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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6일 보석된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4월 17일 보석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오른쪽). 둘의 보석 종류는 다르다.
 지난 3월 6일 보석된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4월 17일 보석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오른쪽). 둘의 보석 종류는 다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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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구속 77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김 지사의 보석이 결정되자 자유한국당은 "오직 법률에 근거한 판단인지 우려스럽다"라는 논평을 내놨습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김 지사의 보석이 "현 정권이 보여온 사법부 겁박과 압력의 행태이며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살핀 결과가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실세 정치인의 보석 결정에 많은 국민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한국당의 주장이 논리적으로 맞는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과 비교해봤습니다.

[팩트체크 : 보석 종류] 임의적 보석(MB) vs. 필요적 보석(김경수)
 
 MB와 김경수 지사의 보석 비교. 김 지사는 통상적인 보석에 해당하지만, MB의 보석은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였다.
 MB와 김경수 지사의 보석 비교. 김 지사는 통상적인 보석에 해당하지만, MB의 보석은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였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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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김 지사의 보석을 특혜라고 규정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형사소송법 제95조에는 '필요적 보석'의 조건이 명시돼 있습니다. 법원은 "보석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다음 이외의 경우에는 보석을 허가하여야" 합니다.
 
제95조(필요적 보석) 보석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다음 이외의 경우에는 보석을 허가하여야 한다. 
1.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
2. 피고인이 누범에 해당하거나 상습범인 죄를 범한 때
3. 피고인이 죄증을 인멸하거나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4.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5. 피고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피고인이 피해자, 당해 사건의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자 또는 그 친족의 생명ㆍ신체나 재산에 해를 가하거나 가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김경수 지사는 1심에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죄'로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무기 또는 장기 10년의 형을 받지 않았습니다. 또한 상습범이나 주거가 분명하지 않거나 도주의 우려도 없습니다.

재판부도 김 지사의 보석을 허가하지 않을 예외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MB는 1심에서 '뇌물'과 '횡령'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필요적 보석의 불허조건에 해당합니다.

MB는 형사소송법 제96조의 '임의적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법조항에 따르면 법원은 필요적 보석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직권 또는 피고인, 피고인의 변호인·법정대리인·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가족·동거인 또는 고용주의 청구에 의해 결정으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팩트체크 : 보석 조건] 자택 구금(MB) vs. 주거지 제한(김경수) 

법원은 MB에게 '임의적 보석' 허가를 해준 대신 "주거지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로 제한하고 주거에서의 외출을 제한한다"라는, 자택 구금에 해당하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보석 조건에 따라 MB는 외출을 하려면 '외출제한 일시해제 신청'을 통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김경수 지사는 창원시 주거지에 주거하지만, 평소 외출할 때는 별다른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도지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3일 이상 주거지를 떠나거나 출국을 할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MB와 단순 비교하면 마치 김경수 지사가 특혜를 받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MB는 보석 예외 사유에 해당되는 '임의적 보석'이었고, 김 지사는 일반적인 보석에 해당하는 '필요적 보석'입니다. 둘을 등가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김경수 지사의 보석 조건은 정부의 사법부 압력으로 벌어진 특혜가 아닌 법에 따른 통상적인 절차와 조건입니다.

[팩트체크 : 보석금] 보석보증보험증권(MB) vs. 현금(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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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보증보험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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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보석금은 10억 원이었고, 김 지사는 2억 원이었습니다. MB는 10억 원 전액을 '보석보증보험증권'으로 대체가 가능했지만, 김 지사는 1억 원은 무조건 현금으로 1억 원은 '보석보증보험증권'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왜 차이가 나는지 알기 위해서는 '현금 보석금'과 '보석보증보험'의 차이를 살펴봐야 합니다.

'보석보증보험'은 경제적 이유로 보석금을 낼 수 없어 보석을 신청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1995년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일반 사람들도 많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대신 재판이 끝나도 보험료는 돌려받지 못합니다.

'현금 보석금'은 목돈이 들어가는 대신 재판이 끝나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간에는 MB가 보석금을 전액 현금으로 내려고 했으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서 변호인단을 선임하기 어렵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보석보증보험'으로 대체했다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지난 3월 6일 MB 보석에 대한 자유한국당 논평
 지난 3월 6일 MB 보석에 대한 자유한국당 논평
ⓒ 자유한국당홈페이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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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의 보석에 대해서는 "법원의 개별적인 판결은 존중되어야겠으나 법률에 근거한 판단인지 우려스럽다"라고 했던 한국당은 불과 한 달 전 MB 보석에 대해서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당은 "김경수 지사가 보석으로 풀려난 목적이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이라는 주장도 펼치고 있습니다.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이 많은 한국당이 법에 명시된 '필요적 보석'을 왜곡하는 건 오히려 사법부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행위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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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를 운영하는 정치블로거, 진보나 좌파보다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며 제주도에서 에순양과 요돌군의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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