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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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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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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몰래 뒤에서 나쁜 행동을 하다가 들키더니 이제는 아예 대놓고 보란 듯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사신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의 만남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양정철 원장이 지난 3일 취임 후 첫 외부 행보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를 잇따라 만나면서 서울연구원·경기연구원 간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그는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지자체 연구기관마저 정당공약, 선거전략을 짜는데 동원하려고 한다"고도 주장했다.

즉,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및 선거전략을 짤 민주연구원이 업무협약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지자체 소속 싱크탱크들을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서훈 국정원장과 양 원장의 만남을 두고 불 지폈던 '관권선거' 의혹의 연장선상이기도 했다.

"양정철, 업무협약 내세웠지만 총선협약"

나 원내대표는 "(양 원장이)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가 '청와대 말을 잘 듣는지, 내년 총선에 잘 협조할 것인지 살펴보라'는 대통령의 특명이라도 받아든 것 아닌지 싶다"며 "국회 수장에 이어 정보기관 수장을 만나더니 이제 수도권 수장들까지 모두 훑는 양 원장, 한 마디로 온 나라를 '친문(親文) 정렬' 시키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겉으로는 업무 협약을 내세우고 함께 정책 개발을 하겠다고 했지만 공약 개발로 보이고 총선 협약으로 보인다"며 "이제 눈치보지 않고 의식하지 않고 대놓고 각종 기관을 선거에 동원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민주연구원이 관권선거를 연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한국당은 이 상황을 앞으로 지켜보고, 국민과 함께 반드시 체크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 지적은 원내지도부에서만 나온 건 아니다.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과 광역지자체의 싱크탱크가 '정책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다는데 총선을 앞둔 시기라서 그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지자체장이 특정 정당의 당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지자체가 해당 정당의 전유물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민주연구원 측에서 밝힌 목적이라면) 여의도연구원을 비롯한 국회 교섭단체 소속 정당 정책 연구기관이 다 함께 참여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자"고도 제안했다.

같은 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김영우 의원(경기 포천가평)도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업무협약을 체결하면) 지방연구원들이 과연 집권여당으로부터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연구원과 경기연구원은 앞으로 민주연구원의 하부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이것은 집권여당의 총선승리와 장기집권 플랜"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연구원 "대구와 제주에도 같은 제안했는데?"
  
박원순 서울시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3일오후 서울 시청에서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과 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의 공동연구협약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3일오후 서울 시청에서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과 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의 공동연구협약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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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주연구원 측은 이 같은 한국당의 주장을 '오해'라고 반박했다.

특히 광역단체장이 한국당 소속이거나 무소속인 대구·경북연구원과 제주연구원에도 이번과 같은 업무협약 체결을 제안한 상태고, 서울연구원과 경기연구원 등에도 야당 싱크탱크의 업무협약 체결 제안 시 긍정적으로 수용할 것을 권유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세연 의원의 '여야 교섭단체 소속 싱크탱크의 공동 업무협약' 제안에 대해서도 "국회의장 직속 국회미래연구원이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민주연구원은 이미 이 제안을 수용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양정철 원장 부임 이전 2017년 8월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이 4당 연구원 원장들과 만나 공동 협력사업을 제안한 바 있으나 당시 여의도연구원 측에서는 당내 사정으로 여력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태그:#나경원, #자유한국당, #양정철, #박원순,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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