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밀양‧청도 송전탑 건설 당시 경찰이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불법 인권침해를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 경찰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아래 진상조사위)는 13일 지난 1년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울주군에 있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서 생산할 전력을 경남 창녕에 있는 북경남변전소로 수송하기 위해 경남 밀양 단장‧산외‧상동‧부북‧청도면에 765㎸급 송전선로, 경북 청도군 풍각‧각북면에 345㎸급 송전선로를 건설했다.

밀양과 청도 주민들은 밀양765㎸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2011년부터 공사 현장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싸웠다. 이를 철거하려는 과정에서 2012년 1월 16일 주민 1명이 분신사망했고, 2013년 12월 6일 유한숙 어르신이 음독사망했다.

경찰과 한전, 밀양시는 2014년 6월 11일 움막 농성장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을 단행했는데, 이때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이후 대책위는 당시 공권력 집행의 적절성에 대한 진상조사를 계속 요구해 왔다. 

진상조사위 "경찰 책임 인정하고 제도 개선 해야"
 
 밀양시와 경찰이 11일 오후 밀양 단장면 용회마을 승학산 정상에 있는 101번 송전철탑 공사장 부지의 움막을 강제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단행한 가운데, 움막 지붕에서 농성하던 조성제 신부가 이수환 밀양경찰서장(오른쪽 서 있는 사람)의 면담을 요구하며 부르고 있다.
 밀양시와 경찰이 2014년 6월 11일 오후 밀양 단장면 용회마을 승학산 정상에 있는 101번 송전철탑 공사장 부지의 움막을 강제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단행한 가운데, 움막 지붕에서 농성하던 조성제 신부가 이수환 밀양경찰서장(오른쪽 서 있는 사람)의 면담을 요구하며 부르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진상조사위는 '경찰의 책임 인정과 사과',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진상조사위는 "밀양·청도 주민들이 한전의 송전탑 건설 사업으로 인하여 입은 재산적 피해와 정신적‧신체적 건강 피해에 관하여 정식으로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른 치유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는 "경찰은 밀양·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에 대하여 불법사찰‧특별관리‧회유 등으로 부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하여 주민들 간의 갈등을 가중시켰다"고 했다.

또 진상조사위는 "송전탑 공사반대를 막기 위해 과도한 공권력 투입 등으로 인권을 침해한 사실 등에 대해 반성하고, 재발방지를 위하여 공공정책 추진 과정에서 공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경찰력 투입 요건과 절차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방안을 마련하라"고 경찰청에 권고했다.

"정보경찰 통해 주민 사찰하고 겁박"

구체적으로 진상조사위는 "행정대집행 당시 경찰이 알몸 상태로 농성 중이던 할머니들을 남성 경찰들을 동원해 끌어냈으며, 다른 주민들을 상대로는 칼, 커터기 등 위험물질을 사용하여 끔찍하게 끌어냈다"고 밝혔다. 또 "당시 진압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경찰이 제시한 움막 내 위험물질에 대한 정보는 상당 부분 허위 과장되었다"고 덧붙였다.

또 진상조사위는 "정보경찰을 통한 광범위한 주민 사찰과 감시, 합의 종용, 겁박의 실상이 비록 일부이지만 확인됐다"라고 발표했다. 행정대집행 때 과도한 경찰력을 배치하고, 경찰관이 기자 출입증을 착용하기도 했던 사실도 이번에 밝혀졌다.

2012년 1월 주민의 분신 사망 당시 경찰은 사인을 '실화에 의한 사고사'로 처음에 발표했고, 2013년 12월 유한숙 어르신의 음독 자결에 대해 사인을 축소 발표했다.

또 진상조사위는 2013년 5월 부북면 위양마을 127번 송전탑 현장에서 정아무개 주민의 자결 기도와 80대 이아무개 할머니가 폭력 진압으로 실신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2014년 1월 상동면 고답 마을 숙영지 설치 당시 경찰이 주민들의 식사판을 걷어차며 강제로 진압하고 2명의 할머니 손등에 칼로 벤 상처가 났던 사실도 진상조사위를 통해 밝혀냈다.

또 경찰은 2013년 10월 상동면 여수마을에서 밤샘 노숙 농성 중이던 주민들이 배가 고파 라면을 끓이기 위해 모닥불을 피우자 이를 강제로 꺼버리고 '산림법 위반으로 입건한다'고 주민들을 겁박했으며, 당시 공사 현장 입구에서 단식 중이던 상동면 여수마을 김아무개 주민을 강제로 후송한 사실도 드러났다.

진상조사위는 공권력은 주민들에 대해 기본권을 유린한 광범위한 통행제한을 하고, 채증과 폭언 경찰관에 대한 비호와 솜방망이 징계, 감찰 거부 등의 실체를 자료와 증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청도 송전탑 사건의 경우, 경찰은 청도 송전탑 반대주민에 대하여 의법처리와 강경 대응기조를 갖고 있었고, 경찰은 한전 측의 반대주민 등에 대한 폭력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진상조사위를 밝혔다.

2014년 7월 경찰이 텐트를 부수고 들어와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하였고, 주민들은 다치기도 했으며, 한전 직원들이 주민들과 연대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경찰에 인계했다. 당시 끌려가는 여성의 옷이 벗겨지는 일이 있었고, 경찰의 '미란다원칙 고지' 등이 주민 등에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민대책위 "폭력 진압 등 최초로 공식 인정... 윗선 개입 조사는 미흡"
  
 밀양시와 경찰이 11일 오전 밀양 부북면 평밭마을에 있는 129번 철탑 현장의 움막농성장을 강제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단행한 뒤, 할머니 6명이 구덩이에 들어가 저항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덮개를 뜯어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밀양시와 경찰이 2014년 6월 11일 오전 밀양 부북면 평밭마을에 있는 129번 철탑 현장의 움막농성장을 강제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단행한 뒤, 할머니 6명이 구덩이에 들어가 저항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덮개를 뜯어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는 이번 진상조사위 발표에 대해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 송전탑 건설 강행과 그에 따른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한 폭력 진압, 주민 사찰과 감시, 통행 제한, 채증, 주민 매수 등의 실상이 최초로 공식 인정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 송전탑 건설 강행의 이유와 배경, 배후 및 윗선 개입에 대한 조사가 매우 미흡한 것은 한계"라고 했다.

대책위는 "밀양과 청도 주민들은 위와 같이 그동안 주민들이 줄기차게 주장한 경찰의 참혹한 인권유린과 폭력의 실체가 그 일부라도 국가기구에 의해 인정된 사실에 안도한다"며 "그러나 이번 조사는 그 전체적 실상과 책임 소재 규명에는 매우 미흡했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대해, 대책위는 "주민들이 제기한 인권유린과 폭력진압 사건들의 실체는 인정되었으나, 이 사건들의 가해 당사자인 경찰의 구체적 책임 소재가 규명되지 못했다"고 했다.

또 이들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10월부터 매일 3200명 연인원 38만 명의 경찰력을 밀양에 동원하고, 100억 원에 가까운 경비를 지출하면서 인권을 유린한 살인적인 진압이 2014년 6‧11행정대집행까지 이어지게 된 배후와 윗선의 개입 여부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했다.

대책위는 "일부 주민활동가에 대한 기획체포 의혹과 무리한 구속, 2013년 10월 공사를 앞두고 개최된 공안기관 대책회의,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 문건 등을 통해 그 실체가 드러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주민 진압 및 사법처리 경위에 대한 심층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대책위는 "경찰 정보관들이 한전의 행동대원과 다름없이 마을에서 활동하면서 광범위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주민들의 합의를 종용 겁박한 사실에 대해 그 일부밖에 밝혀지지 못한 점 등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청도 송전탑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위 결과에 대해, 대책위는 "갈등의 원인이 되는 송전탑 부지 선정 과정에 대한 한전의 불법성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였으며 송전탑을 반대하는 주민은 22~23호기 사이의 송전선로만이라도 지중화를 요구하였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한전의 폭력성에 대한 규명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고 했다.

또 "이른바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 뇌물수수 및 청도서 직원 선물수수 사건과 관련하여 한전과 경찰의 유착 관계, 뇌물수수의 규모, 배경과 범위 등에 대하여는 추가 수사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에 재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분명히 규명되어야 되어야 함에도 재수사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주민들이 제기한 인권유린 및 폭력진압 사건들의 실체는 인정되었으나, 이 사건들의 가해 당사자인 경찰의 구체적 책임 소재가 규명되지 못했다"고 했다.

대책위는 "경찰 조사가 매우 미흡했다"며 "진상조사위가 구체적인 민·형사적인 책임 소재와 당사자 관계를 적시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경찰과 정부에 대해, 대책위는 "경찰청장은 진상조사위가 인정한 인권탄압 사례에 대해 인정하고 주민들에게 성실하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대책위는 "경찰은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통행권 제한, 채증, 행정대집행시의 행동 규칙, 경찰력 투입 요건과 절차를 전면적으로 개혁하라", "경찰은 밀양과 청도에서 불법사찰, 회유, 매수 행위 등으로 한전 직원의 역할을 대행한 정보경찰을 전면 개혁하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정부는 진상조사위의 권고에 따라 인근 주민들의 재산적 피해와 정신적‧신체적 건강 피해에 관하여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른 치유방안을 마련하라"고 제시했다.

한편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는 오는 17일 오전 11시 경북지방경찰청 앞에서 이번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