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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장지에 채색
▲ 김태연, "무간공유" 2019, 장지에 채색
ⓒ 김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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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오늘날은 컴퓨터뿐 아니라 일상 속 사물을 통해서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초연결사회'이다.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접근성이 점점 높아지는 한편, 그 가상세계와의 분리에 대한 불안감 또한 증가하는 시대이다.

인영갤러리가 개최한 김태연 작가의 개인전 '무간공유'는 현대인이 초연결사회에서 느끼는 감정과 그에 대한 사유를 주제로 한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무간공유(無間共有)'는 오늘날 소셜네크워크 사회(SNS)에서 개인이 타인과 소통을 추구하며 정보 공유 활동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현대인의 일상을, 마치 불교에서 말하는 8개의 지옥 가운데 하나인 '무간지옥'에 빗댄 표현이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현대인이 소셜 미디어 활동 가운데 디지털로 표현되는 자아와, 일상에서 감각을 통해 경험하는 자신 사이를 오가며 느끼는 일종의 거리감과 이에 수반되는 불안 등의 감정, 그리고 그 전반에 내재된 인간의 욕망 등을 회화로 풀어냈다.

일상 속 소셜 네트워킹에서 공유를 기반으로 한 소통의 형태가 무한히 반복되고 또 그 경험이 비대해질 것이라는 예측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로, 개인이 같은 맥락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부분을 지적한다.
 
2019, 장지에 수묵채색
▲ 김태연, "무간공유" 2019, 장지에 수묵채색
ⓒ 김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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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네모난 동공'... 내 몸에서 찾는 나

김 작가는 현대인이 느끼는 이러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몸이라는 심리적 안전장치를 두고 들여다본다"고 밝혔다.

화면에서 무표정한 얼굴에 네모난 동공을 가진 형태로 그려진 인물들은 마치 세상을 규격화된 관점으로 보는 현대인 일부의 모습을 투사하는 듯하다. 하지만 신체 내부 구조가 노출되는 인물 이미지와 기하학적인 도형 등 추상적인 화면 요소들을 어우르는 표현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개인이 자신의 몸을 축으로 중심을 다잡는 실존주의적 사고를 엿보게 한다.

작업 '무간공유'는 '몸'을 대상으로 한 동서양의 여러 문화적 차이에 대한 예술적 영감으로부터 출발했다. 실험적인 조형을 시도하는 가운데 전통 회화의 재료와 기법을 따르는 작업 방식 또한 '몸'에 주목하는 작업 주제와 맞닿는 부분이다.

화면에서 여러 선분들이 인체의 혈자리-동양의학에서 사람에게 침을 놓는 위치-마다 찍힌 점들로부터 네모 도형의 꼭짓점까지 그어진 풍경은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화면에서 인체의 각 혈자리는 마치 소셜 미디어의 '태그' 표시처럼 생긴 하얀 네모들과 선으로 각각 연결되어 있다. 이 선들이 모이는 네모의 꼭짓점에서는 주변으로 뻗어나가는 듯 한 회화적 표현들이 어우러지는데, 소셜 미디어의 정보 공유가 파생할 수 있는 가능성의 무언가를 암시한다.
 
인영아트센터
▲ 김태연 개인전 "무간공유" 전시실 전경 인영아트센터
ⓒ 김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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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의 다른 한쪽에서는 김 작가가 같은 주제로 매체를 변주한 설치 작업이 함께 전시 중이다.

전시는 오는 21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영아트센터 전시실 2, 3층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인영갤러리가 청년작가들의 전시를 지원하는 사업('인영갤러리 2019 전시지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자세한 사항은 인영갤러리(02-722-8877)로 문의할 수 있다.

태그:#김태연, #무간공유, #초연결사회, #인영갤러리, #동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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