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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아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자 모임 공동대표'가 제공한 한국신용정보원 자료를 보면 삼성생명은 김 대표의 서울대병원 입원일수를 모두 490일로 기재했다. 또 삼성생명은 김 대표가 요양병원에서 암을 뜻하는 C코드가 아닌 일반질병을 의미하는 R코드를 부여 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
 김근아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자 모임 공동대표"가 제공한 한국신용정보원 자료를 보면 삼성생명은 김 대표의 서울대병원 입원일수를 모두 490일로 기재했다. 또 삼성생명은 김 대표가 요양병원에서 암을 뜻하는 C코드가 아닌 일반질병을 의미하는 R코드를 부여 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
ⓒ 김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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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대병원에 7일 입원했는데, 삼성생명은 신용정보원에 제가 490일 동안 입원해서 보험금을 지급했다고 보고했어요. 국내 최대 보험회사가 어떻게 고객의 진료정보를 허무맹랑하게 작성하죠? 이건 엄청난 사기예요."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근아씨의 말이다. 김씨는 '보험사에대응하는암환우모임'의 대표도 맡고 있다. 그는 기자에게 한국신용정보원(아래 신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여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자료는 지난 2월 신정원쪽으로부터 받은 것이었다.

현행법상 보험회사를 포함한 금융회사들은 소비자의 신용관련 정보에 변동이 있을 시 7일 이내에 신정원에 보고해야 한다. 신정원은 지난 2016년에 출범한 신용정보기관이다. 법에 따라 금융회사들로부터 소비자의 신용정보를 수집하고, 공공목적으로 조사와 분석, 제공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유일한 곳이다.

김씨가 공개한 신정원 자료를 보면, 삼성생명은 지난 2016년 11월 김씨의 보험금 지급사실을 보고했다. 삼성생명은 김씨가 지난 2015년 3월 17일부터 7월 14일까지, 또 같은 해 11월 5일부터 2016년 11월 8일까지 모두 490일 동안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으며, 이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김씨가 공개한 진료 기록 등을 보면, 그는 지난 2015년 3월 18일 서울대병원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 후 3월 31일부터 4월 6일까지  7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것이 전부였다.

삼성생명, 7일 입원한 환자에게 490일치 보험금 지급했다고 허위 보고
 
 김근아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자 모임 공동대표가 제공한 서울대병원 진료 영수증. 김 대표는 지난 2015년 3월31일부터 4월6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다.
 김근아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자 모임 공동대표가 제공한 서울대병원 진료 영수증. 김 대표는 지난 2015년 3월31일부터 4월6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다.
ⓒ 김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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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보고한 것과 김씨가 실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날짜가 무려 483일이나 차이가 났다. 게다가 김씨는 삼성생명 쪽으로부터 암 입원 치료에 따른 보험금도 지급받지 못했다. 김씨는 "신정원 자료대로라면, 나는 받지도 않은 어마어마한 돈을 보험회사가 (내게) 지급한 걸로 돼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또 김씨의 사례를 보고하면서 질병코드 역시 사실과 다르게 적었다. 김씨는 지난 2015년 4월 암치료를 위해 서울대 병원에서 나와 요양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해당 병원으로부터 유방암에 해당하는 C5090 코드를 포함한 소견서를 발급받았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김씨가 암치료를 위해 요양병원에 입원한 것이 아니라며 '주진단' 항목에 암을 의미하는 C코드가 아닌 R68(기타 전신증상 및 징후) 코드를 기재하고 신정원에 보험금 지급을 보고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가 신정원에 제공하는 정보에는 소비자에게 어떤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했는지를 나타내는 지급사유코드와 병원에서 소비자에게 어떠한 진단을 내렸는지를 의미하는 주진단 등이 포함된다. 병원의 진단 결과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병원쪽의 암진단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판단해 암 보험금이 아닌 일반 입원보험금을 지급한 것이다.

신정원 관계자는 "당연히 보험사는 (신정원 자료에) 병원 진단서에 있는 질병코드를 넣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보험사가 진단서 내용과 똑같이 보고했다고 판단하고,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며 "보험사가 변형해서 보고할 경우 그것을 일일이 알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근아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자 모임 공동대표가 제공한 서울대병원 진단서에는 유방암을 의미하는 C50.90 코드가 적혀있다.
 김근아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자 모임 공동대표가 제공한 서울대병원 진단서에는 유방암을 의미하는 C50.90 코드가 적혀있다.
ⓒ 김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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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김씨 서울대 입원 일수 보고는 실수... 보험금 지급하지 않아"
  
삼성생명쪽은 신정원 허위보고에 대해 "실수였다"면서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회사쪽은 신정원에 보고됐던 490일에 달하는 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에서 (입원치료가 아닌) 통원치료를 받은 부분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했는데, 김씨가 이를(보험금 수용을) 거부했다"면서 "회사가 김씨로부터 보험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신정원 전산입력에서) 실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민원인이 피해를 보거나 회사가 이익을 본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 회사는 의사의 진단대로 암을 의미하는 C코드가 아닌 일반질병코드인 R코드로 변경해 보고한 이유에 대해서는 암치료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민원인의 당시 입원을 암치료를 위한 것이 아닌 합병증, 후유증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R코드를 부여했다"고 했다.

그는 "R코드를 부여한 것은 치료병원과 요양병원의 주치의 소견과 진료기록부 등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삼성생명 관계자는 "서울대병원과 요양병원의 소견서 등에는 R코드가 적혀있지 않은 것은 맞다"며 "R코드는 회사가 표준질병사인분류를 참고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서울대병원과 요양병원 모두 C코드로 진단 내렸는데, 의료인도 아닌 삼성 임직원과 손해사정사가 별다른 근거도 없이 R코드를 부여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또 그는 삼성생명이 실제 입원일수보다 과다하게 보고해 소비자가 오히려 보험사기 혐의를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실제보다 오래 입원했다는 정보가 신정원에 가게 되면 소비자가 보험사기자로 몰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는 "삼성생명이 이런 방법으로 보험계약자의 보험금을 횡령해온 것은 아닌지 감독당국에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 신용정보법은 보험회사가 소비자의 신용정보를 신용정보회사나 신정원과 같은 신용정보집중기관에 사실과 다르게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신용정보법 18조 1항, 시행령 15조 1항 등).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처분도 받는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12일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신용정보법 18조에서 말하는 '신용정보회사 등'에는 금융권 전체가 해당한다"며 "보험사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가 이를 위반했을 경우 과태료 1000만 원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가 신정원에 암 질병코드가 아닌 일반질병코드로 보고하거나, 입원일수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할 경우에도 이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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