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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어제 논란이 된 말에 대해서 혹시 한 말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


기자의 질문은 나경원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닿지 못했다.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12일 조계사를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스톱(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제4차 규탄대회에서 "KBS 기자가 물었더니 '문빠'‧'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아시죠"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생방송 된 KBS의 문재인 대통령 대담 TV프로그램과 관련, 진행자 송현정 기자를 비난하고 있는 일부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지칭한 말이었다.

나 의원이 연설에 동원한 표현들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폄훼하는 말이다. 특히 하나는 '일간베스트 집합소' 이용자들이 여성혐오 의미를 담아 사용하는 비속어다.

문제가 되자 나 원내대표는 "저는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논란은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당의 계속되는 '막말'
 
자유한국당, 전국순회 장외투쟁 돌입 패스트트랙 처리에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서울역앞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가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 전국순회 장외투쟁 돌입 패스트트랙 처리에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서울역앞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가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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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의 말이 문제가 되는 건, 최근 한국당 정치인들의 '막말'이 구설에 오른 게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적절한 언사로 여론의 지탄을 받는 정치인은 여와 야,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항상 있어왔으나, 최근 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의 말이 유독 자주 논란이 되고 있다.   

당장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라고 말해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된 게 고작 두 달 전인 3월 12일이었다.

지난 2일,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4대강 보 해체 반대 대정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에서 "4대강 보 해체를 위한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 문재인 청와대를 폭파시키자"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야 4당에서 일제히 비판 논평이 쏟아졌다. "김무성 전 의원을 내란죄로 다스려주십시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9만을 넘어 서명 2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김무성 의원 본인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5주기였던 지난 4월 16일에도 한국당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당 부천소사당협위원장인 차명진 전 의원은 참사 5주기 전날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쳐 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먹는다"라고 올렸다. 정진석 의원은 5주기 당일인 16일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적었다.

차 전 의원과 정 의원 발언의 후폭풍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나 원내대표가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유가족이나 피해자분들에게 아픔을 드렸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가정법을 동원한 사과발언은 불을 끄긴커녕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고, 황교안 대표가 직접 나섰다. 황 대표는 4월 17일 "우리 당 일각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부적절한 발언들이 나왔다"라며 "윤리위에서 응분의 조치를 해주길 바라고 다시 한 번 대표로서 국민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황 대표 역시 막말만 안 썼다 뿐이지, 근거 없는 비난과 색깔론을 동원한 연설로 무리수를 두고 있긴 마찬가지다. 장외투쟁에 집중하고 있는 황 대표는 집회 현장에서 연일 현 정부와 여당을 향해 날 선 말들을 토해내고 있다. 황 대표의 비난 대상에는 정치권부터 언론, 시민단체까지 총망라됐다.

지난 7일 부산에서 '민생투쟁대장정'을 진행하던 그는 "임종석씨가 무슨 돈 벌어본 사람이냐. 제가 그 주임검사였다", "민변 변호사들은 잘 산다. 어떻게 잘 사느냐.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준다며 소송을 걸라고 해서 소송비를 받는데, 우파 변호사들은 (그렇게) 수임을 못한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한 사람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가 조금 가라앉나 싶으면 마치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는 듯 다른 이가 나서 더 센 발언을 하는, 한국당 정치인들의 '막말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5.18 그리고 전당대회
 
대구 찾은 김진태-김순례 의원 '5.18 망언을 쏟아낸 김진태·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 잡고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고위원 후보에 나선 김순례, 김광림 의원, 정미경 전 의원, 당대표 후보에 나선 김진태 의원.  
당 윤리위에 회부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는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뽑는 2·27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져, 김진태 의원은 당대표 후보, 김순례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 자격을 얻었다.
▲ 대구 찾은 김진태-김순례 의원 "5.18 망언을 쏟아낸 김진태·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2월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 잡고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최고위원 후보에 나선 김순례, 김광림 의원, 정미경 전 의원, 당대표 후보에 나선 김진태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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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움직임은 지난 2월 한국당 전당대회 때도 있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진태 당대표 후보‧김순례 최고위원 후보‧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 등이 '막말 3김'으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김준교 후보는 당시 "이딴 게 무슨 대통령이냐" 등의 말로 비판을 받았고, 이후 사과했다.

김진태‧이종명 의원은 지난 2월 8일 지만원씨를 초청해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를 공동주최했다. 지씨는 이 자리에서도 5.18 북한군 개입설을 공개적으로 펼쳤다. 김진태 의원은 지방 일정으로 직접 참석하는 대신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했는데, 영상 속 그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지만원 박사"라고 칭하며 "5.18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순례 의원은 행사 축하를 위해 마이크를 잡고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내며 우리 세금 축내고 있다"라고 외쳤다.

공동주최자이자 이날 현장에도 있었던 이종명 의원은 "5.18 때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걸 하나하나 밝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지씨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논란이 되자 세 의원 모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하에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러나 김진태 의원과 김순례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로 출마했기에 전당대회 기간 동안 징계 논의가 되지 않았고, 이종명 의원만이 제명 징계가 결정되었다.

당이 급격히 우경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안팎에서 일었다. 소위 '태극기 세력'으로 지칭되는 극우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황교안 대표 체제로 선 이후, 이종명 의원의 징계안은 여전히 당 의원총회에 상정되지 않고 있다. 의원총회에서 통과되어야만 제명 징계가 최종 확정된다. 논의가 연기됐던 나머지 두 의원의 경우 김진태 의원은 경고, 김순례 의원은 당권 정지 3개월이라는 경징계로 마무리됐다.

"한국당, 일종의 확증편향에 빠졌다"

이처럼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원내·원외를 가리지 않고 한국당이 막말을 반복하는 건 왜일까. 전당대회 국면에서 '막말 3김'이 등장한 배경과 이들의 노림수가 최근의 '막말 퍼레이드'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게 정치평론가들의 진단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한국당이 전반적으로 일종의 확증편향에 빠진 것 같다"라면서 "현장에서 막말이 호응 받고, 여론조사 등에서 지지자가 결집하는 것으로 보이니 비슷한 발언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엄 소장은 "쇄신이 아니라 통합의 방향으로 가면서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이들이 한국당으로 대거 들어왔다"라며 최근 막말 논란의 시발점을 지난 전당대회로 짚었다.

그는 "'태극기 부대'가 한국당 전당대회 현장에 적극적으로 등장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이런 반응들에 한국당이 고무되면서 전반적인 국민 인식과 괴리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5.18 망언 의원을 경징계한 것도 "실제로 그런 발언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마디로 말해서 지지층 결집용"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목표로 이기기 위한 선거를 준비한다면 이렇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민경배 교수는 "한국당은 자신들이 내년 선거에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라며 "확장성을 갖고 중도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집토끼를 지키는 전략으로 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 교수는 또한 "최근 우리 사회에서 정치인만이 아니라 정치와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민들의 언어 자체가 굉장히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가고 있다"라며 "이런 정치 언어 환경 속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센 발언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내대표로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이지만, 당장 이렇게 기사화되고 여론의 주목을 받지 않나"라며 "종편 패널‧보수 유튜버 등이 말하던 과격한 언어가 제도화되며 정당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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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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