국인을 보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그랬다.

지금은 인구 구성으로만 놓고 보면 시골이야말로 가장 진보적이며, 열려 있는 곳이다. 그야말로 국제화되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 주민이 1만 명 이상 또는 인구 대비 5% 이상 거주하는 시군구가 전국 70여 지역에 이른다. 비수도권 지역 중 충북 음성과 진천, 전남 영암군 등은 인구 대비 10% 이상이 외국인인 자치단체다. 울주, 고령, 함안, 진도, 성주, 창녕, 고성군 등은 주민 대비 5%가 넘는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2019년 현재, 부모 중 한 명이 외국계인 학생들은 전체 학생의 2%가 넘는데, 수도권을 벗어나면 그 비율은 평균 4%를 넘는다. 그중에 초등학교만 놓고 보면, 시골은 전체 아동의 20~40%가 엄마 아빠 중 한 명이 외국 출신이다.

학생만 그런 게 아니다. 노동자들을 놓고 보면 그 비율은 더 높다. 통계청에 의하면 현재 농어촌에서 일하는 10명 중 6명은 60세 이상인 노령층이다. 제주도의 경우 선원 노동자로 일하려는 젊은 사람들이 없다 보니, 인도네시아와 중국 노동자들이 아니면 선상 작업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선장과 기관장, 갑판장을 빼면 선원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는 말이다.

이처럼 농어촌이 인적 구성에서 국제화되며 변화하고 있지만, 그 속의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있다. 농어촌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 현실을 보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고, 오히려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 특별히 이주노동자들의 급여와 숙소를 비롯한 권리에 대해서 그렇다.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신비엔(40)은 한 달에 두 번 쉬면서 매일 평균 11시간씩 일하는 조건으로 월 150만 원을 받기로 하고 모 농업인과 계약했다. 하지만 허리 통증으로 보름 만에 그만둬야 했는데, 겨우 48만 원을 받았다. 어업 분야 노동자들도 현실은 비슷하다.

이처럼 농어업 분야 이주노동자들은 실제 근무한 시간으로 따지면 최저임금으로 300만 원 이상 받아야 정상이지만, 농어촌은 근로기준법이 통하지 않는다. 주 6일에 하루 8시간을 근무해도 최저 187만 원을 받아야 하지만, 농어업 분야 이주노동자들은 숙소 제공 등을 이유로 한 공제액 때문에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게 계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촌 이주노동자들의 숙소는 대부분 비닐하우스 안에 설치된 컨테이너인데, 고용주들은 급여에서 숙소 비용을 공제한다. 이런 식의 급여와 숙소 제공은 과거 산업연수생 제도일 때에 비하면 더 나빠졌다. 산업 연수생들을 고용하려는 업체는 최저임금을 지키며 숙식을 무료로 제공해야 했다. 물론 당시는 제조업체에서만 산업 연수생을 쓸 수 있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정부가 나서서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제한하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이익집단에 의한 인권침해였다.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이익집단의 불법행위를 근절하려고 산업 연수제 폐지를 주장했고, 관철시켰다. 그렇게 탄생한 외국인 고용허가제지만, 농어업 분야에서 산업연수제보다 못한 노동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은 역설도 그만한 역설이 없다.

이처럼 환경은 변했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오늘날 농어촌 현실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성경은 "그 품삯을 당일에 주고 해 진 후까지 미루지 말라. 이는 그가 가난하므로 그 품삯을 간절히 바람이라.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지 않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네게 죄가 될 것임이라"(신명기24:15)고 했다. 품삯을 미루지 말라는 말씀 속에는 노동자의 품삯을 후려치거나 갈취하지 말라는 경고 또한 담겨 있다. 신명기는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면서 정당한 대우를 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죄 없다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말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고, 그분의 가르침에 순종한다는 뜻이다. 하나님 말씀은 배워서 지식을 더하기 위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종하라고 주어지는 것이다. 말씀에 순종함으로 말씀을 제대로 배웠다고 할 수 있다. 

황교안 대표가 정녕 성경을 믿는 신앙인이라면 이주노동자를 정당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공언했어야 한다. 차별과 편견, 착취가 일상인 이 땅은 의에 주리고 목마르다. 그리스도 안에 사는 사람들은 의에 주리고 목마른 세상을 사는 모든 피조물들과 공존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시대가 변했다. 왜 변화를 거부하려는가? 정치인 황교안 대표에게 성경을 아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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