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위즈 김재윤 선수

kt위즈 김재윤 선수 ⓒ kt위즈

 
kt가 롯데의 4연승 도전을 막아 세우며 시즌 3번째 연승을 달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0안타를 때리며 6-5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1-5로 뒤졌던 kt는 3회 1점, 6회 3점을 추격하며 동점을 만든 후 9회 강백호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으며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줄였다(9승15패).

kt는 황재균과 강백호가 나란히 3안타를 치며 공격을 주도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금민철이 1.1이닝 5실점(3자책)으로 조기강판됐지만 이어 등판한 4명의 불펜 투수가 7.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4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주권이 시즌 2승째를 챙긴 가운데 이날 마지막 3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진 투수는 '마법사 군단의 4년 차 마무리' 김재윤이었다.

청소년 대표 출신 포수, 투수 전향 2년 만에 1군 마무리 등극

185cm 91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김재윤은 널리 알려진 대로 포수 출신이다. 휘문고 시절에는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돼 2008년 에드먼턴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의 우승 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재윤은 세계대회에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대학 진학을 놓고 고민하던 김재윤은 15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했다.

김재윤은 미국에서도 포수로서의 재능을 인정 받았지만 문제는 타격이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루키 리그와 상·하위 싱글A에서 4년 동안 활약한 김재윤은 강견을 앞세운 포수로 인정 받았음에도 심각한 타격 때문에 빅리그는커녕 더블A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결국 김재윤은 마이너리그에서 4년 동안 타율 .211 9홈런39타점의 성적을 남긴 채 미국 생활을 마감했다.

귀국 후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김재윤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2차지명 특별 라운드(전체 13순위)를 통해 kt에 지명됐다. 김재윤의 강하고 싱싱한 어깨에 주목한 kt구단은 김재윤에게 투수 전향을 권유했고 그렇게 메이저리그를 꿈꾸던 포수는 KBO리그의 신인 투수가 됐다. 2015년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재윤은 11경기에 등판해 16.2이닝 동안 탈삼진 26개를 포함해 1.6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후 1군의 호출을 받았다.

묵직한 구위를 앞세워 조무근, 장시환(이상 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kt의 필승조로 활약한 김재윤은 2015년 42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6홀드 4.23을 기록했다. 썩 대단한 기록은 아니었지만 44.2이닝 동안 70개의 삼진을 잡아냈을 만큼 뛰어난 구위를 과시했다. 특히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데다가 KBO리그 경험이 전무한 신인 선수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의미 있는 성적이었다.

김재윤은 2016 시즌 장시환의 난조를 틈 타 kt의 마무리 자리를 차지했다. 52경기에 등판한 김재윤은 8승 1패 14세이브 1홀드 4.97로 kt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17년에는 5월까지 1승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활약하다가 6월부터 난타를 당하고 어깨 통증까지 겹치면서 3승 5패 15세이브 5.79로 시즌을 마감했다. 초반 상승세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kt의 풀타임 마무리로 완전히 자리잡은 것에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타선과 셋업맨 도움 더해지면 세이브 부문 상위권 경쟁도 가능

kt는 2015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는 동안 김재윤이라는 좋은 구위를 가진 마무리 투수를 발굴했다. 하지만 김재윤과 짝을 이뤄 kt의 승리를 지켜 낼 확실한 필승조를 구축하지 못했다. kt는 작년 시즌에도 엄상백, 심재민, 주권, 고창성 등이 셋업맨으로 나섰지만 누구도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그리고 kt의 셋업맨 부재는 곧바로 마무리 김재윤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김재윤은 작년 시즌 7승 5패 15세이브 4.57로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리그에서 가장 많은 9개의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만약 kt에 확실한 셋업맨이 있어 김재윤이 1이닝 마무리로 활약할 수 있었다면 김재윤의 성적은 훨씬 좋았을 것이다. 결국 김재윤은 작년 시즌 kt 불펜을 홀로 이끌다시피 하고도 1000만원 삭감된 1억 원에 올 시즌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도 kt는 심재민의 입대와 홍성용의 은퇴, 고창성의 방출 등으로 불펜진이 더욱 약해졌다. 선발 요원으로 활약하던 정성곤이 불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루키 손동현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주고 있지만 김재윤이 짊어진 부담은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kt의 4년 차 마무리 김재윤은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단 1점만 내주는 뛰어난 투구로 kt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3월 4번의 등판에서 하나의 세이브를 기록했던 김재윤은 4월 6번의 등판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1승 5세이브를 챙겼다. 1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2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낸 김재윤은 19일 롯데전에서도 세이브를 추가했다. 김재윤은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포수 이해창의 도루 저지로 주자를 없앴고 이대호를 3루 땅볼, 채태인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세 타자로 깔끔하게 마지막 이닝을 막아냈다.

평균자책점 0.77, 피안타율 .061, 이닝당 출루허용수(WHIP) 0.60을 기록 중인 김재윤은 분명 시즌 초반 리그 최고 수준의 마무리 투수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문제는 kt가 이기는 경기가 적어 세이브 기회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kt 타선이 이기는 상황을 자주 만들고 김재윤 앞에 등판하는 필승조 투수들이 조금만 더 분발한다면 김재윤은 올 시즌 세이브 부문 상위권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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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T 위즈 김재윤 마무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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