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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스승상' 상패.
 "올해의 스승상" 상패.
ⓒ 조선일보 문화재단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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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스승상'을 공동 주최해온 교육부와 조선일보, 방일영문화재단이 예비 수상자들에게 연구보고서를 받아놓고도 법규로 규정된 공개 절차를 밟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보고서 공개를 규정한 교육부 훈령을 어긴 것이기 때문에 행사 자체에 대해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상 예정자들에게 '10매 이내로 작성'토록 한 보고서 내용이 "동아리활동 보고서 수준으로 무척 부실하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이에 따라 수상자들에게 승진 점수(연구실적 평정점)를 무리하게 주기 위해 편법을 동원해 '연구실천대회를 요식행위처럼 벌여온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상 받아도 승진 점수 못 받는데...

23일 교육부와 실천교육교사모임, 조선일보 사이트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조선일보와 함께 해마다 유·초·중·고 교사 10~15명에게 스승상을 주면서 상금 1천만 원과 함께 교원 승진 점수 1.5점씩을 부여했다.

2001년 이 상을 만든 교육부는 2002년부터 조선일보와 공동 주최해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승진 점수는 첫 해부터 줬다. 특정언론사 스승상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이 행사에서 발을 빼기도 했다. 당시 승진 점수 부여 혜택 또한 사라졌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09년부터 다시 부활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관련 기사 <조선>이 주는 상은 왜 그렇게 많나)

교육부 관계자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언론사가 주는 스승상 가운데 수상자에게 연구(승진) 점수를 주는 것은 올해의 스승상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언론사 스승상은 승진점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느 교육부장관상이나 대통령상을 받은 교원도 승진점수를 받지 못한다.

이런 특혜 논란 말고도 승진점수를 주기 위해 스승상 주최 쪽에서 '편법을 동원해 요식행위식 보고서 작성을 조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스승상 만으로는 현행법상 승진점수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스승상 연구대회'란 것을 만들어 교육부훈령에도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연구대회 관리에 관한 훈령' 별표1을 보면 전국규모연구대회 20개 가운데 17번째로 '올해의 스승 교육발전연구실천대회'란 대회를 찾을 수 있다. 예비 수상자들에게 보고서를 쓰게 하는 방식으로 전국 단위 1등급을 주어 승진점수 1.5점을 받도록 한 것이다. 이 점수는 전국단위 1등급을 받거나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을 때 얻을 수 있는 매우 높은 점수다.
 2018년 12월에 시상한 '올해의 스승상' 본선 심사위원.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사회정책부장, 방일영문화재단 사무국장 등이 심사에 직접 참여했다. 교육부에서는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2018년 12월에 시상한 "올해의 스승상" 본선 심사위원.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사회정책부장, 방일영문화재단 사무국장 등이 심사에 직접 참여했다. 교육부에서는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 조선일보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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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상 행사라더니 연구대회 열고 있나...편법 요식행위 논란

이렇다보니 '수상자들이 낸 연구보고서가 요식행위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조선일보는 A4용지 10매 이내로 보고서를 쓰도록 했다. 최소 규정이 없기 때문에 1매를 써도 된다는 얘기다. 일반 연구대회의 보고서 분량이 50~100매인 점에 비춰보면 분량이 매우 적다.

게다가 조선일보는 "보고서는 수상했을 경우 연구 실적 평정점 1.5점(가산점)을 부여하기 위한 근거 자료"라고 설명하고 있다. 승진점수 부여를 위한 보고서 작성이란 점을 사실상 시인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운영하는 '올해의 스승상' 사이트의 '잦은 질문' 게시판에 적힌 글귀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작성된 수상자 보고서 상당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대회 수상자 보고서는 '에듀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기자가 직접 확인한 결과 최근 들어서는 2017년과 2018년 수상자 보고서 전체가 누락되어 있었다. 이전 해의 수상자 보고서도 상당수를 찾을 수 없었다.

현행 교육부령인 '연구대회 관리에 관한 훈령'은 제16조(입상작 공개)에서 "(연구대회) 개최조직은 입상작을 30일 이내에 연구대회 네트워크(에듀넷)에 공개해야 한다"면서 "주무부서는 입상작을 공개하지 아니하는 개최조직을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 등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훈령은 "경고, 한시적 인정취소, 인정취소" 등의 조치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기자가 22일 해당 내용에 대한 취재에 들어가자 교육부는 23일 누락된 보고서 30개를 한꺼번에 올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동 주최이다 보니 실무적인 착오가 있었다"고 말했다.
 
 기자가 22일 취재에 들어가자 교육부는 23일 하루만에 '스승상' 연구보고서를 에듀넷 사이트에 무더기로 올렸다.
 기자가 22일 취재에 들어가자 교육부는 23일 하루만에 "스승상" 연구보고서를 에듀넷 사이트에 무더기로 올렸다.
ⓒ 에듀넷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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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내용 또한 '부실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기자가 확인한 결과 상당수 보고서는 '공적조서 내용을 길게 늘여 쓴 수준'이었다.

이 보고서를 분석한 정재석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팀장은 "연구 목적에 따른 사전, 사후 비교도 없고 '동아리 활동 보고서' 수준인 것도 있었고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서와 비슷한 것도 여럿 보였다"면서 "이렇게 된 까닭은 교육부가 이 상의 부상으로 승진점수를 내걸려고 사실상 요식행위 식으로 연구보고서를 쓰도록 해왔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의 '스승상' 특혜, 사라질까?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연구결과를 통해 선정한 게 아니라 노고를 기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보고서의 질이 미흡하다고 생각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연구(승진)점수를 줄지 안줄지 검토하는 등 전체적으로 이 스승상에 대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도 이 상의 심각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원점 재검토한다는 생각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사에 대한 교육부 자체 방향 설정은 이르면 다음 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올해 스승상 공고 시점이 8월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게 교육부의 판단이다.

검토 내용은 ▲현행 유지 ▲승진점수 부여만 제외 ▲공동주최자에서 교육부 삭제하고 승진점수 부여 제외 등 3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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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