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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게임중독이 질병인가 아닌가에 대해 논의는 계속되었지만 합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에 6C51이라는 질병코드를 부여했습니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본 겁니다.   
  
게임중독을 정신질환이라 주장하는 근거

정신질환 판단은 일반적으로 DSM-5(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판)를 기반으로 합니다. DSM 기준을 만족하면 정신질환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지요. DSM은 미국정신의학협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가 발행한 분류 및 진단절차입니다. 

DSM에서 판단하는 게임중독 아홉 가지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터넷 게임에 대한 몰두(이전 게임 내용을 생각하거나 다음 게임 실행에 대해 예상함. 인터넷 게임이 일과 중 가장 지배적인 활동이 됨)
*주의점: 이 장애는 도박장애 범주에 포함되는 인터넷 도박과 구분된다.
2. 인터넷 게임이 제재될 경우 나타나는 금단 증상(이러한 증상은 전형적으로 과민성, 불안 또는 슬픔으로 나타나지만 약리학적 금단 증상의 신체적 징후는 없음)
3. 내성-더 오랜 시간 동안 인터넷 게임을 하려는 욕구
4. 인터넷 게임 참여를 통제하려는 시도에 실패함
5. 인터넷 게임을 제외하고 이전의 취미와 오락 활동에 대한 흥미가 감소함
6. 정신 사회적 문제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과도하게 인터넷 게임을 지속함
7. 가족, 치료자 또는 타인에게 인터넷 게임을 한 시간을 속임
8. 부정적인 기분에서 벗어나거나 이를 완화하기 위해 인터넷 게임을 함
9. 인터넷 게임 참여 때문에 중요한 대인관계, 직업, 학업 또는 진로 기회를 위태롭게 하거나 상실함

아홉 가지 중 다섯 가지에 해당할 시 게임중독으로 판정합니다.

WHO에서는 ICD라는 질병사전을 따로 편찬합니다. 현재 11차 개정판에 대해서 회의 중이며 결정된 내용은 2022년부터 적용됩니다. 이 결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모든 나라에 권고사항을 보냅니다. 그러면 각국들은 지침을 참고하여 예방책이나 치료책을 준비합니다. 이 ICD도 DSM을 참조하고 반대로도 참조합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것은 ICD에 게임중독이 등록되기 때문입니다. 25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ICD는 ▲12개월 지속하는 게임이용 ▲DSM의 4번, 5번을 반드시 포함하고 그 외 3가지 DSM 조건 추가 ▲ (뇌의) 기능손상 등의 조건을 더 충족해야 해서 DSM보다 기준이 더 엄격합니다. 여기까지는 이상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숨은 문제가 있습니다.

WHO는 더 깊이 숙고해야

첫째, 질병으로 분류하기에 연구 내용이 부족합니다. 옛날에 동성애가 사회적 편견과 더불어 부족한 의학적 근거로 정신질환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정신질환으로 규정되고 다시 질병이 아니라고 인정받기까지 20년이나 걸렸습니다. 그동안 이들은 정신병자로 계속 편견 속에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지금 게임중독에 대해서도 같은 상황입니다. 부족한 연구결과를 가지고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면 동성애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므로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둘째,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연구들 대부분이 정신의학과 교수들이 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게임을 정신질환으로 분류하면 정신의학과는 이익이 생기는 당사자가 됩니다. 게임회사들에는 담배나 술에 붙는 것처럼 소위 죄악세라는 세금이 붙게 됩니다. 거둔 세금은 게임을 하지 않도록 교정하는데 사용될 것입니다. 교정하는데 정신과 의사가 필요할 것이고 세금은 정신과 의사들의 월급이 될 것입니다. 이해관계에 놓인 당사자들의 연구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스티그마 효과 스티그마 효과
▲ 스티그마 효과 스티그마 효과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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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스티그마 효과입니다. 부정적으로 낙인찍히면 실제로 그 대상이 점점 더 나쁜 행태를 보이고 또한 대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속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스티그마 효과에 따르면 게임중독을 정신질환으로 규정하면 게임중독의 증상이 더 심각해집니다. 게이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계속됩니다.

이 시점에서 게이머들을 정신질환자로 규정하면 스티그마 효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게이머들에게 갑니다. 하워드 S. 베커의 낙인이론에 따르면 처음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으면 결국 스스로 범죄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게임중독을 치료하겠다고 정신질환으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게이머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넷째, 게임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합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게임과몰입 정책변화에 따른 게임산업의 경제적 효과 추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중 게임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부정적 인식이 퍼지면 국내는 물론 수출에도 제약을 받을 것입니다. 

다섯째, 게임중독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구분 지침이 부족합니다. 9가지 기준만으로는 외적인 스트레스 요인 때문에 게임에 빠지게 되거나 게임으로 해결하려 하는 때도 게임중독으로 분류해 버립니다. 원인은 외부에 있는데 게임이 원인인 것으로 몰아가게 됩니다. 

여섯째, 정신과의사에게 일방적으로 의존해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기준이 포괄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명확한 수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써놓았기 때문에 의사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DSM 5번(인터넷 게임을 제외하고 이전의 취미와 오락 활동에 대한 흥미가 감소함)과 같은 경우 흥미가 감소했다는 것을 어떻게 판단할지 그 근거를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대략 의사가 보기에 그렇다면 흥미가 감소했다고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심리학적으로 사람은 확증편향의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확증편향은 한 가지에 대해서 옳다고 생각하면 옳다고 강화시키는 정보만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경향입니다. 병원에 게임중독으로 진단을 받으러 간다면 이미 정신과의사는 게임중독이라는 생각을 하고 게임중독이 아닌 사람도 게임중독으로 진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과학적으로 객관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이 매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마약중독과 게임중독이 뇌 활성화 부위가 같다는 근거로 게임중독을 마약과 유사한 중독 행위라고 합니다. 사랑도 똑같은 뇌 부분이 활성화 되지만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일곱째, DSM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을 분류한 것은 환자를 구분짓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게임중독에 대한 연구 촉진의 의도였습니다. 즉 정식 질병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ICD는 연구촉진이 아니라 정식질병으로 올리고 치료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WHO의 질병 등재는 DSM의 질병 등록한 취지와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파급효과에 대한 고민이 덜 이루어졌습니다.

게임중독을 정신질환으로 분류하기는 시기상조입니다. 섣부른 판단으로 게이머들을 정신질환자로 대하는 것은 인권침해이자 마녀사냥입니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기 전에 연구를 더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WHO는 더 깊이 숙고하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 스티그마 효과 https://c11.kr/7gqn
- 게임과몰입 정책변화에 따른 게임산업의 경제적 효과 추정 https://c11.kr/7gq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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