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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드라마 <라이브>에서 여경 안장미분으로 나온 배종옥씨
 tvn 드라마 <라이브>에서 여경 안장미로 나온 배종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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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카메라 범죄가 지금처럼 사회문제로 인식되기 전, 친구가 공중 여자화장실에서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 소변을 보고 있는 와중에 옆 칸 문 밑으로 휴대폰 카메라가 불쑥 들어온 것이다. 친구는 소리를 질렀고 가해자는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도망갔다.

경찰에 신고만 하면 끝날 줄 알았지만 막상 더 힘든 건 피해자 진술이었다. 피해자인 친구를 앞에 두고 남자 경찰들은 가해자의 휴대폰에 찍힌 영상을 계속해서 재생하며 이런 걸 도대체 왜 찍는지 모르겠다면서 낄낄댔다. 놀라 울고 있는 친구에게는 당시 상황을 계속해서 상세하게 진술, 재연하게 했다. 친구에게 전해 들은 것인데도 직접 경험한 일처럼 절대 잊히지 않는 끔찍한 기억이다.

당시에 여자 경찰이 있었고 여자 경찰이 피해자 진술을 받았다면 이 정도로 끔찍한 기억으로 남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피해자에게 더 공감했을 것이고, 더 조심스럽게 진술을 받았을 것이고, 설사 남자 경찰들과 똑같은 태도를 취했다 하더라도 같은 여성이기에 덜 수치스러웠을 것이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좀 다를까? 여자 경찰의 비율은 점점 늘어나 이제 여자 경찰은 전체의 11.6%를 차지한다(2019년 여자 경찰 채용 비율은 28%다). 매년 높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민의 절반이 여성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비율이다.

경찰이라고 하면 범인을 잡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가해자가 있으면 피해자도 있다. 관점에 따라 가해자 엄벌보다 피해자 보호가, 피해자가 2차 피해 없이 안정된 마음으로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공적인 일을 처리하는 경찰인데 남자, 여자가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경찰을 찾아갈 때 좋은 일로 가는 일은 거의 없다. 좋지 않은 일로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경찰을 찾아갔는데 힘세고 덩치 큰 남자 경찰들만 있다면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상황이나 요구사항을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 수도 있다.

남자 경찰은 경찰, 여자 경찰은 여경?
 
 이번에 논란이 된 '대림동 주취자 공무집행방해'사건. 여경의 체포과정이 논란이 됐으나, 실제 경찰이 공개된 영상에서는 주취자 제압을 매뉴얼대로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논란이 된 "대림동 주취자 공무집행방해"사건. 여경의 체포과정이 논란이 됐으나, 실제 경찰이 공개된 영상에서는 주취자 제압을 매뉴얼대로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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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경찰의 몰카, 성추행 기사가 간혹 올라오지만 이를 두고 남자 경찰 무용론이라는 여론이 형성되지는 않는다. 남자 경찰이 시민을 제압하지 못하는 일도 종종 일어나고 동영상이 떠돌기도 하지만 경찰의 무기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으로 논의될 뿐 남자 경찰 전체의 문제로 환원되지도 않는다. 이는 '남경'이 시민을 제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경찰이 시민을 제압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건이 된다. 남자 경찰은 경찰이고 여자 경찰은 여경일 뿐이기 때문이다.

여자 경찰의 대응이 미숙했을 수도 있다.(경찰 측에서는 매뉴얼 대로 한 것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여자 경찰의 체력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가 논의해서 고쳐나가면 될 것이다.

하지만 마치 이와 같은 사건이 생기길 기다렸다는 듯이 이 일이 며칠 동안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포털의 메인 기사로 떠오르고, 연쇄살인사건이라도 난 것인 양 떠들썩 한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여성에 대한 혐오이자 백래시라는 단어가 아니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경찰젠더연구회의 한 회원은 "한 집단에서 소수자의 비중이 10% 초반일 때 이에 대한 혐오감이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불평등을 없애려면 그 수가 30%가 넘어가야 한다. 이번 대림동 여경 사건에 대한 공격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라고 말했다.

과거 경찰이라는 직업이 지금처럼 인기가 있지 않고 여자 경찰을 몇 명 뽑지 않을 때, 그리고 여자 경찰의 역할이 몹시 제한적일 때는 지금과 같은 체력기준이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경찰의 역할과 비율도 높여가고 있는 지금은 여자 경찰의 채용 체력기준을 다시 손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남녀차등한 체력 기준으로는 여자 경찰들이 경찰 조직 내에서 소외될 수 있어 여자 경찰들에게도 좋지 않다. 허나 이런 방식은 아니다. 일부 사건에서 촉발한 여경무용론에 떠밀려 급하게 체력기준만 강화해서 될 일이 아니다.

여자 경찰의 체력 기준은 강화 또는 동일하게 하되 여자 경찰의 비율은 계속해서 높여 나가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 여자 경찰의 비율은 전체의 겨우 11.6%이다. 경찰은 힘을 써서 범죄자를 제압하고 검거하는 역할도 해야 하지만 힘과 관계없이 피해자 진술도 받아야 하고, 피해자 보호도 해야 하며, 함정 수사도 해야 하고, 사이버 수사도 해야 하며 준법정신도 투철해야 한다. 힘센 경찰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 절반인 여성들이 좀 더 편하게 신고하고, 피해자 진술하고, 가해자가 되더라도 인권을 보장 받을 수 있으려면 더더욱 여자 경찰이 필요하다. 남자 경찰들은 거의 경험하지 못했을 성추행이나 몰래카메라 범죄 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피해자에게 더 공감하고 더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 줄 여자 경찰이 필요하다.

실제 현장에서 여자 경찰이 부족해 다른 지역에 지원을 나가는 경우가 많고, 성 관련이나 인권 문제 때문에 여자 경찰과 같이 나가지 않으면 당혹스러운 경우가 많은 등 여자 경찰 부족으로 애로사항이 많다고 한다. 여자 경찰의 필요성을 여기서 얼마나 더 나열해야 한단 말인가.

지금 여경무용론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나는 여자 경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여자 경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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