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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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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나고 자란 집 아래까지 시커먼 재가 남아있다. 여전히 텁텁한 그을음 냄새가 남아 두통을 자아내는 그곳은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남양 2리. 4월 4일 오후 4시 46분, 발화하여 동해휴게소와 망상 오토캠핑리조트까지 전소된 큰 불의 발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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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불로 부모님의 엄나무 밭과 밤 밭이 모조리 망가졌다. 5일 새벽 내내, 외할머니는 군용차에서 밤을 지새우셨다. 그 이후 부모님과 외할머니는 작은 바람이 불어도 마음이 술렁이시나보다. 강풍은 끝났고, 그저 살랑이는 봄바람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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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또 부네. 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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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쉬이 당사자의 곁을 떠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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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다치지 않아 어디에요."
"그래도 남양 2리는 집이 안 탔어요."
"불길이 할머니, 할아버지 묘를 기가막히게 피해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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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중요한 수입원을 잃은 부모님께, 남편(나의 외할아버지) 봉분이 타버린 외할머니께 어설픈 위로는 '아무말'에 다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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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을 맞아 조부모님 묘를 찾아 소박한 음식으로 인사를 드렸다. 묘 바로 윗산에서 다시 연기가 났다. 샘물에서 급히 물을 길러 잔불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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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2리에는 억지스러운 해피 엔딩이 오지 않았다. 이 산불에 '그래도 사람은 다치지 않았다', 섣부른 위로를 건내기에는 아직 봄바람 한 줄기가 두렵다. 우리는 단지 불행을 견뎌내고 있을 뿐이다.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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