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행

부산경남

포토뉴스

유채밭 군데군데 원두막과 풍차, 그리고 다양한 조형물을 배치해 거니는 즐거움을 더했다. ⓒ 김숙귀
 
4월, 눈길 닿는 곳마다 꽃밭이다. 봄꽃들은 차례로 피어나 온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화사한 연분홍 벚꽃이 지기 시작하자, 이젠 노란 유채꽃 차례가 왔다.
 
단일 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인 창녕 낙동강 유채축제가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혼잡함을 피하기 위해 축제 이틀 전 찾은 유채밭은 온통 노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활짝 피어나 있었다. 

경남 함안군 칠서면 계내리에 주소를 둔 작은 절집 능가사에 차를 세우고 남지철교를 건너서 창녕군 남지면 유채밭으로 간다. 
 
노란 유채물결과 남지철교, 그리고 강변을 거니는 사람들이 여유로워 보인다. 푸른색이 구 남지철교이고 금색은 새로 설치한 철교다. ⓒ 김숙귀
 
남지철교는 또다른 구경거리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창녕과 함안 사이 낙동강에 설치된 다리로,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철교중앙을 폭파했다가 복구됐다. 1993년 차량통행이 금지되고 이후 등록문화재 제145호로 지정됐다. 이곳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저녁놀을 바라보며 다리 위를 걷는 것도 뺴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유채밭에 들어서서 천천히 거닐다보면 복잡한 일상사는 잠시 저만치 가 있고, 그저 기쁘고 즐겁다. 110만㎡(33만여 평)의 단지에서 핀 유채꽃이 장관을 이룬다. 

유채는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로 3월에서 5월까지 꽃을 피운다. 꽃을 보기 위해 관상용으로 심거나 씨에서 나오는 기름을 얻기 위해 대량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한자락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유채꽃을 들여다 본다. 작고 소박한 꽃이 무리지어 피어나 사람들의 마음을 환하고 기쁘게 해준다 생각하니 문득 고맙고 귀하게 여겨진다. 

축제장 안 전기열차가 사람들을 싣고 다니는 게 보인다. 쭉 걷다보니 풍차가 서있는 곳에 제법 넓은 튤립정원이 나온다. 색색의 튤립이 봄날 나들이객에게 즐거움을 더해줄 듯하다.  
 
튤립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특별하다. ⓒ 김숙귀
 
유채꽃 길과 낙동강변을 따라 들어선 자전거 길을 걷다 보면 낙동강과 남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억새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전망대 바로 옆에는 새로운 도보여행 관광명소로 주목받는 '낙동강 남지개비리길'이 있다. 개비리길 산책로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길로, 수십 미터 절벽 위로 아슬아슬 이어져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걷는 트래킹 명소다. 유채축제 행사 기간 중인 13일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제4회 남지개비리길 걷기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12일과 14일 오후 9시에는 불꽃놀이가 펼쳐지, 14일 오후 3시에는 공군 블랙 이글스의 에어쇼가 열릴 예정이다.

철교 건너 나지막한 용화산 중턱에 자리잡은 능가사도 한번 둘러볼 만하다. 절집에서 낙동강 너머 노란 유채밭과 신·구 남지철교가 어우러진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낙동강이 그려주는 눈부신 강변 풍경과 아름다운 다리, 그리고 유채꽃이 펼치는 노란 세상으로 걸어들어가 보자.
태그:#봄, #창녕 남지, #유채축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