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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열린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메세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열린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메세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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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공동취재단/서울 신나리 기자]

"우리는 평화롭게 살 자격이 있고, 한반도를 넘어 대륙을 꿈꿀 능력이 있다. 우리는 이념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 지혜로워졌으며, 공감하고 함께해야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이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를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통일부·서울시·경기도가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개최한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 문화공연에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먼 길,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새로운 길이기에, 또 다 함께 가야 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이 비무장지대 GP(감시초소)를 철수했고,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서해 어장이 넓어지고 안전해졌다"라며 "개성의 공동연락사무소에서 남북이 항상 만나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역사적 선언의 장을 열어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명을 다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도보다리 산새들에도 안부를 물어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 주민에게도 인사를 전한다"라고 전했다.

판문점 곳곳에서 평화를 연주하다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남북 정상이 처음 조우한 군사분계선에서 미국의 첼로 거장 린 하렐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을 연주하고 있다. 2019.4.27 [사진공동취재단]
▲ 군사분계선에서 울려퍼진 첼로의 선율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남북 정상이 처음 조우한 군사분계선에서 미국의 첼로 거장 린 하렐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을 연주하고 있다. 2019.4.27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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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평화가 시작된 판문점 곳곳에서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의 연주가들은 '평화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미국 첼리스트 린 하렐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1번 프렐류드를 연주했다. 분단의 상징인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와 T3(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건물 옆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1989년 베를린 장벽 앞에서 러시아의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했던 곡이다.

꼭 1년 전, 4·27 정상회담을 맞이해 심은 기념식수 앞에서는 윤이상 작곡가의 음악이 나왔다. 일본 플루이스트인 타카기 아야코는 기념수 옆의 평화의 탑에서 윤이상의 '플루트를 위한 에튀드'를 연주했다.

남북 정상이 대화를 나눴던 도보다리에서도 음악은 울려 퍼졌다. 임지영 바이올리니스트가 분단의 슬픔과 비극을 넘어서자는 의미를 담아 바하의 '샤콘느'를 연주했다. 도보다리 테이블에는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의 다과 세팅이 재현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사열을 받았던 판문점 주차장에서는 중국 지안 왕 첼리스트와 한국의 첼리스트들이 바하의 G선상의 아리아를 협연했다. 이 곡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열차에서 어느 음악평론가가 축음기를 꺼내 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수라장이던 차 안이 고요해져 평화와 평온의 곡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후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씨가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 OST 가운데 '바람의 빛깔'을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가수 보아가 정상회담 장소였던 '평화의 집' 맞은편 잔디에서 존 레논의 '이매진'을 부르며 평화를 희망했다.

소리꾼 한승석과 가수 겸 작곡가 정재일은 평화의 집을 무대로 '저 물결 끝내 바다에'를 협연했다. 국악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한 이 곡은 황석영 작가의 소설 <장길산>에서 가사를 따왔다. 이 곡은 멀고 험한 길일지라도 우리 민족이 하나의 마음을 모아 뚜벅뚜벅 걷는다면, 통일과 평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담았다.

정재일·한승석씨 공연의 중간에 문 대통령의 육성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9월 문 대통령이 평양 5·1경기장에서 한 연설내용의 일부였다. 한국 대통령이 대규모 북한 주민 앞에서 한 첫 연설이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하며 재생됐다.

한편, 행사 전 만찬사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남과 북 모두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 어떠한 난관도 헤쳐나갈 것"이라며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평화의 길을 향해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주한중국·일본·러시아 대사 등 주한 외교사절단, 조현 외교부 1차관 등이 자리를 지켰다.

서울시·경기도 주민 200여 명, 어린이·청소년·대학생·문화·예술·체육계 인사, 정부·국회 인사, 유엔사·군사정전위 관계자 등 내·외빈 410명도 행사를 지켜봤다.

태그:#판문점 선언, #평화,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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