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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월 1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건국 60년 국민의식 조사'.
 2008년 1월 1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건국 60년 국민의식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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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하는 여론조사가 있다. 17대 대통령 선거가 이명박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던 지난 2008년 1월 1일, 새해를 맞아 모든 언론엔 새 정부에 바라는 국민들의 희망이 실렸다. 당시 <동아일보>는 이렇게 보도했다.

"'정부 수립 이후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각계각층의 부정부패'(29.4%)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 보도의 마무리는 이랬다. 

"2월 25일 취임 예정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 운영 전망과 관련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86.0%)은 '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71.1%는 2008년 한 해 우리 사회가 '살기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도 이렇게 보도했다.

"'차기 정부에서 어떤 나라가 되는 것을 기대하십니까'라는 질문에 38.7%가 '잘사는 나라'를 꼽았다. 32.6%는 '안정된 나라'를 선택했다. 대선 기간 이명박 당선자의 '경제 살리기' '국민 통합' 슬로건과 일치하는 결과다."

이 보도는 이렇게 이어졌다.

"정치 분야의 당면과제로는 36.2%가 '부정부패'(를 1위로 꼽았다)"

11년이 지난 현재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뒤를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도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실, 우리 국민 모두가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들이 부정부패하겠지만 잘살고 싶은 개개인의 욕망이 더 컸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공약 2호, 반부패 개혁
 
 출처: 한국투명성기구 보고서
 출처: 한국투명성기구 보고서
ⓒ 한국투명성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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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부패 감시 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8년 부패인식지수는 100점 만점에 57점으로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45위를 기록했다. 2017년 51위였던 것에 비하면 꽤 나아진 셈이다. 그러나 OECD 국가로 좁혀 보면 36개국 가운데 30위에 그쳐 아직 갈 길이 먼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찌감치 '반부패 개혁'에 공을 들여왔다.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 2017년 3월 ▲ 독립적 반부패위원회 설치 ▲ 독립적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 공익신고자 보호제도의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청렴국가 구현 정책을 설계했고, 이를 대선 공약의 가장 큰 화두였던 '적폐청산'의 2호 공약으로 구체화했다.

새 정부 출범 직후였던 2017년 8월에는 국무회의를 거쳐 '100대 국정과제'를 확정하면서 '반부패 개혁'을 두 번째 국정과제로 꼽았다. 당시 보고서에는 부패인식지수를 20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됐다.

법안 제출까지 일사천리, 하지만 국회 닿자 '블랙홀'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월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국민권익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월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국민권익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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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가운데 반부패 정책을 다루는 곳으로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아래 권익위)가 있다. 권익위는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과 마찬가지로 국민들로부터 각종 고충처리 민원을 받아 해결책을 답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부패방지, 행정심판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권익위의 기능을 반부패·청렴 중심조직으로 재편하고(국가청렴위원회로 명칭 변경 및 조직개편), 행정심판 기능을 떼어내기 위해 2018년 1월 31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행정심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여기까지는 일사천리였다.

그러나 정부안을 넘겨받은 국회는 이 법안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박은정 권익위원장이 여야 국회의원실을 찾아다니며 신속한 법안 처리를 요청했지만, 관련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같은 해 7월에야 겨우 전체회의에 발의안을 상정했다. 8월 28일과 11월 26일 두 차례 법안심사소위가 열렸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극심한 '태클'로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 법안심사소위 회의록을 살펴보면, 고작 24분 진행된 8월 28일 첫 심사에서 자유한국당은 "선진화된 사회에서 국가청렴을 강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잘 부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김선동 의원)라며 반대했다. 또, 11월 26일 심사에서 김진태 의원은 "이 법 왜 자꾸 올라오는가? (중략) 이거 말이 안 되는 법이라고 우리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라고 막아섰다.

올해는 한
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의 반대로 아예 법안심사소위 안건으로 오르지도 못하고 있다.
 
 역대 정부별 부패척결 관련 법제?정책
 
반부패 개혁, 이대로 좌절하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때 반부패 개혁법을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결국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처리로 압축했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이후 국회 상황은 시계 제로 상태다.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공약 2호는 장기 표류를 앞두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한 연구(2017. 11)에 따르면, 국가청렴도 지표인 부패인식지수(CPI)가 10점 상승하면 국내총생산(GDP) 8조5000억 원 증가, 매년 일자리 2만7000개 이상 창출, 4000억 원 세입 증가 등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것만큼 정치권이 입에 달고 사는 '민생개혁입법'이 또 있을까.

무엇보다 2020년 6월에는 국제투명성기구(TI)가 격년으로 주관하는 반부패 분야 최대의 민관합동 국제포럼인 '반부패국제회의'(IACC)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지금처럼 법안 통과에 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하는 여당, 대통령 관심 분야는 무조건 반대하는 야당이라면 국제망신을 당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제 3차 반부패정책협의회, 발언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2018년 11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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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일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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