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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제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 계획'을 처음 공개한 것은 지난 4월 12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일곱 번째 한미정상회담에서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앞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멈춰버린 북미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중재자 혹은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본격 준비하고 추진해야"
 
2018년 4월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뒤로 한 채 환영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 군사분계선 뒤로 한 남-북 정상 2018년 4월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뒤로 한 채 환영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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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돌아온 직후인 4월 15일 오후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의 뜻이 확인된 만큼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됐다"라며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의 근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사흘 전인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한 시정연설에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이 연설에서 "미국이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는 것과 "올해 말까지"라는 시기를 조건으로 달긴 했지만, 북미대화 재개와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긍정적인 의사를 드러낸 연설이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직후 대북특별사절단 선정과 파견 등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사흘 뒤인 4월 18일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열려 제4차 남북정상회담 준비 등을 논의했다.

북한의 두 차례 미사일 발사에도 대화 기조 유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을 하며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위원장과 함께! 2018. 5. 2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 문재인 대통령, 통일각 방명록 작성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을 하며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위원장과 함께! 2018. 5. 2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 사진제공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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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이 지난 5월 4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하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남북과 북미를 포괄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는 듯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KBS와 진행한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에서 이러한 미사일 발사를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향한 시위성 성격"이라고 분석하면서 "조속한 (북미) 회담을 촉구하는 성격도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긍정적 해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신뢰 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단거리 미사일들이었고, 심지어 일부는 미사일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5월 10일). 심지어 자신의 외교·안보분야 핵심참모인 존 볼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이견을 드러내면서까지도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몇 개의 작은 무기들(some small weapons)"라고 표현했다(5월 26일).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신뢰관계를 거듭 확인하며 북미대화 재개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이미 지난 5월 7일 스물한 번째 한미정상간 통화에서는 한국의 대북식량지원을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라며 지지 의견을 낸 바 있다.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카퍼레이드 하며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는 모습.
▲ 카퍼레이드 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카퍼레이드 하며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는 모습.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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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 속에서 제4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발언이 나왔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가 지난 7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미정상회담 전에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코셔슬리 옵티미스틱(cautiously optimistic,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만나기 힘들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라고도 했다.

그런데 이 관계자의 발언 직후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6월 남북정상회담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노력은 계속 진행 중이고, 조심스럽게 긍정적이라는 말은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총론적 답변이지, 6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답변이 아니다"라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앞선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발언은 제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 접촉이 계속 있었고, 그 성과로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에 제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특히 "낙관적인 좋은 결과"라는 표현에서는 남북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듯한 뉘앙스마저 느껴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할 것으로 보이는 6월 29~30일 이전에 남북정상이 판문점 등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현지시각)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에서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 오슬로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 말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현지시각)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에서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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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발언은 문 대통령에 의해 뒷받침됐다. 북유럽 3개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에 방한하기로 돼 있는데, 그 이전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는 북미대화 재개를 추동할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기 전에 열자는 제안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 역시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라고 강조하며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결단한다면 제4차 남북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에서 돌아오는 17일 이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로 떠나는 28일 이전 기간 내에 열릴 수 있다.

청와대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13일 오후 기자들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은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이제까지 그래 왔고, 물밑이든 공개적이든 최종 협상이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그때 저희가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심스러운 설명이지만 문 대통령의 '트럼프 방한 전 남북정상회담 개최' 제안이 나온 만큼 제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북측의 결단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도 북측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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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제4차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선택에 달렸다"

태그:#제4차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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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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