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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비상대기 중인 국회 예결위회의장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비상대기 중인 국회 예결위회의장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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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 및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4개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려는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이를 저지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의 '극한 대치'가 주말인 28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심상정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등 각기 패스트트랙에 찬성·반대하는 이들의 기자간담회(기자회견)이 릴레이로 연달아 진행됐다. 앞서 홍 원내대표가 한 말을 나 원내대표가 반박하고, 나 원내대표 발언의 오류를 재차 심 위원장이 정정·반박하는 식이었다.

애초 국회의 '강 대 강 대치'는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는 한국당이 지난 25일 목요일, 사법개혁특위 위원으로 교체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실과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실, 국회 본청 의안과 등을 한국당 의원들이 점거하면서 시작됐다(관련 기사: 7시간 만에 풀려난 채이배 "정치개혁-사법개혁 위해 노력할 것").

민주당 등 여야4당은 국회법 165조(국회 회의 방해 금지)·166조(국회 회의 방해죄)를 들어 "한국당의 점거는 불법이자 국회법 위반, 징역 5년"이라고 주장하나, 한국당은 "오신환 사보임부터가 불법, 우리는 단순 연좌시위를 했을 뿐"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각기 소속 의원을 4개 조로 나눠 비상대기시킬 뿐 아니라, 서로 고소·고발전도 벌이고 있다.

시작은 홍 원내대표였다. 그는 28일 국회 예산결산위 회의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이 폭력과 불법을 자행하고 있지만, 공수처법·선거법 등을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하는 데엔 흔들림이 없다.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재차 결의를 다졌다. "(앞서)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한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관계자들을 고발했는데, 내일 추가로 고발하겠다"는 얘기다.

홍영표 "한국당, 국회법 위반 불법 저질러" vs 나경원 "여야4당이 먼저 불법"

홍 원내대표는 이어 "자유한국당은 국회 선진화법을 대놓고 무시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면서, (구호는) '헌법 수호'를 외치는 게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된다"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또 "'독재 타도'는 박정희 유신정권 때나 전두환 독재정권 때 외쳤어야지, 한국당은 왜 지금에 와서 독재타도라고 외치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에 질세라 '맞고발'에 이어 '대응 기자회견'을 곧바로 열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4층 정개특위 회의장에서 긴급 회견을 열고 "의원을 두 번씩이나 바꾼(사보임) 게 불법이다. 여기에 우리가 저항하는 건 당연하다"며 불법 행위가 아니라고 맞섰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8일 오후 정개특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8일 오후 정개특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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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는 '회의장 입장을 방해하는 게 선진화법 위반이라는 건 인정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경우에 따라 다르다"며 이에 반대하는 취지로 답했다. "(여야 4당이 한) 모든 게 불법이기 때문에, 그렇게 불법으로 이뤄지는 것에 저항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이다. 앞서 국회사무처가 '사보임은 합법적'이라고 설명한 데 대해서도, 나 원내대표는 "매우 편파적인 국회사무처를 믿을 수 없다"라며 '사보임은 불법'이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심상정도 긴급 회견 "나경원, 말끝마다 거짓말... 정정해주겠다"

그러자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도 나섰다. 심 위원장 또한 나 원내대표 회견 직후인 오후 3시 반께 긴급 회견을 열어 "국회가 닷새째 한국당의 불법·폭력으로 유린당하고 있다. 난장판 국회를 여과 없이 지켜보셨을 국민께 죄송하다"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말끝마다 거짓말을 많이 하기에, 제가 몇 가지 정정해드리려고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패스트트랙·사보임'을 문제 삼는 한국당 주장이 틀렸다고 짚었다. 심 위원장은 "정개특위 패스트트랙 지정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다. 법안은 합의돼 발의됐고 정개특위 위원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당의 '심상정도 잘 모르는 선거제' 주장에 대해선 "법안 성안(완성) 전 했던 말이다.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참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선거제 개편은 여야 합의에 따라 해왔다'는 한국당 주장에도 그는 "패스트트랙 역시 확정이 아니라 법안을 상정하는 절차에 불과하다"며 반박했다. "(패스트트랙에 지정돼도) 앞으로 330일 동안 논의하게 되는데, 이를 마치 여야 합의 없이 처리한다며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한국당이 앞으로도 협상에 임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라는 지적이다.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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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선거제 고치려는 건 '야합'"... 민주당 정개특위·사개특위 위원들 긴급 회견

심 위원장 회견 직후, 패스트트랙 처리에 반대하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도 긴급 회견을 열어 "오신환·권은희 의원의 사보임은 불법"이라며 "지도부는 이들 사임을 당장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민주당·평화당·정의당이 다수의 힘으로 선거법을 고치려는 건 '야합'"이라며 "바른미래당이 이 야합에 가담한다는 것은 결코 바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틀 전 한 주장과 비슷한 내용이다(관련 기사: 바른미래 9명 "오신환·권은희 사개특위 복귀시키라").

유 전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엔 민주당 정개특위·사개특위 위원들이 각기 회견을 했다. 정개특위 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신속안건 지정이 돼도 330일 시기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심사권 박탈'이라는 나 원내대표의 기자회견은 가짜뉴스"라며 "선거제가 개편되면 민주당도, 한국당도 손해를 본다. (그러나) 누가 이기느냐 하면, 국민들이 이긴다. 국회가 국민 목소리를 수용하려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개특위 위원들도 30분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회 기능을 중단시켜 놓고 헌법 파괴한 장본인들이, 헌법 파괴에 대한 저항운동을 하겠다는 게 참으로 '후안무치'할 뿐(이상민 위원장), "나 원내대표는 전자법안발의가 불법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지만, 국회사무처에서 이미 정당한 법안발의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백혜련 의원)"이라면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반박했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4개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합의하고 발의를 모두 완료한 만큼, 긴장감이 흐르는 국회 대치 상황은 오는 29일~30일 등 이달 내로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27일)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은 긴급 회견을 열어 "주말 중 회의가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당이 회의를 못 열게 물리력으로 막으면 방법이 없다. 복도에서, 여기 로텐더홀이나 길거리에서라도 제가 (회의를) 개회할 것"이라며 강행 의지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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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국회 대치, #나경원, #심상정, #홍영표, #패스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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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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