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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운상가는 도심 제조업의 심장 같은 곳이다. 수백여 제조업 장인들이 모여, 인공위성 부품까지도 뚝딱 만들어낸다. 을지면옥과 같은 오래된 식당도 여기 있다. 하지만 몇년새 이곳은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곧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이미 일부 구역은 철거됐고 나머지도 조만간 철거를 앞두고 있다. 세운 3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속살을 들여다본다.[편집자말]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철거 지역에서 문화재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발견됐다. 발굴현장에선 토굴 된 흙 등이 쌓여 있고 굴삭기가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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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철거 지역에서 문화재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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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가 이뤄진 세운 3구역은 최근 유구가 발견되면서 문화재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이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 시민단체가 현장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행사 측은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또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문화재청과 서울시에 따르면, 세운 3-1, 3-4, 3-5구역에는 문화재로 추정되는 유구(건물지와 주거지 등)가 발견돼 현재 정밀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현장은 지난 2월께 문화재 시굴 조사에서 유구 흔적이 발견됐고, 문화재청 허가에 따라 세운 3-1구역은 3월부터, 3-4 와 3-5구역은 4월부터 정밀 발굴조사로 전환됐다.

문화재 발굴을 담당하는 서해문화재연구원도 이런 사실을 서울시에 통보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시굴조사가 끝나고 학술자문회의 결과 정밀 발굴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밀발굴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된 아파트 착공도 미뤄진 상태다. 아파트 건설을 맡은 공사 관계자는 "착공을 하고 6월 분양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세운 문화재 발굴 현장 비공개... 문화재청도 "방법 없어"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최근 세운 3-1,4,5구역 문화재 발굴 현장 일부가 흙으로 덮였다고 지적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최근 세운 3-1,4,5구역 문화재 발굴 현장 일부가 흙으로 덮였다고 지적했다.
ⓒ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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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문화재 발굴은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 발굴 현장은 5m 높이의 철제 펜스로 둘러싸여 있어 내부를 볼 수 없도록 해놨다. 펜스 곳곳에는 '허가 없이 출입·촬영을 할 경우 관계법령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경고문도 걸어놨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 시민단체가 현장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행사인 H건설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도 토지 소유주의 결정이 없는 이상 현장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매장문화재 발굴 중이긴 하지만, 현행법상 사유지에 대해 현장을 공개하라는 강제 조항은 없다"며 "시행사 쪽에도 공개를 권고했는데, 법에 정해져 있지 않은 이상 공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화재 발굴 조사를 맡은 서해문화재연구원 측도 시행사와 협의 없이 현장 공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굴 현장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시민단체는 문화재 발굴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냐고 의문을 던지고 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지난달말 SNS를 통해 근처 건물 옥상에서 촬영한 발굴현장 비교 사진 2장을 공개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발굴 초기 현장 사진에는 건물 흔적들이 드러나 보였는데, 최근 사진에서는 흙으로 덮인 부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철거 완료 지역에서 문화재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발견됐다. 공사 현장 곳곳에는 이같은 흔적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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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철거 완료지역에서 문화재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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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관계자는 "현재 세운 구역에 발굴 중인데 그 전에 있던 돌들이 없어졌다"며 "주변 시민들은 수차례 이 지역에서 발견된 것이 무엇인지 질의했으나 단 한 차례도 아직 대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단체에서 문화재 발굴을 참관할 수 있는 문화재 전문가 참관도 거절 당했고, 실제로 문화재 발굴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은 "최근 한국문화유산협회와 문화재청 학예연구사 등의 현장 점검 결과 현재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세운 구역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은 만큼 모니터링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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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