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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지난 20대 총선 당일에 투표 독려 칼럼을 편집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김준수씨 사건을 항소했다.
 검찰이 지난 20대 총선 당일에 투표 독려 칼럼을 편집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김아무개씨 사건을 항소했다.
ⓒ 오마이뉴스
 
투표 독려 칼럼을 편집한 <오마이뉴스> 편집기자에게 내려진 1심 무죄 판결이 2심에서 뒤집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20대 총선에서 투표 독려 칼럼을 편집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김아무개 기자의 1심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범행이 경미한 범인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기간 동안 특별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선고를 면하도록 하는 제도다.

김 기자는 20대 총선 당일인 2016년 4월 13일 게재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칼럼(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지금 투표하러 가십시오)을 1차 편집했다는 이유(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기사에는 시민단체 등이 작성한 '세월호 모욕 총선 후보 명단', '성평등을 가로막는 정치인 명단', '성소수자 혐오의원 리스트', '반값등록금 도둑들 6인', '국민 노후를 불안하게 만든 후보 19인' 등과 관련된 설명이 담겨 있었다. 각 명단에는 새누리당(현재 자유한국당) 후보가 다수였지만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현 민주평화당) 후보도 포함돼 있었다.

[쟁점 ①] 해당 칼럼이 선거운동?

'이 칼럼을 선거운동으로 봐야하는지'가 재판의 주된 쟁점이었다. 당시 공직선거법상 선거 당일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었다(이 법은 2017년 바뀌어 선거일에도 문자메시지나 인터넷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됐다).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8부·재판장 최병철 부장판사)는 "이 사건의 칼럼의 내용도 통상적인 언론 칼럼의 범주 내에 있다고 보이고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를 넘어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는다"라고 판결했다(관련 기사 :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1심에서 무죄 선고받았다).

그러면서 "이 사건 칼럼은 소수자·약자 보호라는 가치가 투표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와 관련된 일부 이슈나 사건을 언급하고 일부 시민단체에서 선정한 부적절한 후보자들 중에서도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유력 정치인 몇 명의 실명을 인용했다"라며 "비록 언급한 후보자들 중 상당수가 새누리당 소속이기는 하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소속 정치인들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칼럼에서 언급한 사실관계는 모두 기존에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으로서 새로운 내용이 아니고 다만 가치에 따른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라며 "위 칼럼을 접하는 독자들 대부분은 위 칼럼에서 언급한 후보자들의 지역구 유권자가 아니므로 한, 두 차례 언급된 특정 후보자보다는 글의 전체적인 맥락상 필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이슈나 가치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또 1심 재판부는 "기사·사설·칼럼은 통상적으로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로서 헌법상 보장된 정치적 표현의 자유 영역 내에 있다고 받아들여질 뿐 선거운동으로 해석되지 않는다"라며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직접 명시했다는 사정만으로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기사·사설·칼럼의 법적 성격, 즉 선거운동 해당 여부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운동기간뿐만 아니라 선거일 당일에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비판 기능은 선거의 공정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라며 "언론 기사·사설·칼럼의 내용이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것이라고 하여 이를 쉽게 선거운동으로 간주하거나 이에 대해 곧바로 형사처벌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선거 당일 <오마이뉴스> 인터넷 홈페이지에 새누리당 및 특정 후보자들을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해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칼럼을 게시했다"라며 "이는 '공직선거법상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해 투표참여를 권유한 행위로서, 그것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때에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칼럼은 단순히 '소수자·약자 보호라는 가치가 투표의 기준이 돼야 한다'거나 그와 관련된 이슈와 사건을 언급하며 일부 시민단체에서 선정한 부적절한 후보자 명단을 종전의 언론 보도 내용대로 전달하는 수준을 넘었다"라며 "특정 정당 후보자를 직접 거명하며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환기하는 내용을 담아 투표참여를 권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다양한 정당이 소속돼 있었다거나 이 사건 칼럼의 독자들 대부분이 그 특정 후보자들의 지역구 선거권자가 아니라는 사정 등은 위와 같은 판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쟁점 ②] 1차 편집기자에게 책임을?

또 다른 쟁점은 '1차 편집을 맡은 김 기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1·2심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김 기자)은 <오마이뉴스> 인터넷 사이트에 시민기자로 가입한 일반 시민이 작성해 송고한 기사를 1차로 사실관계나 오타를 확인한 후 2차 편집기자에게 넘기는 업무를 담당했을 뿐"이라며 "시민기자가 보낸 기사의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게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칼럼 게재 과정에서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한 행위는 시민기자가 보낸 기사에 첨부된 사진을 저작권 문제로 다른 사진으로 바꾸고 '나쁜 후보'란 표현을 '부적절한 후보'로 바꿨으며 일부 비문을 다듬은 뒤 2차 편집기자에게 넘긴 것이 전부다"라며 "피고인이 칼럼 작성에 처음부터 관여했다거나 또는 칼럼이 반드시 <오마이뉴스> 홈페이지에 게재되도록 조치를 취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비록 피고인이 1차 편집기자로서 시민기자가 전송한 기사를 <오마이뉴스>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인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권한은 없었다"라면서도 "편집부 내부 전산시스템에 올라온 다수의 기사들 중 이 사건 칼럼을 게시의 대상으로 선별한 후 일부분이나마 내용을 편집한 다음 데스크에 추천함으로써 이를 게시하기로 최종 결정한 편집부 책임자 등과 함께 이 사건 칼럼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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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