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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양동초등학교 A 학부모는 학교로부터 급한 전화를 받았다. 아이가 복통을 호소하는데 보건교사가 없으니 상태 확인을 위해 학교에 오라는 담임교사의 전화였다. 직장에 다니던 A씨는 급하게 월차를 내고 학교로 가 아이의 상태를 직접 확인해야만 했다.

그는 "아이들이 언제 다치고 아플지 모르는데 학생 수가 적어 보건교사가 근무하지 않는다는 말에 황당했다"면서 "보건교사만 있었더라면 아이의 상태를 금방 확인하고 조치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례 2

작은 학교로 부임한 B 교장은 학교에 보건교사가 있어 큰 힘이 된다. 보건교사가 단순히 아이들의 건강관리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관리에서부터 고민상담, 성교육까지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근의 작은 학교 교장은 보건교사가 없어 여러가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면서 "예전엔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에는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한명의 보건교사가 여러 학교에 순환근무 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마다 보건교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역 소규모 학교가 보건교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만 교육청은 예산 문제로 보건교사 채용에 미온적이다. 경북 경주지역 초·중·고등학교 보건교사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83개 학교 가운데 24%에 해당하는 20개 학교에 보건교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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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보건교사 배치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43개 학교 가운데 81.44%에 해당하는 35개 학교에 보건교사가 근무하고 있다.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는 소규모 학교인 서라벌초와 천포초, 모량초, 연안초, 영지초, 석계초, 괘릉초, 양동초 등 8개 학교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교사 배치 현황을 살펴보면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보건교사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교의 경우 보건교사가 근무하는 학교는 전체 20개 학교 중에서 70%에 해당하는 14개 학교로 산내중, 양남중, 아화중, 감포중, 양북중, 무산중, 안강여중 등 6개 학교에는 보건교사가 근무하지 않는다.

고등학교는 전체 19개 학교 가운데 68.4%에 해당하는 15개 학교에 보건교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감포고, 무산고, 경주화랑고, 삼성생활예술고 등 4개 학교에는 보건교사가 근무하지 않는다.

경북도 66%만 보건교사 채용

경상북도 전체 보건교사 근무 현황을 살펴보면 경주지역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927개 학교 가운데 66.8%에 해당하는 619개 학교만이 보건교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나머지 308개 학교는 보건교사가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주지역 채용률 76%보다 10% 정도 낮은 수치이다.

경북도 초등학교 보건교사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470곳 초등학교 가운데 72.3%에 해당하는 340개 학교에 보건교사가 근무하는 반면 120개 학교는 보건교사가 없는 실정이다.

중학교는 더욱 심각하다. 경북도 전체 262개 중학교 가운데 48.1%에 해당하는 126개 학교만이 보건교사가 근무해 절반이상의 학교에는 보건교사가 없는 실정이다.

도내 고등학교 상황은 중학교에 비해 나은 편이다. 경북 전체 187개 고등학교 가운데 77.5%에 해당하는 145개 학교에 보건교사가 근무해 중학교 48.1%보다 30%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도 교육청은 2017학년도에 14명, 2018학년도 28명, 2019학년도 37명 등 매년 보건교사를 채용하고 있지만 전체 학교에 보건교사를 채용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도교육청 학생생활과 배연숙 장학사는 "매년 보건교사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채용하기는 어렵다"면서 "경주 지역의 경우 하반기부터 기간제 보건교사를 채용해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를 대상으로 순회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경주교육지원청은 오는 9월 1일부터 기간제 보건교사 2명을 채용해 초등학교 8곳과 중·고등학교 12곳 등 20곳을 순회하면서 보건교육과 건강관리 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결국 예산 문제

학교보건법 제15조에 따르면 모든 학교에 학생들의 보건교육과 건강관리를 맡는 보건교사 채용이 의무다. 서울과 경기, 부산 등은 90% 이상의 학교에 보건교사가 배치된 반면 경북도는 학생 수 부족으로 인한 폐교 위기 학교 증가 등의 이유로 보건교사 채용을 미루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청은 예산 문제로 보건교사 채용에 미온적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경주의 경우 도내 다른 지자체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경기도와 부산 등 대도시에 비해 보건교사 근무 비율이 낮다"면서 "예산은 정해져 있는데 무조건 보건교사를 채용하기에 어렵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주신문 (이필혁)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보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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