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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하고 있다.
ⓒ 국무총리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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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자, 당사자들이 주장하듯 '장애 차별 철폐의 날'이다. 이 날은 1972년 민간단체에서 '재활의 날'을 지정하여 매년 기념식을 개최했던 날짜로서, 1981년 UN이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했던 것을 계기로 정부가 '장애인의 날'로 물려받아 매년 관련 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념행사를 벌인다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처우가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장애인과 관련하여 후진국에 가깝다. 장애인들이 쉽게 집밖을 나서지 못한다.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아직까지도 차갑고 차별적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전체 장애인 수가 254만 명, 그 가족까지 헤아린다면 약 1000만 명이 장애인과 관련되어 있지만 그 누구도 쉽게 장애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따라서 사회적경제에서 장애인은 주요 화두 중 하나이다. 사회적경제가 결국 국가와 기업, 개인이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문제를 지역이나 사회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면 장애인 문제만큼 그 대상으로서 어울리는 의제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을 고용하고 관련된 매출을 올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는다. 국가 재정이 어려워지고, 행정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장애인을 단순히 복지 수혜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의 주체로 생각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당사자 혹은 그의 가족들이 주체가 되어 사회적경제기업을 설립하여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사업을 하고, 기존의 자활 시설들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지역에서 더 큰 연대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 최근 정부가 사회적경제 활용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활성화 지원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참행복한세상(법인: 사회적기업 사단법인 한국장애인고용환경연구회)은 이와 같은 장애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 중의 하나이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지만 다른 단체들과 달리 정부가 주는 지원금을 받지 않고 있으며, 오직 직접 사업만을 통해 운영비와 장애인들의 임금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이 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참행복한세상의 이주은 사무국장을 만났다.

장애인이 장애인을 위해 만든 제품

 
 이동식 무대용 휠체어리프는 여성 혼자서도 힘 안들이고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등 편한 이동성을 자랑한다.
 이동식 무대용 휠체어리프는 여성 혼자서도 힘 안들이고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등 편한 이동성을 자랑한다.
ⓒ 참행복한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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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새로 개발한 '이동식 무대용 휠체어리프트' 때문에 바쁘다고 들었습니다.
"작년 1월 31일자로 대통령 시행령이 하나 내려왔어요. 2020년 1월까지 국가기관, 공공기관, 학교 등의 강당, 공연장, 집회장에 설치된 무대에는 경사로 및 휠체어리프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라는. 보통 무대나 단상은 계단으로 되어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휠체어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무대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을 신설했고, 저희 기업은 이를 위해 '이동식 무대용 휠체어리프트'를 만들었습니다."

- 왜 그 전에는 이와 같은 법령이 없었던 거죠?
"무대 같은 경우는 이용이 많지 않으니 접근 자체가 아예 없었던 거죠. 수요가 많으면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예산 마련하기도 어렵고. 저상형 버스가 얼마 없는 거랑 비슷하죠. 그런데 복지라는 것이 그렇잖아요. 어쩌다 한 번 사용할지라도 불편을 주지 않아야 되는 거. 그래서 어쨌든 이번에 법안이 통과된 겁니다. 현 정부가 예전보다는 장애인 감수성이 높으니까."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자동개폐구조. 특히 무대와 간격이 있어도 이동 가능한 전/후 출입경사로를 장착했다.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자동개폐구조. 특히 무대와 간격이 있어도 이동 가능한 전/후 출입경사로를 장착했다.
ⓒ 참행복한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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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가 많지 않다고 했는데 왜 참행복한세상이 이것을 만들게 됐죠? 경쟁업체도 있나요?
"거의 없다고 보면 되요. 대부분 이동형 말고 고정형(설치형 승강기)을 만들죠. 그런데 저희가 현장을 나가보니 십중팔구가 이동식을 선호하는 거예요. 틈새시장이었던 거죠. 해외 수입하는 업체가 하나 있는데 너무 비싸고. 그래서 저희가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시설에서 장애인들이 직접 만들기로 한 거죠.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불편함을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해결하는."

- 장애인들이 만들기는 어렵지 않나요?
"저희가 기계 깎고, 용접하고 이런 걸 할 수는 없죠. 대신 설계, 개발을 주로 해요. 그러면 공장에서 부품들을 보내주고, 저희는 여기서 조립만 하죠. 그 뒤로 검품, 납품, 배송도 하고. 그래서 저희가 제품 모듈화 시키느라 애를 썼어요. 장애인들이 조립을 하려면 볼트 조이는 것 하나도 간단해야 되니까."

장애인에게 최저임금 주는 기업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참행복한세상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이자 사회적기업으로서 장애인 일자리창출에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참행복한세상' 시설에서 중증장애인 15명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며 보람을 찾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참행복한세상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이자 사회적기업으로서 장애인 일자리창출에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참행복한세상" 시설에서 중증장애인 15명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며 보람을 찾고 있다.
ⓒ 참행복한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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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다른 장애인 시설들은 이런 일을 안 하죠?
"그럴 필요가 없죠.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은 지자체에 지원신청을 할 수 있고, 통과되면 운영비 지원이 나오니까. 적은 돈이지만 원장하고 종사자들 월급이 나와요. 그러니 굳이 머리 아프게 사업을 안 해도 되고, 쉬운 것만 찾죠.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해서도 화장실 손잡이, 점자블럭, 촉지도 제작 같이 생각보다 할 만한 사업들이 많은데 이런 일을 하는 장애인기업은 거의 없어요."

- 그래도 장애인들에게 월급도 주려면 사업을 해야 할 텐데?
"물론 월급을 줘야죠. 하지만 최저임금법 7조에 따르면 장애인들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이거든요. 임금을 많이 안줘도 되요. 또 간혹 어떤 시설에서는 장애인 말고도 그 사람들 부모 불러다 일을 시키기도 해요. 저희가 부모 회의를 하잖아요. 안타까운 게 그분들이 제가 와서 일 안해도 되냐고, 도와드릴 거 없냐고 물어요. 다른 데는 와서 요일별로 일하라는 곳도 있다고."

 
 장애인들의 노동하는 모습
 장애인들의 노동하는 모습
ⓒ 참행복한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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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참행복한세상은 운영비 지원 안 받나요?
"저희는 인건비 지원 안 받고 있어요. 향후에도 받지 않을 거고. 법인 처음 만들 때 어려워도 그렇게 가자고 했습니다. 정부 지원 안 받아도 장애인들에게는 최저임금 주는. 법인 대표님의 어머니가 지체 장애가 있으셨어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기회가 되면 이런 일을 하시겠다고 마음먹었던 건데, 지금의 장애인 정책이나 시스템을 바꾸려면 새로운 좋은 사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 시스템을 어떻게 바꾸는 거죠?
"대신 열심히 사업을 하는 거죠. 사업을 통해 돈을 벌어서 장애인들한테도 최저임금을 주는. 현재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두 가지 기능을 해요. 일과 보호. 그런데 최저임금 적용 제외하고 안전하게 보호만 해줘도 역할을 하는 거니까 아무도 일과 관련해서는 문제제기를 안 해요. 저희는 그런 구조를 바꾸고 싶어요. 그러려면 이번 '이동식 무대용 휠체어리프트'가 잘 팔려야 합니다. 하하하."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
"우리가 술 먹으면서 늘 하는 이야기인데, 향후에 저희가 진짜 좀 잘 되면 장애인 애들하고 부모하고 같이 출근해서 같이 일하고 같이 퇴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해요. 부모들도 사실 자식들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하고 평생을 살거든요. 일을 어떻게 해요. 거의 못하죠. 그런데 같이 와서 부모와 자식이 근로자로서 정당하게 일을 하면, 밥도 같이 먹고, 퇴근도 같이 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 일본인가 어딘가에는 그런 곳이 있다네요. 부모, 자식들이 같이 일하는 곳이. 그것만큼 좋은 복지는 없죠."
 
 우리는 모두 한 식구다
 우리는 모두 한 식구다
ⓒ 참행복한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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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 중 하나는 무조건적인 연민의 시각이다. 장애인을 단순히 도와주어야 할 취약계층으로 대상화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을 나와 같은 주체로 인식하지 못한다. 노동을 해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장애인을 돕기 전에 도와줘도 되냐고 먼저 물어보지도 않는다.

이는 커다란 오류이다. 장애인은 나와 다를 뿐, 나보다 못한 이들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 모두는 하나씩 장애를 가지고 산다. 나이를 먹어 간수치가 오르는 것도, 혈압이 오르는 것도 또 하나의 장애이다. 우리는 장애인을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 그것이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며, 잠재적 장애인인 우리 스스로를 위하는 길이다. 장애인의, 장애인에 의한, 장애인을 위한 사업을 하는 참행복한세상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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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