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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관광객 때문입니다. 제주도를 헐값에 소비한 우리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이 기획은 제주도가 관광객에게 보내는 '청구서'입니다. [편집자말]
 제주를 상징하는 풍경 중 하나인 '오름'
 제주를 상징하는 풍경 중 하나인 "오름"
ⓒ 고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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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흐름입니다. 흐른다는 것은 모자란 곳은 채우고 넘치는 곳은 덜어주는 과정입니다. 그러기에 여행은 더 이상 개인주의 쾌락만으로 채워서는 안 됩니다. 여행이라는 사람들의 흐름을 통해 다양성이 존중 받고, 환경이 보전되며,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 균형 이룬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도시와 농촌의 균형은 물론 사람 사이의 균형도 여행의 흐름에서 맞추어 갈 수 있습니다. 여행은 만남이고 공감이며 배려이기 때문입니다. 

한때는 돈만 내면 마음대로 과하게 즐겨도 된다는 식의 여행이었지만 지금은 여행 윤리를 생각하며 자신의 여행을 평가해 봐야 할 때입니다. 여행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소비나 행동이 여행지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제주를 여행하는 여행자 여러분 자신이 어떤 여행자인지 한번 평가해 보시겠습니까?

여러분은 어떤 여행자인가요?  
 
제주 땅에 매립되는 쓰레기 14일 제주시 회천동 제주회천매립장에 쓰레기가 매립돼 있다.
▲ 제주 땅에 매립되는 쓰레기 14일 제주시 회천동 제주회천매립장에 쓰레기가 매립돼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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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 여행 1번지' 제주도가 요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연 1500만 명 이상 과하게 쏟아지는 여행객으로 쓰레기와 오폐수는 처리용량을 넘어섰고, 넘쳐나는 여행객으로 도로는 막힘이 심해지고 지역 주민들은 불편합니다.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은 땅값과 집값이 덩달아 비싸져 지역 주민들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도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사생활 공간도 무분별하게 관광지화되면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습니다. 곳곳이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과잉관광) 현상이 나타고 있는 것입니다. 

제주도에 넘치는 여행객은 단순히 쓰레기 문제나 교통, 하수 문제로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더 많은 여행객 유치를 위하여 난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행객 4000만 시대를 준비하여 조그만 섬에 제2공항을 추진하는가 하면, 동물권을 훼손하는 사파리가 2개나 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경관이 아름답고 생태적, 지질적 가치가 높은 지역에 새로운 개발 사업들이 속속 진행되면서 제주도는 자멸의 길로 이미 들어선 상황입니다. 

이제 제주도 여행은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제주도 여행 정책은 여행객 수를 제한하고 질 높은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고, 여행자는 지역을 배려하여 공정해야 하며 제주 정체성을 공감하는 착한 생태관광이어야 합니다.

생태관광은 환경보전과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을 위하여 자연 지역으로 떠나는 책임여행을 말합니다. 핵심은 지역 존중과 환경 보전입니다. 여행자의 행동이 자연과 지역에 물의를 일으키지는 않는지, 여행 소비가 누구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판단하는 책임이 있는 여행입니다. 

네 가지 실천 방법
 
 제주 생태관광 체크리스트
 제주 생태관광 체크리스트
ⓒ 고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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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의 단호한 변화가 있어야 지역 주민들은 관광에서 소외되지 않고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 소득이 지역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제주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 제주 여행을 준비하는 여러분께 당부드리는 마음으로 생태관광을 하는 구체적 방법 몇 가지 말씀 드립니다. 여행의 요소 중 여행지, 숙소, 식사, 교통을 어떻게 선택하느냐가 중요하겠습니다. 

첫번째, 여행지는 자연과 역사, 문화, 예술을 볼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화산섬으로서 특별한 경관과 생태적 가치가 있는 한라산, 오름, 곶자왈, 바다, 용암동굴, 하천, 습지, 뱅듸, 용천수를 계절과 날씨에 맞춰 알맞게 찾으면 좋습니다. 이와 함께 마을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마을 주민 해설사의 해설도 듣고 체험도 할 수 있으면 더 할 수 없이 착한 여행입니다. 

두번째, 숙소를 선택할 때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곳을 이용하고, 수건과 이불은 여행기간 동안 자주 바꾸지 않습니다. 물론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고 전기 사용 역시 줄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숙소에서는 여행자와 지역 주민이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제주다운 제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지요.

세 번째, 식당 역시 지역 주민이 지역 재료를 이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먹는 음식 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지역성),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지속가능성), 얼마나 많은 것인지(희소성)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 할지라도 너무 먼 거리에서 생산된 것이면 에너지 소비가 많으므로 착한 여행자들은 선택을 자제해야 합니다. 멸종되어 가는 것과 바르게 생산되지 않은 재료 또한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교통입니다. 착한 여행자라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를 최대한 줄이거나 상쇄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걷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여행은 여행의 깊이도 깊게 하고 도로 막힘을 해소하는가 하면 미세먼지도 줄이고, 기후위기를 피합니다.

2박3일 제주를 여행하는 한 사람은 보통 313.9016 kg의 CO₂를 배출합니다. 이를 최대한 상쇄시키는 여행 행동이 필요합니다. 여행 기간 중 탄소를 상쇄 시킬 수 있는 몇 가지 행동요령을 그림으로 소개합니다. 2박3일 동안 얼마만큼의 탄소를 줄일 수 있는지 계획하고 실천 바랍니다. 
 
 제주 생태관광 체크리스트
 탄소상쇄 계산기.
ⓒ 고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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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여행자의 '의지'

어쩌면 제가 제안한 몇 가지가 여행자 여러분께는 다소 추상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현지 사정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모든 조건을 갖추는 착한 여행 계획을 세우기란 쉽지가 않을 겁니다.

이를 돕기 위해 제주도에는 여행자와 마을, 좋은 여행사를 지원하는 (사)제주생태관광협회(www.jejuecotour.com)가 있습니다. 홈페이지나 유선 전화를 이용하여 문의 하면 대상과 시기, 여행 주제에 맞게 조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환경부 지정 생태관광지 동백동산 선흘1리, 효돈천 하례리, 저지오름과 곶자왈 저지리 마을로 연락드려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여행지, 숙소, 식당, 교통 외에도 착한 여행자가 되기 위한 중요한 것은 여행자의 변화 의지입니다. 본인의 시간이고 돈을 냈다고 해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여행 말고 지역 문화를 존중하고,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제품을 사고, 여행지에서 배운 철학을 삶에 적용하여 변화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여행자와 여행지는 동반 성장을 할 수 있고,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 사이 균형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제주도, 이제 더 이상 싸구려 여행자만 무더기로 받아 자연과 지역을 훼손하는 관광지가 되지 않겠습니다. 수용력을 지켜 여행자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관광지로 여행자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여행자 여러분의 착한여행 당부 드리는 오늘도 바람은 섬의 돌담길을 지나 바다로 흐르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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